인터뷰 배경 : 홍콩 무역사기 관련 기업문의 증가, 피해 발생 시 대응 어려워 사전 예방 필요
홍콩의 사기 범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경찰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홍콩의 사기(deception) 사건은 4만 3,212건으로 전체 신고 범죄의 약 48.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건수는 2.9%(1,268건) 감소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고, 전체 피해액도 약 92억 홍콩달러에서 약 81억 홍콩달러로 11.3% 줄었다.
다만 건수 감소가 곧 위험 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온라인 투자사기는 5,135건으로 전년 대비 30.7% 증가했으며, 피해액은 35.8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전체 사기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에 불과하지만, 전체 피해액의 44%가량을 차지해 1건당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유형으로 나타났다. 사건 수는 줄어드는 반면 1건당 피해는 오히려 커지는 추세로, 기업과 개인 모두 한층 정교해진 수법에 노출되고 있다.
이 가운데 페이퍼컴퍼니나 허위 대표자를 내세운 거래 상대방 사칭은 한국 기업이 실제로 마주하는 대표적 위험 유형이다. 최근 KOTRA 홍콩무역관에는 홍콩 기업과 관련된 무역사기 사례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신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문의가 현지 기업의 실체 유무 검증에 집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허위 대표자나 페이퍼컴퍼니가 적발되는 사례도 빈번하며, 일부 기업은 이미 송금 후 금전적 피해가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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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가 본사로 등록한 주소지 |
한국 기업이 문의한 회사는 건물 입주가 확인되지 않음 |
[자료: KOTRA 홍콩무역관 촬영]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KOTRA 홍콩무역관은 거래 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실무 지침을 마련하고자, 2026년 6월 9일 홍콩에 본사를 둔 리스크 컨설팅 전문기업 Steve Vickers Associates(SVA)*를 방문해 Steve Vickers 대표와 홍콩 무역사기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무역사기를 예방하고 피해 발생 시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모색하며, 복잡해지는 홍콩 비즈니스 환경에 보다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코자 한다.
*Steve Vickers Associates(SVA)는 홍콩에 본사를 둔 리스크 관리, 기업 정보 분석 및 컨설팅 전문 회사다.
Q1. 홍콩의 금융 범죄 현황과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
홍콩은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 기업들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성장과 확장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 금융 허브와 마찬가지로 금융 범죄와 관련한 다양한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홍콩 내 금융 범죄는 여전히 심각한 과제로 남아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5년 사기 사건은 전체 신고 범죄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으며, 특히 온라인 투자사기의 피해 규모가 두드러지게 확대됐다. 문서 위조, 온라인 사기, 신기술을 악용한 범죄 수법도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경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SVA의 분석에 따르면 회계 부정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원격근무 확산으로 직원들이 보안이 취약한 인터넷 환경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소셜미디어는 사기범들의 활동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또한 AI 도구는 실사 과정에서 식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위조 문서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암호화폐는 불법 자금 이동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
Q2. 기업들이 무역사기를 예방하고 거래 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가?
기업의 첫 번째 방어선은 내부 통제 체계에 있다. 기업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통해 사기 예방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준법감시 체계를 강화한다.
· 직원 교육을 통해 사기 식별 능력을 높이고 정기적인 재교육을 실시한다.
· 해외 거래에 대한 감사 추적 체계를 강화한다.
· IT 시스템과 정보보안 체계를 보강한다.
· 직원 승인 절차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업무를 명확히 분리한다.
· 신원 확인 등 다층적 검증 절차를 도입하고 필요 시 화상 통화 절차를 활용한다.
· 내부 AI 기반 사기 탐지 절차를 개발한다.
Q3. 기업이 거래 전에 수행해야 할 핵심 점검 사항은 무엇인가?
거래에 앞서 실사(Due Diligence)를 통해 기본적인 정보는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주요 점검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회계장부, 회사 문서, 인허가 사항을 검토·확인한다.
· 실제 기업 구조와 소유 구조를 평가한다.
· 구글 스트리트뷰(Google Street View)나 부동산 기록 등을 통해 주소를 확인한다.
· 가능하다면 회사 운영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 공개된 공식 채널을 통해 은행 계좌 정보를 검증한다.
· 소액 시험 송금을 실시한다.
· 과거 민원이나 불만 사례를 확인한다.
·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세부 정보를 수집한다.
· 언론 검색을 실시한다.
· 소셜미디어 활동을 검토한다.
· 소송 이력과 제재 리스크를 평가한다.
Q4. 홍콩 기업과 거래할 때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주요 위험 신호와 이를 발견했을 때 취해야 할 대응은 무엇인가?
다음과 같은 위험 신호가 확인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실제 사업장 주소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 공식 웹사이트가 없는 경우
· 비정상적인 이메일 주소 또는 도메인을 사용하는 경우
· 대면 또는 화상 미팅을 거부하는 경우
· 은행 계좌 명의가 거래 상대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 설명되지 않은 제3자가 개입하는 경우
· 온라인상에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존재하는 경우
· 소유 구조나 거래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등 불필요한 역외법인을 사용하는 경우
·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
· 비정상적인 채권 청구 등 기타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특히 AI로 정교하게 위조된 문서나 신원 정보가 늘고 있는 만큼, 서류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층적으로 교차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적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면 거래 중단 가능 요인을 사전에 확인하거나 가격 산정에 반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발견한 내용을 의사결정권자와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Q5. 무역사기 발생 시 기업이 즉시 취해야 할 대응 조치는 무엇인가?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 무엇보다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며, 기업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즉시 취할 필요가 있다.
· 대응 조직 또는 대응 체계를 신속히 구축한다.
·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한다.
· 모든 지급 절차를 중단한다.
· 독립적인 외부 기관을 통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다.
· 통제 및 지급 절차상의 취약점을 파악한다.
· 관련 부서와 직원에게 즉시 통보한다.
· IT 및 통신 시스템의 무결성을 검증한다.
· 금융 거래 내역을 면밀히 검토한다.
· 이메일 및 기타 관련 정보를 보존한다.
· 데이터 포렌식 캡처를 수행한다.
· 조사 결과를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한다.
· 필요 시 경찰 또는 관련 기관에 신고한다.
· 자산 추적을 최우선 과제로 착수한다.
· 피해 회복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Q6. 한국 기업이 홍콩에서 발생한 무역사기를 신고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은 무엇인가?
한국 기업은 홍콩과 관련된 무역사기 사건을 홍콩 경찰의 e-Report Centre를 통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홍콩 경찰 공식 홈페이지에는 e-Report Centre 내 “Report Technology Crime and Deception” 항목이 안내돼 있으며, 주홍콩총영사관도 동일한 신고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1. 홍콩 경찰 웹사이트(police.gov.hk)에 접속
2. “e-Report Centre”에서 “Report Technology Crime and Deception”을 선택
3. 계정을 등록한 뒤 e-Report Centre 시스템에 로그인한다.
4. 사기 관련 세부 사항을 입력하고, 필요 시 거래 기록이나 스크린샷 등 증빙자료를 첨부한다.
5. 제출 후 사건은 관련 수사 절차에 따라 처리되며, 필요 시 이메일을 통해 후속 안내나 추가 자료 요청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자금 이동이 진행 중이거나 송금 직후 긴급 차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홍콩경찰 ADCC(Anti-Deception Coordination Centre) 핫라인 18222를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주홍콩총영사관도 피싱, 로맨스 스캠 등 사기 사건과 관련해 해당 번호를 안내하고 있다.
시사점
강력한 내부 통제를 유지하고 거래 전 철저한 실사를 수행하며, 사기 의심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면 한국 기업은 홍콩에서의 무역사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홍콩의 사기 범죄는 전체 건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1건당 피해 규모는 오히려 커지고 있고, AI·암호화폐 등을 활용한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위험 신호를 초기 단계에서 포착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복잡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자료: Steve Vickers Associates, KOTRA 홍콩무역관 자료·인터뷰 종합
*첨부: Steve Vickers Associates 인터뷰 영어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