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아기날도 필리핀 경쟁위원회(PCC) 위원장(왼쪽)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마이클 아기날도 필리핀 경쟁위원회(PCC) 위원장(왼쪽)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아시아경제, 2026.05.08]


한국 공정거래위워회, 필리핀 경쟁위원회 경쟁법 집행 협력 MOU 체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필리핀 경쟁위원회(Philippine Competition Commission, 이하 PCC)는 2026년 5월 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5차 국제경쟁네트워크(ICN) 연차총회를 계기로 경쟁법 집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각국의 법률, 규정 및 기밀 유지 요건 범위 내에서 경쟁법 집행 관련 정보와 모범사례(best practices), 조사 경험 등을 공유하고, 인력 교류 및 공식 연락 담당자 운영 등을 통해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특히 양국은 상대국 기업 또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법 집행 활동 발생 시 사전 통지 및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protocol)를 명문화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경쟁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을 사전에 완화하려는 목적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력은 2016년 PCC 설립 초기 한국 공정위가 사건처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 이후 이어져 온 협력 관계를 제도적 파트너십 단계로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한국과 필리핀 양국에서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조성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필리핀 경쟁위원회, 법 집행 강화 기조 확대

PCC는 필리핀 경쟁법(Philippine Competition Act, Republic Act No. 10667)에 따라 반경쟁 행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반경쟁적 기업결합(M&A) 등을 규제하는 필리핀 경쟁법 집행 기관이며 최근 경쟁법 집행을 강화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 인프라 사업에서의 입찰담합, 에너지 분야 모니터링 강화,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 등에 대한 감시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 정부는 기업결합(M&A) 신고 기준 조정과 경쟁 관련 규제 체계 정비도 병행하고 있으며, 디지털경제·플랫폼 산업에 대한 경쟁정책 논의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MOU 체결 직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대건설, 대한항공, 하나은행 등 필리핀 진출 주요 한국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 기업들이 놓치기 쉬운 현지 규제 동향과 주요 유의사항을 공유했다.

한-필, 서로에게 중요한 전략적 교역·협력 파트너

최근 한국과 필리핀은 경쟁정책 뿐만 아니라 국방, 투자, 디지털,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협력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경제·산업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도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3월 필리핀과 한국은 국방 조달, 보훈, 농업, 무역, 투자, 지식재산권, 디지털 협력, 디지털화 및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주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경쟁법 및 공정거래 분야 협력까지 더해지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이하 PSA)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3월 말 기준 필리핀의 제2위 수입국으로 수입 규모는 40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또한 한국은 필리핀산 제품의 수출 대상국 가운데 7위로, 수출 규모는 1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쟁법 및 공정거래 분야 협력 역시 경제협력의 핵심 제도 기반 중 하나로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필리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사업 운영 과정에서 비자 갱신 및 외국인 고용허가(AEP), 통관·인증·수입허가, 지방정부(LGU) 단위 인허가 및 사업허가 처리 등 다양한 행정·규제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이러한 일반 행정절차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양국 정부 간 공식 협력 채널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겪는 규제 관련 애로사항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협의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국 공정위는 이번 필리핀 방문 성과가 향후 아세안 지역 경쟁위원회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도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사점

이번 한국 공정위와 필리핀 경쟁위원회 간 MOU 체결은 단순한 정책 교류를 넘어, 필리핀 내 경쟁규제 환경이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필리핀 정부가 인프라, 에너지, 디지털경제, 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법 집행을 확대하는 가운데,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 역시 경쟁법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향후 우리 기업들은 공공조달 및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 시 입찰담합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 기업 인수합병(M&A) 추진 시 필리핀 PCC 신고 기준 및 심사 절차 사전 검토, 에너지·플랫폼·유통 분야 시장지배력 관련 규제 동향 모니터링 강화, 현지 파트너사 및 유통망 운영 과정에서의 경쟁법 준수 체계 구축, 디지털시장 및 플랫폼 규제 강화 흐름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 등의 필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협력은 한국 공정위와 필리핀 경쟁위원회 간 공식 소통채널이 강화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양국은 상대국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법 집행 활동에 대해 사전 통지 및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관련 절차(protocols)를 마련한 만큼, 향후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차별적 규제나 불합리한 경쟁 이슈에 직면할 경우 정부 간 협력 채널을 통한 대응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금까지 예기치 못한 경쟁규제 리스크로 인해 발생했던 애로사항들에 대해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아시아경제, PhilStar, Rappler, ABS-CBN, INQUIRER, GMA News, Manila Bulletin, PCO(Presidential Communications Office), 및 KOTRA 마닐라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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