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일본 피자 시장

일본 피자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일본 피자협의회(ピザ協議会)에 따르면 2024년도 일본 피자 시장의 추정 소비자 판매액은 2948억 엔으로 전년 대비 7.5% 감소해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배달 피자점·전문점·통신판매업체·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합산한 매출은 1516억 엔으로 전년보다 6.6% 줄었는데, 피자협의회는 이를 배달 체인의 매장 수 감소가 영향을 준 결과로 분석했다. 반면 같은 시기 뚜렷하게 성장한 것은 '집에서 먹는 피자'다. 협의회는 최근 인기가 높아진 슈퍼마켓 조리식품 코너의 즉석조리용 냉동 피자가 공식 통계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더하면 시장이 실질적으로 3000억 엔대 규모라고 추정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일본 피자 시장을 관통하는 이슈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대형 배달 체인점들의 판매 전략 재편이다. 업계 1위 도미노피자가 대규모 매장 폐쇄에 나선 사이, 2위 피자헛은 소형 픽업 매장 전략으로 오히려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둘째는 냉동 피자 판매 채널의 확대다. 코스트코·슈퍼마켓 같은 창고형·저가형 매장이 오래전부터 대용량 냉동피자로 강세를 보여온 가운데, 최근에는 세븐일레븐·로손·패밀리마트 등 대형 편의점 3사가 셰프 협업 냉동피자와 점내 즉석조리 서비스로 이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최근 일본 피자 시장의 변화를 짚어본다.

도미노·피자헛·피자라: 일본 배달 피자 3사의 전략적 재편과 매장 수 변화

일본 배달 피자 시장은 도미노피자·피자헛·피자라 3개 체인점의 과점 구조다. 상위 3개 체인의 매장 수 합산 점유율은 전체(10개 매장 이상 운영 체인 기준)의 약 84~85%에 달하며, 4위 이하 체인과는 규모 차이가 크다. 고물가 속에서 일본 소비자들이 외식·배달 지출을 줄이자, 일본 3대 배달 피자 브랜드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 배달 피자 3사 판매 전략 및 점포수 변화>

브랜드

대표상품 (정가)

판매 전략

점포수

2025년 1월 기준

2026년 1월 기준

증감률

도미노피자

(ドミノ・ピ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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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M사이즈: 1600엔

할인 구조 중심 재편

934

763

-18.3%

피자헛

(ピザハッ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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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게리타 M사이즈: 1860엔

수령 방식 다변화

616

622

1.0%

피자라

(ピザー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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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즈 쿼터 M사이즈: 1980엔

가격 유지, 상품력·품질 중심 포지셔닝

531

526

-0.9%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도미노피자 로고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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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R TIMES]

가장 큰 폭의 전략 전환을 보인 곳은 도미노피자다. 2026년 6월, 오랫동안 시그니처였던 '포장 반값'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가격체계 전반을 재편했다. 배달 가격은 평균 약 600엔 인하하고 포장 할인은 30%로 조정했는데, 이는 배달과 포장 간 가격 격차를 좁혀 그동안 누적된 가격체계의 왜곡을 정리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치즈 사용량을 20% 늘리고 14년 만에 브랜드 로고를 새로 바꾸는 등, 가격만으로 선택받던 브랜드에서 상품 자체의 가치와 주문·수령 경험까지 포함해 선택받는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매장 정책 조정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산기에 급속히 늘린 매장망과 사업 모델을 재점검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그 결과로 전체 매장 수는 934개에서 763개로 18.3% 줄었다.

<피자헛 BOPIS 매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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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피자헛 홈페이지]

피자헛의 판매 전략은 매장 형태와 수령 방식의 다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역세권과 생활동선 인근에 소형 매장픽업(BOPIS, Buy Online Pick-up In Store) 매장을 늘리는 한편, 배달·매장수령·외부 배달대행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 대형 주방과 자체 배달 인프라에 드는 부담을 낮췄다. 이 전략에 힘입어 매장 수는 616개에서 622개로, 3사 중 유일하게 늘었다.

<피자라 여름 한정 메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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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피자라 홈페이지, KOTRA 후쿠오카무역관 번역]

피자라는 급격한 매장 확대나 극단적인 가격 경쟁에는 나서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가격체계를 조정하는 동안에도 상품력과 품질을 중시하는 기존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상품에 대한 신뢰'를 강점으로 삼아온 브랜드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겨울철 게 메뉴, 계절별(겨울·봄·여름) 한정 메뉴 등 상품 다양화에 주력하는 방식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방향성 아래 매장 수는 531개에서 526개로 소폭 감소(-0.9%)해, 확장보다 기존 매장의 내실을 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 편의점 3사의 냉동피자 차별화 전략

<일본 냉동피자 시장 규모>

(단위: US$ 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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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pherical Insights]

배달 피자 체인이 매장 수 조정과 매출 정체를 겪는 사이, 냉동피자는 오히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pherical Insights에 따르면 일본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24년 7억1637만 달러로 추정됐으며, 2025~2035년 연평균 약 7.57% 성장해 2035년까지 15억9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는 일본 특유의 빠른 생활 리듬 속에서 간편한 식사 솔루션을 찾는 수요 증가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일본 농림수산성 통계 기준 조리 완료형 편의식품 시장은 연평균 약 6%씩 성장해 왔으며, 이는 냉동피자를 포함한 간편 조리식 전반으로 소비자 선호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


일본 냉동피자 시장은 유통채널별로 가격대와 소비층이 뚜렷하게 갈리는 구조를 보인다. 접근성과 소비자 친숙도가 가장 높은 채널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편의점이며, 그다음은 슈퍼마켓, 마지막으로 대형 창고매장인 코스트코 순이다. 특히 편의점은 최근 유명 셰프·맛집과의 협업을 넘어 콘텐츠 브랜드와의 이색 협업까지 확장하며, 냉동피자를 저가 편의식이 아닌 '편의점에서 만나는 레스토랑급 상품'으로 각인시키려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대표 냉동피자 상품>

편의점

대표상품

중량

100g당 단가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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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마르게리타(金のマルゲリータ): 689엔

176g

약 391엔

로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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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마르게리타(ピッツァマルゲリータ): 599엔

237g

약 253엔

패밀리마트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ff40008.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78pixel, 세로 486pixel

피자 마르게리타(ピッツァマルゲリータ): 591엔

175g

약 338엔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세븐일레븐은 도쿄 나카메구로에 위치한 피자 전문점 '다 이사(da ISA)'의 세계 피자 선수권 2년 연속 우승 경력이 있는 야마모토 나오노리 셰프가 감수한 '금의 마르게리타'를 판매하는데, 이는 세븐일레븐의 자체브랜드(PB) '세븐프리미엄' 중에서도 상위 라인인 '세븐프리미엄골드'에 속하는 상품이다. 로손은 도쿄 에이후쿠초의 나폴리 피자 전문점이 감수한 '라 피콜라 타볼라 감수 피자 마르게리타'를, 패밀리마트는 이마이 셰프가 감수한 '장작가마에 구운 LA FIGLIA DEL PRESIDENTE 피자 마르게리타'를 판매 중이다.

이처럼 3사 모두 셰프 감수라는 공통분모를 갖췄지만, 최근 각사가 추가로 꺼내든 승부수는 서로 다르다.

<세븐일레븐・넷플릭스 콜라보 상품 금의 블랙 마르게리타 (金のブラックマルゲリー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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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세븐일레븐 홈페이지]

세븐일레븐은 콘텐츠 브랜드와의 이색 협업으로 화제성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2025년 11월에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금의 마르게리타'를 블랙프라이데이 한정판으로 재해석한 '금의 블랙 마르게리타'를 출시했으며, 넷플릭스의 상징색인 검정을 표현하기 위해 반죽에 대나무숯을 배합했다.

<즉석 조리 피자 배달 서비스 ‘7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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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닛케이 신문]

동시에 일부 매장에서는 냉동 상태로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 내 전용 오븐으로 그 자리에서 구워주는 '즉석 조리 피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 앱 '7NOW'를 통한 최단 20분 배달까지 연계해, 직접 굽고 즉시 배달하는 배달 피자 체인의 영역까지 넘보는 모습이다.

<로손에 입점한 피자레보의 ‘FAST PIZ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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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R TIMES]

로손은 '입점 브랜드 확장'에 무게를 둔다. 기존 라 피콜라 타볼라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한편, 2026년 7월에는 규슈 지역 인기 피자 브랜드 '피자레보'를 신규 입점시켜 원핸드 냉동피자 'FAST PIZZA'를 규슈·야마구치현 일부 매장(약 1400개)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단일 스타 상품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명물 브랜드를 편의점이라는 플랫폼에 유치해 상품 라인업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패밀리마트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마이 셰프 상품을 꾸준히 유지·리뉴얼해왔지만, 세븐일레븐의 콘텐츠 협업이나 로손의 신규 브랜드 유치처럼 눈에 띄는 최근 이슈는 확인되지 않았다. 3사 중 가장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시장 진출 시 유의사항 및 시사점

일본 피자 시장은 소비 상황에 따라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고물가 여파 속 도미노피자는 매장망을 정리하며 가격체계와 브랜드를 재구축했고, 피자헛은 소형 매장픽업 매장으로 접근성을 높였으며, 피자라는 가격 경쟁 대신 상품력 유지를 택하며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펴고 있다. 이 틈을 파고들며 편의점 피자는 기존의 값싸고 질 낮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배달 피자와 비슷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셰프 협업·콘텐츠 마케팅을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딩과 매장 내 즉석 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코스트코·슈퍼마켓이 주도해온 냉동 피자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진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피자 시장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 세가지이다.


첫째, 일본 배달 피자 시장은 상위 3개 배달 체인이 전체의 84~85%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이며, 냉동 피자 역시 편의점 3사 모두 저명한 셰프나 피자 전문점의 감수를 받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로손이 규슈 지역 브랜드 '피자레보'를 신규 입점시킨 사례처럼 신뢰할 수 있는 이력을 갖춘 파트너 형태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둘째, 배달 피자와 냉동피자는 사업 구조 자체가 다르므로 진입 전략도 각각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편의점 PB 냉동피자는 본사가 아니라 제조 위탁 벤더사를 통해 공급되는 구조이므로, 개별 점포가 아닌 본사 상품개발팀 또는 벤더사와의 협업이 핵심이다. 배달 체인은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구조이므로 대규모 자본과 현지 파트너십이 요구된다. 가격대 역시 채널별로 상이하다. 편의점 프리미엄 냉동피자는 590~690엔대, 배달 피자 M사이즈는 1600~1980엔대, 코스트코 홀피자는 1800~2000엔대로 형성돼 있어, 목표 채널에 따라 가격 전략을 별도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일본에서 냉동피자를 비롯한 가공식품을 판매하려면 식품표시법과 식품위생법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식품표시법은 원재료명, 첨가물, 원산지, 영양성분 등의 표시기준을 규정하며, 새우·게·밀·메밀·계란·우유·땅콩 등 특정원재료 7개 품목에 대한 알레르기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냉동식품의 경우 보존방법과 보존온도 등 추가 표시사항도 적용된다. 식품위생법은 식품의 수입·유통 요건을 규정하는 법령으로, 수입 시 검역소 신고를 비롯해 첨가물 사용기준, 용기·포장 규격, HACCP 기반 위생관리 등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육류 토핑이 포함된 냉동피자는 수출국 정부기관이 발급한 위생증명서 제출이 요구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표시기준과 위생관리 요건을 함께 반영해 원재료와 생산공정을 설계하는 것이 인증 및 통관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지 식품업계 관계자는 KOTRA 후쿠오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피자 시장은 배달 피자와 냉동피자가 공급망과 거래 방식이 다른 별개의 시장으로, 동일한 전략으로 접근해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특히 편의점 PB 냉동피자는 제조사보다 상품기획과 공급을 총괄하는 벤더사의 영향력이 커, 이들과의 협업 체계 구축이 시장 진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바이어들은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품질 일관성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만큼, 목표 유통채널에 맞춰 제품 규격과 가격 전략을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 피자 시장에서는 배달과 냉동 중 어느 채널을 겨냥하든, 이미 세분화된 소비 영역과 채널별 유통 구조를 면밀히 고려하여 규제·인증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빈 틈새를 겨냥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진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자료: 피자협의회, PR TIMES, Spherical Insights, 일본 농림수산성, 닛케이 신문,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후쿠오카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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