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북극권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캐나다는 북극 영공과 해역 감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북극해 주권을 강화하는 한편,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국방 조달시장 구축을 위해 ‘녹색 조달(Green Procurement)’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기후변화에 대응해 변화하고 있는 캐나다 국방 조달시장을 분석하고, 우리 방산기업들이 현지 녹색 조달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자료: 캐나다 연방 재무이사회 (TBS)]
최근에는 이러한 탄소 배출 문제가 단순한 환경 오염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권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극 항로 이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미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고 캐나다의 북극 주권을 둘러싼 안보 리스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 운영 과정의 탄소 배출은 환경 문제를 넘어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권 해빙 가속화와 이로 인한 안보 리스크 심화라는 국가적 과제와 직결된다. 이에 대응해 캐나다 정부는 2026년 2월 발표한 '국방산업전략(Defence Industrial Stratagy, DIS)'을 통해 북극권 방위를 국가 안보의 핵심과제로 규정하고, 군 운용 체계 전반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지속 가능한 국방산업 기반 구축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안보 환경의 변화는 캐나다 정부가 추진해 온 중장기 기후 정책과도 맞물려있다. 캐나다는 2017년 '정부 녹색화 전략(Greening Government Strategy, GGS)'을 도입을 시작으로 공공 부문의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2024년 '2050 탄소중립 책임법(Net-Zero Emissions Accountability Act)'을 기반으로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왔다. 또한 국방부는 '국방 기후 및 지속가능성 전략(Defence Climate and Sustainability, DCSS)' 을 수립해 군사 시설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달 전 과정에 환경 영향을 반영하는 '녹색 조달'은 단순 권고사항이 아닌 국방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2050년까지 국방 플랫폼을 탈탄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며, 향후 조달 평가는 작전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넘어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친환경 역량 평가를 핵심 요소로 반영하는 체계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캐나다 ITB·VP 제도에 반영된 녹색조달 기준
캐나다 국방 조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통상 CAD 2,500만 이상)에 산업기술혜택(ITB,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Benefits) 제도와 가치제안(VP, Value Proposition) 평가 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녹색 조달’ 역시 주요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로 반영되고 있다.
<캐나다 국방 조달 ITB(산업기술적 혜택) 및 VP(가치제안)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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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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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B,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Benef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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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 Value Proposi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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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 KOTRA 토론토무역관 정리]
특히, 캐나다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공개 및 감축 목표 설정 표준(Standard on the Disclosure of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the Setting of Reduction Targets)'에 따라, CAD 2,500만 이상의 대형 국방·안보 조달에 참여하는 공급사 및 주요 협력사는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공개하고 넷제로(Net-Zero) 달성 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공개 대상에는 기업의 직접 배출(Scope 1)뿐 아니라 전력 사용 등 간접배출(Scope 2)도 포함된다. 이는 현지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을 중시하던 기존 평가 기준이 환경적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의미한다.
주요 국방 산업 녹색화 트렌드
녹색조달 기준이 국방 조달의 핵심 평가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캐나다 방위산업도 탈탄소화와 친환경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와 조선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개발과 친환경 방산 연구개발(R&D)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운용 체계에서 벗어나 미래 국방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과 지속가능한 국방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첫째, 항공 및 해양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추진체계가 새로운 조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 군용 항공기와 함정은 화석연료 기반 동력원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최근 캐나다 국방부는 하이브리드 및 전동화 기술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북극권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장기 작전 수행 능력과 에너지 자립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지 항공우주 기업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Canada)는 가스터빈과 전기 모터, 고용량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 분야에서도 친환경 추진체계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 해안경비대(Canadian Coast Guard, CCG)는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방식을 적용한 신규 어업연구선(Near-Shore Fishery Research Vessel, NSFRV)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함정 운용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교통부(Transport Canada)의 대형 여객선 교체사업(Ferries Replacement Program)에서는 국가조선전략(National Shipbuilding Strategy, NSS)의 핵심 파트너인 데이비 조선소(Davie Canada Inc.)가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한 여객선 2척의 설계와 건조를 맡아 친환경 선박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는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기동 시 발생하는 열과 소음을 감소시켜 적의 탐지 가능성을 낮추고 군사적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둘째, 미래 국방 플랫폼의 에너지 자립성과 작전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ESS 개발도 핵심 기술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는 특히 전고체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ESS 개발과 관련 공급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기술 수요는 북극권이라는 캐나다의 전략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극 항로 개방으로 북극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영하 40℃ 이하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장기간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 체계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보급이 어려운 북극권 환경에서는 기존 에너지 저장 및 공급 방식만으로는 운용 효율과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저온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반 ESS가 차세대 국방 에너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바탕으로 전력 운용을 최적화하고, 기존 에너지 체계 대비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국방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캐나다는 북극권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에너지 자립성을 높이는 동시에 저탄소 국방 체계 구축과 미래 작전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캐나다의 녹색조달 정책은 정부 주도의 방산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의 ‘캐나다 항공우주 산업 동향 보고서(State of Canada's Aerospace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캐나다 항공우주 분야 연구개발 투자 총액(약 12억 캐나다 달러) 중 65% 이상이 친환경 추진기술과 지속가능 기술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국방산업전략(DIS)은 국방 연구개발 예산을 기존 대비 85% 대폭 확대하고 탄소 배출 저감과 자국 산업 역량 확보를 핵심 과제로 명시했다. 이처럼 캐나다의 국방 녹색조달은 친환경 추진체계 도입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투자와 공급망 구축 등 국방산업 전반의 방향을 바꾸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대응 전략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캐나다 국방 조달 시장은 지속가능성, 공급망 안정성, 친환경 기술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가치제안(VP, Value Proposition)과 산업기술혜택(ITB, Industrial and Technological Benefits) 제도는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캐나다 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대한 기여도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항공우주와 조선 등 주요 방산 분야의 기술 트렌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캐나다 국방 조달에서는 제품의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환경 영향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기여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캐나다 국방 조달 진출 시 녹색조달 기준을 단순한 규제 요건으로 인식하기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객관적인 데이터와 국제 표준을 통해 입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차원과 기업 차원의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제품 차원에서는 방산 제품의 환경 영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기반의 분석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LCA는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운송, 운용, 유지보수, 폐기에 이르는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뿐만 아니라, 운용 효율성과 유지·폐기 단계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환경 영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LCA 데이터는 향후 캐나다 국방 조달 과정에서 기업의 친환경 가치제안(VP)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기존 제품 대비 탄소 저감 효과나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자료로 기능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전사적인 환경관리 역량과 탄소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캐나다 녹색조달 체계에서는 개별 제품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역량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환경경영시스템인 ISO 14001과 온실가스 산정∙관리 체계인 ISO 14064-1을 중심으로 내부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ISO 14001은 환경경영 정책, 목표 설정, 실행 및 개선 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국제 표준으로, 기업의 환경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는데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인정지원센터가 인정한 인증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ISO 14064-1은 조직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제 기준으로, 기업의 탄소 배출 현황과 감축 노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인증 체계는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이 지속가능한 공급망 파트너로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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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담당 기관 |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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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
국제표준화기구(ISO) / 관련 평가·검증기관 |
제품의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운송, 운용, 유지보수,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분석·정량화하는 평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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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
국제표준화기구(ISO) / 공인 인증기관 |
기업이 환경경영 방침, 환경 영향 관리, 목표 설정, 실행 및 개선 체계를 구축했는지를 평가하는 국제 인증. 전사적 환경관리 역량과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입증하는 수단으로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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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14064-1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보고) |
국제표준화기구(ISO) / 공인 인증기관 |
기업 조직 단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산정·관리하기 위한 국제 기준. 기업 배출 데이터를 관리하고 탄소 감축 노력 및 기후 대응 역량을 입증하는 기반으로 활용 |
[자료:국제표준화기구(ISO)
시사점
캐나다의 국방 ‘녹색 조달(Green Procurement)’ 정책은 단순한 환경 규제 차원을 넘어, 국방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고 미래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향후 캐나다 국방 조달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 역량과 탄소 관리 능력이 보조적 요소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친환경 소재 등 차세대 기술은 단순한 탄소 감축 수단을 넘어 북극권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작전 지속성과 에너지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국방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 중심축이 성능과 가격에서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효율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방산기업에도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 향후 캐나다 국방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존의 성능중심의 경쟁전략에서 벗어나 친환경 기술 역량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대응 능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가치제안(VP)과 산업기술혜택(ITB) 제도는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기술 이전, 현지 산업 기여, 공급망 참여 등 장기적인 산업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캐나다의 녹색조달 확대는 우리 방산기업에게 새로운 진입 장벽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향후 캐나다 국방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친환경 R&D 참여, 전과정평가(LCA) 기반 환경 데이터 관리, ISO 14001 및 ISO 14064-1 등 국제 환경 인증 확보를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는 단순한 조달 요건 대응을 넘어, 캐나다 방위산업 생태계 내에서 지속가능한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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