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지급토큰 규정(PTSR) 전면 시행에 따른 본토 결제·정산 인프라의 제도권 재편


UAE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투기적 가상자산의 영역을 벗어나 규제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UAE 중앙은행(CBUAE)이 2024년 도입한 지급토큰 서비스 규정(PTSR, 회람 제2/2024호)의 전환기간(2026년 6월 16일)이 종료되면서, 제도는 전면 시행 단계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금융 프리존을 제외한 UAE 본토에서 소매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은 중앙은행이 인가한 디르함 지급토큰(Dirham Payment Token)으로 사실상 한정됐다. 일반 암호화폐를 이용한 상품·서비스 결제는 허용되지 않으며, 외국통화 기반 지급토큰은 가상자산 거래 등 제한된 용도로만 쓸 수 있다.

이번 규정의 핵심은 지급토큰 관련 사업을 중앙은행의 공식 인허가 체계로 편입했다는 점이다. 관련 서비스는 크게 발행, 전환, 보관 및 이전의 세 가지로 구분되며, 각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중앙은행의 라이선스 또는 등록이 필요하다. 디르함 지급토큰 발행 라이선스는 UAE 내에 설립된 법인에만 부여되고, 발행사는 준비자산을 1대1로 분리 예치해야 하며 액면가 상환 의무와 백서·위험고지 등 공시 의무를 진다. 보유 기간에 연동한 이자나 편익 제공은 금지된다. 규제 체계는 중앙은행이 지급토큰을,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이 두바이의 가상자산 사업자를,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 금융서비스규제청(FSRA)이 역내 법정통화 연동 토큰 관련 활동을 각각 관장하는 다층 구조로 정리됐다.

< UAE 지급토큰 규제 체계 >

구분

규제 기관

주요 내용

디르함 지급토큰

UAE 중앙은행(CBUAE)

본토 소매결제 허용, 발행 라이선스 필요(UAE 설립 법인 한정)

외국 지급토큰

UAE 중앙은행(CBUAE, 등록 필요)

가상자산 거래 등 제한적 용도

두바이 가상자산 사업자

가상자산규제청(VARA)

두바이(DIFC 제외) 사업자 인가·감독

ADGM 내 토큰 활동

금융서비스규제청(FSRA)

법정통화 연동 토큰 관련 활동 규율

[자료: CBUAE, VARA, ADGM FSRA, KOTRA 두바이무역관 종합]

은행과 국부펀드가 발행 주체로 진입

제도 정비와 함께 발행 주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첫 규제 디르함 스테이블코인인 에이이코인(AE Coin)이 2024년 중앙은행 라이선스를 확보한 데 이어, 2026년 1월에는 라스알카이마국립은행(RAKBANK)이 디르함 연동 지급토큰 발행에 대한 예비승인을 받았다. 잔드뱅크(Zand Bank)는 다중 블록체인 기반 디르함 스테이블코인을 선보였고, 아부다비 국부펀드 ADQ와 퍼스트아부다비은행(FAB), IHC가 참여한 디르함 스테이블코인도 등장했다. 달러 연동 토큰인 USDU는 외국 지급토큰으로 중앙은행에 등록됐다.

주목할 점은 발행 주체의 성격이다. 가상자산 전문 기업이 아니라 상업은행과 국부펀드, 대형 지주회사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스테이블코인이 UAE 금융 시스템의 공식 인프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중앙은행이 준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디지털 디르함이 더해지면, 민간 지급토큰과 공공 디지털화폐가 병존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 UAE 주요 지급토큰 발행 동향 >

발행 주체

내용

에이이코인(AE Coin)

최초의 규제 디르함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라이선스 확보

잔드뱅크(Zand Bank)

다중 블록체인 기반 디르함 연동 토큰

라스알카이마국립은행(RAKBANK)

디르함 연동 지급토큰 발행 예비승인

ADQ·FAB·IHC

국부펀드·대형 은행 참여 디르함 스테이블코인

USDU

달러 연동 토큰, 외국 지급토큰으로 중앙은행 등록

[자료: 현지 언론 및 각 사 발표, KOTRA 두바이무역관 종합]

결제·정산 인프라의 구조적 변화

이러한 변화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제·정산 방식에서 나타난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이전이 가능해, 기존 은행 송금 대비 정산 시간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유인이다. 실제로 UAE에서는 디르함 연동 토큰과 달러 연동 토큰을 규제된 경로로 즉시 교환해 기업의 자금 관리와 국경 간 결제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유입 인구가 많고 송금 수요가 큰 UAE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송금·무역대금 정산 영역에서 실질적인 활용처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당 제도는 안정성에 최우선으로 두고 설계됐다. 준비자산 분리 예치와 액면가 상환, 이자 지급 금지 등은 지급토큰을 예금이나 투자 상품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 한정하려는 규제 의도를 보여준다. 결국 UAE의 접근은 혁신을 허용하되 통화·금융 안정성의 통제권은 중앙은행이 유지하는 방향으로 요약된다.

< UAE 첫 스테이블 코인 AE Coin 웹사이트 >

[자료: AE Coin 홈페이지]

시사점

본 규정의 본격적인 시행에 따라, UAE 현지에서 소매 판매를 진행하거나 대금을 수취하는 우리 기업들은 결제 수단의 적법성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UAE 본토 내에서는 인가받은 디르함 지급토큰 외의 일반 가상자산 결제가 금지되므로, 현지 법인 및 유통 파트너사의 결제 프로세스를 사전에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동시에 우리 기업들에 무역대금 정산과 국경 간 송금 방식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정산 시간과 금융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으므로, 중동 지역과 거래 규모가 큰 기업들은 기존의 전신환(T/T) 송금 방식과 비교하여 실익을 검토해 볼 만하다. 다만 실제 도입 시에는 거래 상대방이 사용하는 지급토큰이 중앙은행의 정식 인가·등록 제품인지, 자금세탁방지(AML) 등 현지 준법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포워더나 은행 채널을 통해 반드시 사전 검증해야 한다.



자료: UAE 중앙은행(CBUAE) 룰북, 지급토큰 서비스 규정(회람 제2/2024호),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 아부다비 글로벌마켓 금융서비스규제청(ADGM FSRA), 칼리지타임스(Khaleej Times), 더내셔널(The National), 핀슨트 메이슨스(Pinsent Masons), CMS, KOTRA 두바이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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