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기반 강화정책 개요 배경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2026년 4월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제조 기반 강화 등에 관한 검토회’의 중간 정리 결과로 「제조 기반 강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 보고서에서는 미·중 전략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요 광물 수출통제 확대 등 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제조 능력을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재정의하고,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과 자율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은 지정학적 갈등과 자원 무기화 현상으로 구조적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등 전략 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며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일본 기업의 60% 이상이 주요 원자재와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공급망 안정화와 특정 국가 의존도 완화는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경제산업성은 제조 능력 확보를 경제안보상 ‘자율성(Autonomy)’ 확보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고, 해상 물류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 제조 기반 강화를 추진한다.

<일본 기업의 주요 원자재·부품 관련 해외 조달국 및 지역 상세>

[자료: 경제산업성, ‘제조 기반 강화 보고서’ 2026.4.15발표]

한편 일본은 첨단소재와 제조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제조 투자와 디지털 전환, AI 활용 측면에서는 주요 경쟁국 대비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제조 생태계 전반에 대한 종합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 첨단소재, 배터리, 희토류, 범용 화학품, 제조장비 등 전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생산 기반 강화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중요 기반물자 및 기술체인 동향>

[자료: 경제산업성, ‘제조기반강화 보고서’ 2026.4.15발표]


'제조 기반 강화' 정책의 4 방향


보고서의 핵심은 기존의 특정 품목 중심 지원에서 제조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점(Point)에서 면(Surface)으로의 지원 확대’다.

1) 지원 대상 확대 : 지원 대상을 중요 광물뿐 아니라 범용 화학품, 산업용 소재, 주조·단조 등 제조 기반 기술까지 포함

반도체·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범용 화학품 등 ‘기반 물자’를 신규 지원 대상으로 포함한 한편, 주조·단조 등 제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핵심 생산기술(Technology Chain)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주조·단조는 조선, 항공우주, 에너지, 반도체 제조장비,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이나 설비 노후화와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공급망 위험 분석 기능 강화를 위해 경제안보 싱크탱크 및 관민 협의체를 활용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2) 공급망 전주기 지원 : 공급망 상류 원자재 조달부터 하류 재활용 단계까지 포함하는 전주기(End-to-End) 지원체계 구축

우선 희토류, 재생 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확보를 경제안보 정책의 핵심 과제로 설정해, 이에 따라 2026년 순환경제 행동계획(Circular Economy Action Plan)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모터·센서, 양자컴퓨터용 레이저 등 미래 전략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부품도 지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대체 소재 확보, 경제안보 거버넌스 구축 등을 촉진하여 공급망 충격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모든 제조 역량을 일본 국내에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아래, 우방국과의 전략적 국제 분업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사업화 타당성 조사(FS)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연계 지원을 확대할 예정으로, 해상운송을 포함한 물류 인프라 강화도 공급망 정책의 핵심 과제로 포함시켰다.

3) 제조 에코시스템 강화 : 제조업 생태계(Ecosystem) 전반에 대한 지원 확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제조 AX(AI Transformation)’ 추진으로 경제산업성은 일본 제조현장의 강점인 생산 데이터와 노하우를 AI와 결합하여 생산성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성형 AI 개발 프로그램(GINIAC), 제조 데이터 플랫폼 구축, AI·IoT·로봇 도입 지원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재 측면에서는 2040년까지 AI·로봇 활용 인력 약 340만 명, 이공계 인력 약 120만 명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디지털·공학 인재 양성 강화를 목표로, 대학 및 고등전문학교 중심의 교육개편과 문·이과 융합형 인재 육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기술 유출 방지 체계도 강화한다. 일본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관리 가이드라인을 확대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체계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중견·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지원, 보조금 확대, ‘100억 엔 선언’ 네트워크 활용 등의 정책도 추진한다.

4) 자조·공조·공조의 균형 :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 재정립

경제산업성은 경제안보 확보를 위한 일부 분야는 민간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특히, 평상시 수요는 적지만 위기 시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 투자 회수 기간이 장기인 전략산업, 국내 생산 유지가 필수적인 분야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출자, 저리융자, 장기 구매계약 등의 지원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에게도 기존의 비용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경제안보 경영 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제안보 경영 가이드라인, 기업지배구조 코드 개정, 독점금지법 사례집 등을 활용하여 기업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제조 기반 강화를 위한 4대 전략 추진 방향 상세>

[자료: 경제산업성, ‘제조기반강화 보고서’ 2026.4.15발표]

공급망 측면에서 본 한국 기업에 대한 영향


경제산업성의 「제조 기반 강화 보고서」는 일본의 공급망 정책이 특정 전략물자 중심에서 제조 생태계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산업·경제안보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의존도 완화와 공급망 회복력(Resilience) 확보가 핵심 정책 목표로 제시되면서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와 대응 과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첫째, 일본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은 한국 기업의 일본 공급망 진입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 배터리 소재, 화학품, 금속소재, 반도체 원부자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대체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첨단소재, 정밀화학, 배터리 소재, 반도체 소재, 산업용 금속 분야의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의 대체 공급선 또는 복수 공급망(Multi-Sourcing)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일본이 강조하는 ‘전략적 국제 분업’은 한·일 공급망 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본 정부는 모든 제조 역량을 자국 내에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우방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배터리 소재 및 재활용, 첨단 화학소재, 희소금속 공급망,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일본 기업들의 경제안보 경영 강화에 따라 공급망 관리 기준도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향후 일본 기업들은 공급 안정성뿐 아니라 공급망 추적성(Traceability), 원산지 관리, 정보보안, 기술보호 체계 등을 거래처 선정의 주요 평가 요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기업도 공급망 가시성 확보와 경제안보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제조 AX(AI Transformation)와 순환경제 분야에서도 새로운 협력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AI 기반 제조혁신과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중점 추진할 계획으로,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AI, 디지털 트윈, 배터리 재활용, 희소금속 회수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점

이번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제조 경쟁력 강화를 국가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의 중요 광물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범용 화학품, 제조 공정기술, 물류, 재활용, AI 기반 제조혁신까지 포함하는 제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 경제안보 및 공급망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의 산업정책이 효율성 중심 공급망에서 안정성 중심 공급망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싱크탱크 N사 경제안보 연구진은 공급망 다변화와 우방국 협력이 향후 일본 산업정책의 핵심 방향이 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일본 제조업계 조달 관계자 역시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보다 안정적 공급 능력과 기술 신뢰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보고서가 강조한 ‘전략적 국제 분업’은 일본이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방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줌에 따라 한국 기업은 일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협력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일본경제신문 등 각종 언론사 및 싱크탱크,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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