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자동차 시장은 오랫동안 일본 자동차가 주도해 온 시장이다. 도요타(Toyota), 닛산(Nissan), 미쓰비시(Mitsubishi) 등 일본 브랜드가 점유율 상위를 지켜 왔고 랜드크루저·패트롤·파제로 같은 중대형 SUV가 사막 기후와 대가족 문화에 맞아 높은 인기를 누려 왔다. 여기에 현대·기아로 대표되는 한국 자동차가 가성비와 애프터서비스(AS)를 무기로 견조한 수요를 확보하며 일본 차의 유력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구도에 변화를 일으킨 것이 중국 자동차의 저가 공세다.
2025년 UAE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5.3% 늘어난 33만 5772대를 기록했는데, 중국 지투어(Jetour)가 82.1% 성장하며 4위로 올라섰고 주력 모델 T2는 전체 판매 3위에 올랐다. 지리(Geely)도 47.7% 성장해 6위를 차지하면서 상위 6개 브랜드 중 셋이 중국 브랜드로 채워졌다. 그러나 신차 점유율은 시장의 한 단면일 뿐이다. UAE 자동차 경쟁의 축은 지금 신차 가격에서 중고차 잔존가치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변화가 일본·한국·중국 3국의 우열을 다시 가르고 있다.
일본 주도 시장에 파고든 중국차의 저가 공세
중국차의 공세는 가격에서 출발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산 소형 SUV가 약 2만 달러일 때 유사 사양의 중국차는 약 1만 3000달러로 30% 가까이 저렴하다. 국가 차원의 보조금과 적자를 감수하는 확장 전략이 이러한 저가 공세를 뒷받침한다. 그 결과 일본 자동차가 주도하고 한국 자동차가 뒤를 받치던 신차 판매 순위에 지투어·MG·지리 등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진입했으며 최근 약 3년 사이 50개 안팎의 중국 브랜드가 신규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점유율 지형을 자세히 보면 3국의 강점은 뚜렷이 갈린다. 일본차는 내구성과 잔존가치를 바탕으로 시장의 주축을 지키고 있고 한국차는 가성비와 AS망을 앞세워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차는 가격을 무기로 신차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관건은 이 가격 우위가 중고차 단계에서도 유지되느냐이다.
<2025년 UAE 신차 브랜드 판매 순위(상위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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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
브랜드/국적 |
2025년 판매 증감률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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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도요타(Toyota) 일본 |
+6.5% |
점유율 1위(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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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닛산(Nissan) 일본 |
-10.2% |
점유율 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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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미쓰비시(Mitsubishi) 일본 |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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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지투어(Jetour) 중국 |
+82.1% |
6계단 상승(중국 1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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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MG 중국 |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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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지리(Geely) 중국 |
+47.7% |
12위→6위 |
[자료: Autopunditz, BestSellingCarsBlog, KOTRA 두바이무역관 종합]
경쟁의 축 이동: 신차 가격에서 중고차 잔존가치로
자동차의 진짜 가치는 신차 출시 약 3년 뒤, 중고차로 되팔릴 때의 잔존가치에서 드러난다. 중국 자동차의 대규모 진입이 약 3년 전이었던 만큼 2026년은 중국 자동차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잔존가치 평가를 받는 해다. 현지에서 완성차·중고차·부품을 유통하는 P사의 K 대표는 KOTRA 두바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중국 차 5대를 운용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 자동차는 표면적으로 풀옵션이지만 전기 배선과 철강재, 타이어 고무 등 자재 등급이 낮아 3년이 지나면 구동성과 내구성에서 차이가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차의 3년 후 잔존가치가 50% 이하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차는 내구성과 부품 수급을 바탕으로 가장 견고한 잔존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한국차 역시 AS망과 품질 신뢰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견조한 잔존가치를 유지한다. 즉 경쟁의 축이 신차 가격에서 중고차 잔존가치로 옮겨갈수록 일본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가 그동안 쌓아 온 내구성·AS 경쟁력이 다시 평가받는 구조가 된다.
< 일본 차·한국 차·중국 차의 중고차 경쟁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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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일본차 |
한국차 |
중국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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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가격 |
기준 가격대 |
기준 가격대(가성비) |
동급 대비 약 30% 저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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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내구성 |
내구성·부품 수급 우수 |
AS망·부품 기반 신뢰 |
전기배선·철강·타이어 등급 낮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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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잔존가치 |
가장 견고 |
상대적으로 견조 |
50% 이하 형성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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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유통 단계 |
거래 주축(높은 신뢰) |
일본 차와 함께 거래 주축 |
잔존가치 미형성, 평가 시작 단계 |
[자료: KOTRA 두바이무역관 인터뷰, 업계 종합]
정보화가 그 평가를 가속한다
이 잔존가치 평가를 한층 투명하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 UAE 중고시장의 정보화다. 두비즐(Dubizzle), 두바이카(DubiCars), 카스위치(CarSwitch) 등 디지털 플랫폼이 확산되며 온라인 거래 비중이 25%에서 40% 이상으로 높아졌고 차량 이력·사고 기록·주행거리·잔존가치가 데이터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반 주행거리 검증과 인증 중고차(certified pre-owned) 프로그램까지 더해졌으며, 한 AI 차량 이력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약 4만 2000명이 이용했고 이용자의 84%가 구매 후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P사의 K 대표는 과거에는 싸고 물건만 있으면 팔렸지만 지금은 이력과 잔존가치, 브랜드 신뢰도가 소비자 판단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AS망이 잘 갖춰진 일본차·한국차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신차 단계에서 가렸던 브랜드 간 실력 차이가 중고가라는 숫자로 환산되어 즉시 드러나는 것이다. 한편 역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통항·물류 차질로 물류비가 차량가의 7~8%에서 15~20%로 뛰고 공급과 수요가 함께 위축됐으나 이는 통항 정상화 시 회복될 일시적 변수로 구조적 잔존가치 재편과는 구분된다.
<중고차 웹사이트 두비즐(Dubizzle) 실제 사진>

[자료: 중고차 판매 웹사이트 두비즐(Dubizzle)]
잔존가치 중심의 시장 재편, 한국 차의 기회로
3국 경쟁 구도에서 한국차의 위치는 양면적이다. 아래로는 중국차의 저가 공세가 위로는 잔존가치가 가장 견고한 일본차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기회 측면이 더 구조적이다. 경쟁의 축이 신차 가격에서 중고차 잔존가치로 이동하는 흐름은 자재 품질·내구성·AS망에서 한국차가 축적해 온 경쟁력을 입증할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단기적 가격 압박은 위기로 비치나, 잔존가치가 새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는 국면은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중고차 사업은 재고 관리와 야드·정비 인프라, 현지 파트너십, 신뢰 구축 기간을 버틸 자금력과 장기적 안목을 요구한다. 주행거리 조작이나 사고차 스캠 같은 리스크는 RTA(두바이 도로교통청)의 차량 이력 조회와 인증 중고차 제도를 적극 활용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AS망과 부품 공급 역량이 중고 잔존가치를 떠받치는 핵심 토대인 만큼, 관련 인프라에 대한 선제 투자가 한국 자동차가 이 시험대를 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자료: Autopunditz, BestSellingCarsBlog, 걸프비즈니스(Gulf Business), 두비즐(Dubizzle), 로지스틱스 미들이스트(Logistics Middle East), 보컬미디어(Vocal Media), 글로브뉴스와이어(GlobeNewswire), KOTRA 두바이무역관 인터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