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국 전기차(EV)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 차원의 구매지원과 환경규제가 축소·재검토되면서 성장 여건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프라투자법(IIJA), 소비자 세액공제, 충전 인프라 투자, 배출가스 규제 등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나, 최근 연방정부의 정책 후퇴로 전기차 구매와 생산을 뒷받침하던 정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연방 차원의 지원 축소는 전기차 판매 둔화뿐 아니라 수송부문 배출가스 감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세액공제와 배출가스 기준이 약화되면서 신차 전기차 판매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둔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연방정부 중심의 정책 환경에서 벗어나 주정부의 정책 역량에 따라 성장 속도와 시장 여건이 달라지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연방 지원 축소로 주정부의 구매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환경기준, 시장 접근성, 공공조달 정책이 전기차 보급과 관련 산업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재편 흐름을 반영해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2026년 6월 「States at the Wheel: A State Policy Scorecard on Electric Vehicle Readiness」를 발표하고,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의 전기차 정책 기반을 비교·평가했다. 보고서는 연방 지원 축소 이후 각 주정부의 전기차 정책 기반을 비교·분석하고, 주정부별 정책 격차가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의 지역별 성장 여건을 좌우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 미국 전기차 정책 환경 변화 >

구분

기존 정책 환경

최근 변화

소비자 지원

최대 7,500달러 전기차 세액공제

주요 소비자 세액공제 종료 또는 축소

충전 인프라

연방 재정지원 기반 충전망 확대

충전장비 지원 축소

환경규제

EPA 배출기준, CAFE 기준 강화

규제 완화 및 재검토

공공조달

연방 차량 전동화 목표

연방 조달 목표 폐지

시장 구조

연방정책 중심의 전국 확산

주정부별 정책 격차 확대

[자료: Brookings Institution]

주정부 정책이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

연방정부의 전기차 지원이 축소된 현 시점에서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여건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주정부 정책이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결정은 차량 가격이나 성능뿐 아니라 구매 인센티브, 충전 편의성, 환경규제, 차량 구매·정비 접근성 등 다양한 정책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연방 차원의 지원이 약화될수록 이러한 정책수단을 보유한 주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평가했다.


브루킹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급을 지원하는 정책 기반을 비교·평가하는 ‘EV Readiness Scorecard’를 마련했다. 해당 평가는 실제 전기차 판매량이나 충전기 설치 실적보다 각 주가 전기차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정책 수단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전기차 보급 실적이 소득 수준, 연료가격, 전기요금, 주거 형태, 연방 재정지원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 반면, 정책 기반은 주정부가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 내 평가체계는 ▲소비자 인센티브 ▲환경기준 ▲충전 인프라 ▲시장 접근성 ▲정부조달 등 5개 분야, 13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소비자 인센티브는 구매보조금, 비금전적 혜택, 전기차 추가 등록수수료 부과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환경기준은 무공해차(ZEV) 의무제, 배출저감 정책, 전동화 계획 등을 반영했다. 충전 인프라는 충전기 설치 지원, EV-Ready 건축기준, 충전요금제를 중심으로 평가했으며, 시장 접근성은 제조사의 직접판매와 서비스시설 운영 허용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다. 정부조달은 공공차량과 전기버스 전동화 목표를 평가 대상으로 포함했다.

주정부별 전기차 지원정책은 지역의 산업 기반, 소비시장 여건, 에너지 구조,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일부 주는 구매지원, 충전 인프라, 환경기준 등을 결합한 종합적 정책 패키지를 운영하는 반면, 일부 주는 제조투자 유치에는 적극적이나 소비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양상을 보인다. 주요 주정부의 전기차 정책 특징은 다음과 같다.

<주요 주정부 전기차 정책 특징>

구분

대표 주

정책 특징

정책 기반 우수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콜로라도, 뉴욕

구매 지원·충전 인프라·환경 기준 등 다양한 정책수단 운영

부분 정책형

버지니아, 미시간, 플로리다

일부 지원정책은 운영하나 구매지원 등 분야별 편차 존재

제조투자 중심

조지아, 텍사스

전기차·배터리 제조투자는 활발하나 소비시장 지원정책은 제한적

정책 기반 미흡

인디애나, 오하이오 등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 기반 부족

[자료: Tesla 'Find Your State Incentives', 각 주정부 및 전력회사 자료 종합]


주별 정책 격차와 전기차 보급률의 차별화


브루킹스 평가 결과, 미국 주정부 간 전기차 정책 기반은 큰 차이를 보였다. 점수는 13점 만점 기준 0점에서 11점까지 분포했으며, 전기차 지원정책은 북동부와 서부 해안, 일부 중부·대서양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가 각각 1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콜로라도, 오리건, 메릴랜드, 뉴욕, 델라웨어,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메인 등은 10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인디애나, 오하이오, 네브래스카, 몬태나, 루이지애나, 사우스다코타는 브루킹스가 제시한 13개 정책 평가항목 가운데 충족한 항목이 없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미국 주별 전기차 정책 기반 종합평가>

<전기차 정책 기반 상위 15개 주의 분야별 평가 결과>

[자료: Brookings Institution]


상위권 주는 특정 정책에 편중되지 않고 구매지원, 환경기준, 충전 인프라, 시장 접근성, 공공조달 등을 함께 활용해 전기차 시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는 모두 11점을 기록했지만, 정책 구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환경기준, 시장 접근성, 정부조달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매사추세츠는 소비자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정부조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단일 정책보다 주별 여건에 맞춘 종합적 정책 패키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하위권 주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 기반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위권에는 인디애나, 오하이오, 네브래스카, 몬태나, 루이지애나, 사우스다코타 등이 포함됐다. 이들 주는 주로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분포하며, 전통 자동차 산업과 화석연료 기반 산업의 비중이 높고 농촌·장거리 이동 중심의 교통 여건을 가진 지역이 많다. 브루킹스는 이러한 지역일수록 연방 지원 축소 이후 전기차 구매지원과 충전 인프라 등 시장 기반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기반과 전기차 보급률 간에도 일정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브루킹스 분석에 따르면 정책 점수가 높은 주일수록 전기차 등록률도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점수 0~2점인 주의 평균 전기차 등록 대수는 차량 1,000대당 4대 수준인 반면, 3~5점은 7대, 6~8점은 12대, 9점 이상은 17대로 집계됐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차량 1,000대당 40.5대의 전기차 등록률을 기록해 정책 기반과 시장 성과가 모두 높은 대표 사례로 분석됐다. 다만 정책 점수와 전기차 보급률의 관계를 단순한 인과관계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조지아와 텍사스는 정책 점수가 각각 1점에 불과하지만 차량 1,000대당 약 10대의 전기차 등록률을 기록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도 2점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상의 보급률을 보였다. 반대로 메인과 로드아일랜드는 정책 점수는 높지만 전기차 등록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 보급이 주정부 정책뿐 아니라 소득 수준, 인구 규모, 제조시설 입지, 민간 투자 등 다양한 시장 여건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책 점수 구간별 평균 전기차 등록률(차량 1,000대당)>

<주별 전기차 정책 점수 및 전기차 등록률(차량 1,000대당)>


[자료: Brookings Institution]


시사점

브루킹스의 분석은 연방정부 지원 축소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이 일률적으로 변화하기보다 주정부의 정책 역량에 따라 지역별 시장 여건이 차별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구매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환경기준, 공공조달 등을 폭넓게 갖춘 주는 연방 지원 축소의 영향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정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주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전기차 제조 투자와 소비시장 간에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브루킹스에 따르면 2015~2024년 미국 전기차 제조투자의 84%가 집중된 10개 주 가운데 7개 주는 정책 기반 평가에서 하위권에 속했다. 이는 생산거점과 소비시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미국 시장에서는 생산 기반뿐 아니라 주정부의 전기차 정책과 시장 여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현지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KOTRA 워싱턴 D.C.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연방 세액공제 축소 이후 주정부별 정책 차이가 시장 분위기에 점차 반영되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와 구매 인센티브를 유지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시장 수요가 견조한 반면, 지원정책이 제한적인 지역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이 이전보다 신중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시장은 주정부별 정책과 인프라 여건에 따라 사업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진출 지역을 선정할 때 이러한 요소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은 연방정부 정책뿐 아니라 주정부 정책 변화가 시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미국을 단일 시장으로 접근하기보다 주정부별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공공조달 정책, 전기차 보급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역 맞춤형 진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 Brookings Institution, Tesla 'Find Your State Incentives, 각 주정부 및 전력회사 자료, 현지 언론 및 코트라 워싱턴 D.C.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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