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AI 의료 영상 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의료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의료기관들이 AI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Frost & Sullivan의 ‘AI 의료영상 산업의 발전 현황과 미래 추세 청서’에 따르면 중국 AI 의료 영상 진단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45억 위안(약 8500억 원)에서 2027년 180억 위안 규모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불과 4년 만에 규모가 4배 이상 커지는 것으로, 이 같은 성장성이 글로벌 AI 의료기기 기업이 중국을 전략 시장으로 주목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공공·민간 '투트랙' 수요 폭발…中 AI 의료영상 시장 기회 확대
이러한 성장세는 공공 의료 조달 시장과 민간 건강검진 시장이 함께 견인하고 있다. 먼저 공공에서는 중국 내 3선(三线) 이하 도시의 현급(县级) 병원들은 진단 정확도 제고와 의료 효율 개선을 위해 AI 기반 의료 영상 장비를 적극 도입을 위한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는데, 특히 가격 경쟁력이 높은 AI 보조 진단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AI 보조 진단 솔루션 보급률은 중국 내 고급 병원인 3급갑 병원(三甲)에는 80%를 상회하지만, 지방 병원에는 30% 미만으로 성장 여력이 매우 크다. 상급 병원이 이미 대형 업체 중심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는 반면, 지방·기초 의료기관은 합리적인 가격과 설치·운영 편의성을 갖춘 국내외 솔루션에 상대적으로 더 넓은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한편, 민간 부문에서는 아이캉궈빈(爱康国宾, iKang), 메이녠다젠캉(美年大健康) 등 대형 사설 건강검진 체인을 중심으로 폐 결절·유방암·심혈관 질환 등 조기 선별을 위한 AI 영상 판독 솔루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형 민간 검진센터는 대량의 CT·초음파·Mammography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므로, 판독 시간 단축과 균일한 판독 품질 유지를 위해 AI 솔루션을 우선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공공 의료와는 다른 B2B 서비스형(SaaS)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중국 AI 의료영상 산업체인 구조>

[자료: 이오즈쿠(亿欧智库, EO Intelligence)]
의료 자원 부족이 AI 도입 가속화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가 크다. 특히 지방 중소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는 전문 영상의학과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가 겹치면서 의료 자원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60세 이상 인구가 약 2억 8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매년 신규 암 환자도 400만 명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돼, 영상 진단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AI 의료 영상 진단은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AI는 CT, MRI, X-ray, 유방촬영술(MMG) 등의 영상을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며 판독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업계에서는 AI 기술 도입 시 영상 판독 효율이 최대 50% 향상되고 오진율은 20% 이상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0-2025년 중국 AI 의료영상 산업 시장 규모 현황 및 예상치>

[자료: 화징산업연구원(华经产业研究院)]
중국 AI 의료 시장, 치열한 경쟁 구도 형성
현재 중국 AI 의료 시장은 하드웨어 제조사, 전문 AI 기업, 빅테크 기업, 글로벌 의료장비 기업 등 4개 진영이 경쟁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 의료장비 기업인 联影(UIT)과 万东(Wandong)은 CT·MRI 장비에 AI 기능을 결합해 ‘장비+소프트웨어’ 패키지로 전국 병원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전문 AI 기업인 推想(InferVision), 数坤(SuKun), 依图(YITU) 등은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암·심혈관계 질환 등 핵심 적응증에서 상급 병원 시장을 선점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텐센트와 바이두, 핑안그룹 등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 영상 AI를 서비스형(SaaS)으로 제공하면서 병원·검진 센터와의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GE헬스케어, 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장비 기업도 기존 영상 장비 라인업에 AI를 통합한 프리미엄 솔루션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이처럼 장비사·소프트웨어사·플랫폼사가 복합적으로 얽힌 다층적 경쟁 구도 속에서, 단순 알고리즘 성능만으로는 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특징이다.
정부 지원 확대… 그러나 규제 장벽은 여전
중국 정부는 AI 의료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 중국 2030(Healthy China 2030)' 정책을 통해 AI 의료기기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혁신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신속 심사 제도’를 운영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AI 판독 서비스에 별도 수가를 적용하는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어,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AI 도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점차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AI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등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NMPA는 등록 과정에서 중국 내 여러 병원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과 현지 데이터 검증이 요구된다. 그래서 실제로 허가를 취득하기까지 통상 1~2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초기 단계부터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NMPA 인증 과정에서 해외 기업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임상 시험 데이터’가 중국 현지의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해외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학습한 AI 모델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 내에 위치한 여러 개 병원에서 실제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우수 임상 시험관리 기준(GCP, Good Clinical Practice)에 따라 임상시험을 시행해야 한다. 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과의 협력은 사실상 필수에 가깝고, 적합한 파트너 선정 여부가 인증 속도와 품질을 좌우할 수 있다.
* 우수 임상 시험관리 기준: 임상시험의 윤리성과 과학적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 세계가 공통으로 쓰는 국제 기준(ICH GCP)을 각 나라가 자기 법과 가이드라인에 반영한 것
데이터 보안 규제와 ‘현지 학습’의 과제
최근 중국의 데이터 보안·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의료 영상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해외 기업들은 중국 밖에서 구축한 학습 모델을 그대로 들여오기보다는, 현지에서 별도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알고리즘을 재학습하는 방식으로 ‘현지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현지 병원과의 공동 연구, 데이터 센터·서버 구축, 운영 인력 확보 등 추가적인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은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알고리즘 현지화 요구, 장기적인 사후 모니터링 의무 등 규제 환경을 사업 초기부터 전략에 반영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 AI 의료 영상 진단 분야 중국시장 진출 현황
현재 한국의 순수 AI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가 중국 NMPA의 3류(三类)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하고 대규모로 상용화된 사례는 많지 않다. 루닛(Lunit), 브이엔오(VUNO), 제이엘케이(JLK) 등 대표 기업들은 대부분 임상 협력 및 NMPA 인증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반면 2류(二类)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나 치과, 체성분 분석 등 틈새 분야에서는 실제 진출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진입 방식도 단순 수출에서 현지 법인 설립, 전략적 파트너십, 공동 연구 개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중국 의료기기 분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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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위험도 |
예시(AI/SW) |
인허가 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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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类 (Ⅰ类) |
낮음 |
일반 체온계, 거즈 등 |
시(市) 약감국(药监局) 등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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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类 (Ⅱ类) |
중간 |
영상 저장·전송·단순 처리(PACS 보조), 치과 구강스캐너, 체성분 분석기 등 |
성(省) 약감국 등록·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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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类 (Ⅲ类) |
최고 (고위험/ 체내잔류/ 신기술) |
AI 보조 진단 (CAD, 폐 CT·유방·뇌영상 등) |
NMPA 본부 등록· 임상 필수 |
[자료: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주요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사례
메디컬아이피(Medical IP)
체성분 분석 및 3D 영상 재구성 솔루션 'DeepCatch'로 2025년 NMPA 2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한국 AI 의료 용상 소프트웨어 가운데 최초의 NMPA 승인 사례로, 북경 협화의학원 등 상급 병원에 공급되고 있으며 산시성 서안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영업·서비스 거점을 확보했다.
코어라인소프트(Coreline Soft)
폐암 조기 선별 AI 솔루션 'AVIEW'를 앞세워 중국 염성 소해제약과 MOU를 체결하고, 현지 임상 데이터 확보와 NMPA 등록을 추진 중이다. 중국 내 폐암 저선량 CT(LDCT) 스크리닝 수요 확대를 겨냥해 대형 병원 및 검진센터와의 실증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루닛(Lunit)
유방암 및 폐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상하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푸단대학 부속 종양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NMPA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특히 유방암 AI 분야는 중국 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디디에이치(DDH)
치과용 AI 판독 솔루션으로 산둥성 지난 국제의학센터 등과 협력해 임상테스트 도입 및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치과 영상 판독 자동화 수요를 겨냥해 현지 치과 네트워크와의 파트너십도 모색 중이다.
브이엔오(VUNO), 제이엘케이(JLK)
뇌졸중, 흉부 X-ray AI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NMPA 인증을 획득하지 못했다. 현재는 주로 중국 내 전시회 참가, 현지 에이전트 발굴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유방암 AI 진단분야 전망 밝아
칭다오 의료기기 협회 비서장은 KOTRA 칭다오무역관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AI 의료 영상 시장에서 여전히 충분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국 AI 의료 영상 시장은 폐암 진단 분야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반면, 유방암 조기 진단 분야는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편이다. 특히 3D 유방 단층촬영(DBT) 기반 AI 솔루션은 아직 시장 성숙도가 높지 않아,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조기 검진 사업을 확대하면서 관련 AI 솔루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민간 건강검진 시장 역시 성장세를 보이며, 여성 전문 AI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성은 서구권 여성에 비해 치밀유방 비율이 높아, 일반 유방촬영술(MMG)보다 3D DBT 촬영의 진단 정확도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 중국 내 DBT 장비 보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판독할 숙련된 영상의학 전문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고성능 DBT 판독 AI에 대한 수요가 향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국민건강보험 검진 시스템 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방암 선별 경험을 축적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고품질 데이터와 임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DBT 영상에서 미세 석회화를 찾아내는 정밀 AI 알고리즘 기술력은 중국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성공 열쇠는 ‘현지화’
중국 AI 의료 시장은 이제 단순 기술 우위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 기업이 중국의 대형 의료기기·플랫폼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무기는 고도화된 임상 솔루션과, 중국 의료 시스템에 맞춘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유방암 AI 분야에서 한국이 가진 정밀함과 임상 경험은 중국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다만 이를 중국의 법규·수가 체계·의료 관행에 맞게 재조립하는 ‘현지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공략의 핵심 키워드로 ‘현지화(Localization)’를 꼽는다. 단순히 제품을 한국에서 개발해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경쟁이 심화된 중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국 의료기기 기업과의 합자회사(JV) 설립, 현지 병원과의 공동 연구, 중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 확보 등은 사실상 필수 조건에 가깝게 거론되고 있다.
또한 중국인 환자의 체형·질병 패턴·조직 특성에 맞춘 알고리즘 최적화와, NMPA·데이터 보안 법규에 대한 대응 능력도 중요하다. 가격 전략 역시 차별화가 필요하며, 공립병원에는 의료장비와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번들(Bundle) 공급 모델을 적용하고, 민간 검진기관에는 프리미엄 진단 서비스 모델을 제안하는 등 고객군별 가격·서비스 포지셔닝을 달리하는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시장 진출 3단계 로드맵
한국 기업이 중국 AI 의료 영상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단계 전략 로드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국 AI 의료영상 시장 진출 전략 (3단계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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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
핵심 목표 |
주요 과제 |
실행 전략 및 세부 액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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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기 (1년 차) |
규제 돌파 및 현지 안착 |
• NMPA Ⅲ类 의료기기 등록 준비 • 현지 전략적 파트너(JV) 확보 |
• 중국 내 CRO(임상시험수탁기관)와 계약 체결 • 현지 GCP 병원 임상 데이터 활용한 알고리즘 재학습(Transfer Learning) 수행 • 데이터 국외 반출 금지 규제 대응: 현지 데이터 센터 및 서버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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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기 (2년 차) |
틈새 시장 공략 및 차별화 |
• 하드웨어 + AI 번들(Bundle) 판매 개시 |
• 중국 내륙 3~4선 도시의 현급 병원 및 민간 종합검진센터 타겟팅 • 파일럿 프로젝트(Proof of Concept) 진행 • 차별화 포인트: 중국 현지 경쟁사 대비 치밀유방 DBT(Digital Breast Tomosynthesis) 분석 정확도 우위 강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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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기 (3년 차 이후) |
생태계 편입 및 수익 다각화 |
• 현지 의료 생태계 완전 편입 |
• 중국 대형 의료기기 제조사(联影, 万东 등)에 AI 엔진 OEM 공급 • 수익 모델 전환: 단순 SW 판매 → 판독 건수당 과금(Usage-based) SaaS 구독형 모델 |
[자료: Frost & Sullivan, AI医学影像行业发展蓝皮书(2024)]
현지화 사례와 시사점
사례 1: 성공 사례 – 미국 GE헬스케어의 ‘현지화’
GE헬스케어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상하이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중국인 체형·질병 특성에 특화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동시에 런잔병원 등 현지 주요 병원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결과, 중국 NMPA 승인 속도를 단축하고 중국 내 3선 도시 병원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었다.
사례 2: 실패 사례
–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의 한계
네덜란드의 폐암 AI 진단 기업 Aidence는 중국 내 대형 병원과의 학술 교류 및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기술력을 홍보했으나, 현지 하드웨어 파트너나 NMPA 인허가 전담 조직 없이 본사 주도로 독자 진출을 시도했다가, 데이터 보안 규제와 높은 영업 비용으로 인해 기대치에 도달하기 어려웠다. 이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는 접근이 중국 시장에서는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중국 AI 의료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AI 기술 자체만으로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워지면서, 임상 데이터 확보 능력, 현지 파트너십 구축, 규제 대응 역량 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유방암 AI 진단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의료장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 진입 시 주의해야 할 또 다른 변수는 가격 규제다. 중국 정부는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공립병원 구매 입찰 시 저가 위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VBP(Volume-Based Procurement) 정책을 AI 의료기기 분야로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보다는, 장비 렌탈과 AI 소프트웨어 구독을 결합한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AI 의료 시장은 분명 거대한 기회의 시장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기술력 자체보다 얼마나 빠르고 깊이 현지 생태계에 안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의료 산업의 경쟁은 이제 기술 개발을 넘어 '현지화와 생태계 구축'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자료: 이오즈쿠(亿欧智库, EO Intelligence, 화징산업연구원(华经产业研究院),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Frost & Sullivan, KOTRA칭다오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