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는 공공서비스 개선, 식량안보 강화, 도시화 대응,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활용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확대하고 있다. 특히 Morocco Digital 2030 전략, AI Made in Morocco 로드맵, 클라우드·데이터센터·5G 인프라 확충을 통해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을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스마트농업, AI 기반 서비스, 사이버보안, 디지털 인프라, 핀테크 등 분야에서 모로코는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시험 무대)이자 현지 파트너 발굴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본 보고서는 모로코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인프라 구축 동향을 살펴보고, GITEX Africa 2026 사례를 통해 현지 시장의 변화와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점검한다.
‘Morocco Digital 2030’을 통한 국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모로코는 2024년 9월부터 ‘Morocco Digital 2030’이라는 국가 디지털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정부 업무와 산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더 많이 활용해 행정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며, 모로코를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디지털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정부 행정 서비스를 더 빠르고 편리하게 바꾸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산업을 키워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중요한 데이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모로코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로코 정부는 이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디지털 분야에서 직접 일자리 24만 개를 만들고, 디지털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 1000억 디르함 규모로 기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유엔 전자정부 발전지수 순위를 현재 113위에서 50위권으로 끌어올리고, 모로코를 아프리카·유럽·중동을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공공행정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모로코는 IDARATI X.0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정부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600개 이상의 공공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일부 행정절차는 과거 며칠이 걸리던 것에서 20분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들이 행정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더 빠르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행정 효율성, 투명성, 국민의 공공서비스 접근성 개선이라는 모로코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다.
인재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모로코는 매년 약 2만 2500명의 디지털 분야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549개의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JobInTech 프로그램과 박사과정 장학사업 등을 통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데이터, 사이버보안 등 분야의 전문 인력을 키우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확충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모로코는 초고속 인터넷, 광섬유망, 클라우드, 5G 구축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요한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주권형 클라우드와 사이버보안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모로코가 단순히 해외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나라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국가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모로코는 아프리카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주요 기술 허브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Digital Morocco 2030 보고서 >

[자료: 모로코 디지털전환행정개혁부]
인공지능과 디지털 주권을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
2026년 모로코는 인공지능을 미래 기회로 논의하는 단계를 넘어, 보다 체계적으로 국가 AI 의제를 실행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2026년 1월 12일 모로코 디지털전환·행정개혁부는 ‘AI Made in Morocco’라는 국가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공공행정, 산업, 연구, 디지털 서비스 전반에서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실행 프레임워크다.
이 계획은 모로코의 국가 디지털 전략인 ‘Morocco Digital 2030’의 일부다. 핵심 목표는 모로코가 외국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로코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의 역내 허브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로코는 ‘JAZARI ROOT’라는 기관을 설립했다. 이 기관은 앞으로 만들어질 ‘Al-Jazari Institutes’라는 인공지능 연구·교육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네트워크에는 정부기관, 대학, 연구소, 민간기업 등이 함께 참여한다. 목표는 모로코의 경제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후 산업 디지털화와 스마트공장 등 특정 분야를 담당하는 Al-Jazari Institute도 출범했다.
모로코 정부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상당히 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말 엘 세그루치니(Amal El Fallah Seghrouchni) 디지털전환·행정개혁부 장관은 인공지능이 2030년까지 모로코 경제에 약 MAD 1000억(USD 100억) 규모의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약 1700억 달러 규모인 모로코 GDP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로코 정부는 국가 데이터센터 개발을 통한 주권형 데이터 처리 역량 확대, 클라우드 및 광섬유 인프라 구축 가속화, AI 인재 양성 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2030년까지 AI 관련 일자리 5만 개를 창출하고, 20만 명의 졸업생에게 AI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공공행정, 제조업 등 전략 분야 전반에 AI 솔루션 도입을 지원하고, 대학 및 민간부문과 협력해 AI 연구·혁신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2026년 1월 모로코 디지털전환부는 프랑스 AI 기업 Mistral AI와 생성형 AI 기술 개발 및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이러한 정책 의지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기술혁신과 전략적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국가 통제를 균형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유럽·국제 디지털 생태계를 연결하는 모로코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아울러 모로코 정부는 신기술의 윤리적이고 안전한 도입을 보장하기 위한 AI 규제 프레임워크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허브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 확대
모로코는 Morocco Digital 2030 전략을 추진하면서 인공지능, 디지털 서비스, 차세대 산업을 뒷받침할 디지털 인프라에도 동시에 투자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핀테크, 5G 통신망은 모로코의 디지털 주권 강화와 역내 기술 허브로서의 매력도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우선 분야로 부상했다.
ㅇ 클라우드·데이터센터 투자로 디지털 주권 강화
2026년 모로코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4월 Oracle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모로코에 퍼블릭 클라우드 리전(Cloud Region: 클라우드 회사가 특정 국가나 지역 안에 구축한 대형 데이터센터 묶음)을 구축하고, 카사블랑카에 신규 클라우드 거점을 열었다. 이에 따라 모로코 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해외 서버에만 의존하지 않고, 모로코 안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 생성형 AI 등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는 데이터의 해외 이전 부담을 줄이고, 중요한 디지털 인프라를 자국 내에 확보하려는 모로코 정부의 디지털 주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이번 Oracle 클라우드 리전 개설은 모로코가 단순히 해외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장을 넘어, 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클라우드·AI 인프라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모로코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중요한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 관리하기 위한 ‘주권형(sovereign) 클라우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부기관이나 전략 산업에서 사용하는 민감한 데이터를 해외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모로코 법과 제도 안에서 보관·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모로코 정부는 ‘Cloud First’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공·민간 부문에서 클라우드 활용을 확대하되, 데이터 보관, 사이버보안, 데이터센터 운영 등에 관한 기준도 함께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클라우드 사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국가 차원의 통제력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2026년 4월에는 모로코 당국이 Igoudar Dakhla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500MW 규모의 그린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될 경우 아프리카 내에서도 대형 디지털 인프라 사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라는 점에서, 모로코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 전략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되며, 모로코 디지털 주권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ㅇ 5G 확산으로 산업 디지털화 기반 마련
통신 인프라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모로코는 장기 디지털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2025년 11월 5G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5G는 일반 소비자의 모바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업, 물류, 보건, 농업, 도시 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5G는 스마트공장, 산업 자동화, 물류 최적화, 원격 의료, 정밀농업, 스마트시티 사업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공장이나 항만, 물류센터처럼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안정적인 통신망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5G 기반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BMCE Capital Global Research는 5G 구축이 2030년까지 모로코 경제에 40억~60억 달러 규모의 기여를 할 수 있으며, 약 400억 디르함(USD 40억) 규모의 추가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산업 자동화, 스마트 제조, IoT 솔루션, 산업용 5G 네트워크 분야의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ㅇ 핀테크 확산으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 성장
핀테크도 모로코 디지털 경제에서 중요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금융 포용성 확대, 디지털 결제 활성화, 기술 기반 금융서비스 육성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결제, 온라인 금융서비스, 스타트업 금융지원 등과 관련된 정책과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GITEX Africa 2026 기간 중에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협력 방안도 발표됐다. 대표적으로 Tamwilcom과 Morocco Fintech Center 간 협력이 추진됐으며, 이는 핀테크 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사업화를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로코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정책 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인프라 구축과 산업 생태계 조성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5G, 핀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인공지능 활용, 산업 현대화, 디지털 금융 확대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로코는 아프리카 내 디지털 허브로서의 입지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GITEX Africa 2026에서 확인된 모로코 디지털 허브 전략
2026년 4월 마라케시에서 개최된 GITEX Africa 2026은 아프리카 최대 기술 행사가 단순한 스타트업 전시회를 넘어 디지털 정책, 투자, 혁신을 논의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행사에는 5만 명 이상의 참가자, 1400개 이상의 전시기업, 800개 스타트업, 400명 이상의 국제 투자자가 참여했다.
특히 아프리카 디지털 생태계가 시장 확대 단계를 넘어 실제 투자와 사업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North Star Africa의 스타트업 참가 수는 전회 대비 30% 증가했으며,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2025년 약 4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부펀드, 연기금, 개발금융기관 등 기관 투자자의 참여도 확대되며 아프리카 디지털 경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행사에서는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핀테크, 헬스테크, 애그리테크, 스마트시티 등 기존 분야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디지털 금융, 미래 모빌리티, 스포츠테크 등 산업별 특화 분야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는 아프리카의 디지털 전환이 기술 소개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적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로코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아프리카, 유럽, 대서양 지역을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Morocco 300 프로그램을 통해 32개 도시, 31개 분야의 스타트업 300개 사를 소개하며 자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국적 확산과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GITEX Africa는 모로코와 아프리카 시장의 수요를 확인하고, 현지 파트너와 협력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 GITEX Africa 2026 >

[자료원: GITEX Africa 공식 홈페이지]
시사점
모로코의 AI·디지털 허브 전략은 한국 기업에 여러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스마트농업, AI 영상분석,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IoT, 산업 자동화, 핀테크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유럽, 중동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고,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확대되고 있어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실증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아프리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인프라 수준, 가격 조건, 제도, 고객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실증, 유지보수, 교육,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GITEX Africa 2026에서는 한국 스타트업과 모로코 현지 기업 간 협력 가능성이 확인됐다. 모로코 스타트업 D사는 한국 AI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농업 분야 영상분석 및 작물 모니터링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D사 관계자는 무역관과의 상담에서 “아프리카 농업 현장은 병해충 진단, 수확량 관리, 농가 데이터 활용 등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한국 기업이 보유한 컴퓨터비전과 AI 분석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하고,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협력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로코가 한국 기술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협력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모로코 디지털전환·행정개혁부, CGEM 및 로이터, Medias24, 테크아프리카뉴스 등 언론, 카사블랑카무역관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