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리테일 시장의 채널 구조와 하이퍼마켓·슈퍼마켓의 입지

UAE 리테일 시장은 크게 식료품을 취급하는 ▲식료품 리테일러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비식료품 리테일러로 나뉜다. 식료품 리테일러는 ▲편의점, ▲할인점, ▲식음료 및 담배 전문점, ▲하이퍼마켓, ▲슈퍼마켓, ▲소형 로컬 그로서리로 세분되며, 비식료품 리테일러에는 △의류 및 신발 전문점, △가전 및 전자제품 전문점, △헬스 앤 뷰티 전문점, △홈 프로덕트 전문점, △레저 및 퍼스널 굿즈 전문점이 포함된다.

< UAE 리테일 시장 유통 채널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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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로모니터 기반 두바이무역관 가공]

다양한 유통 채널이 존재하는 UAE 리테일 시장에서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두 채널 합산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두 채널 모두 식료품 리테일러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장의 1/5이라는 점유율을 지탱해온 성장 방식은 다르다. 하이퍼마켓은 대형 매장을 기반으로 쇼핑 경험과 체류시간 확대에 무게를 두는 반면 슈퍼마켓은 높은 접근성과 신선식품, 프리미엄 상품 구성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우호적 거시환경 속에 공존하는 가격 민감도

두 채널의 시장규모와 성장 전망을 살펴보기에 앞서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거시적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3년간 UAE의 경제 성장률은 4~5% 수준을 이어간 반면 물가상승률은 1%대에 머물렀다.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이 양립하면서 가계 구매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인구 구성 변화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929만 명에 불과했던 UAE 인구는 2025년 1140만 명으로 22.7% 늘어나며 소비기반을 넓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구매력 높은 외국인 거주자층의 유입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와 함께 신규 매장 출점 여건도 개선되었다. 2025년 UAE로 유입된 고액자산가(High-Net-Worth Individual, HNWI)의 수는 9800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세계 최대규모이다.

<(좌) UAE 인구 증가추이 및 (우) 국가별 고액자산가 유입 현황>

(단위 : 백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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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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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MF, Network 18]

이러한 긍정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는 역설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UAE 소비자의 47%가 할인 매장 이용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 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34%는 자체브랜드(PB)나 저가 제품을 적극 탐색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29%는 중고 제품 구매 확대 의사를 밝혀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음을 대변했다. 걸프 산유국의 부유한 시장으로 알려진 UAE에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오히려 세계 평균을 상회한다는 사실은 이 시장의 이면을 보여준다.


하이퍼마켓·슈퍼마켓 시장 규모 및 향후 전망

2025년 UAE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시장은 거시경제 여건 개선과 인구 구조 변화를 발판으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5년 UAE 하이퍼마켓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 늘어난 350억 7800만 디르함(약 95억 51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로 거주 인구 증가와 매장 수 확대가 맞물리며 만들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객 쇼핑 경험 강화와 자체브랜드 제품을 통한 소비자 니즈 충족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연평균 6% 성장을 기록, 2030년까지 462억 6400만 디르함(약 125억 97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슈퍼마켓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186억 7700만 디르함(약 50억 8600만 달러)을 기록했다. 규모 자체는 하이퍼마켓 시장의 절반 수준이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오히려 하이퍼마켓을 앞섰다. 고액자산가 유입에 따른 프리미엄 소비층 확대와 건강,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슈퍼마켓 시장 규모 역시 2030년까지 연평균 5% 성장을 이어가며 242억 4000만 디르함(약 66억 4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가 가른 채널별 선도 브랜드의 엇갈린 성적

하이퍼마켓 시장은 소수의 대형 기업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룰루 하이퍼마켓과 까르푸 두 브랜드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65%에 달했다. 룰루 하이퍼마켓의 경우 2020년 20% 수준이던 시장점유율을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사실상 시장 구도를 재편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과 빠른 매장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까르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매장 경험 개선, 주요 쇼핑몰과 레스토랑을 아우르는 통합 적립 프로그램 ‘셰어(Share)’ 도입, UAE산 신선식품 확대 등 다각적인 투자로 대응했음에도 시장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슈퍼마켓 시장은 하이퍼마켓보다 상대적으로 완만한 집중도를 보인다. 스피니스, 뉴웨스트존, 알마디나 그룹, 알마야 그룹 등 주요 4개 기업의 2025년 합산 시장점유율은 약 40%이다. 스피니스는 2020년 10%대 초반이던 점유율을 2025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했다. ‘신선한 경험(The Fresher Experience)’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친 것이 특징이다. 신선식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편의성 중심의 소형 매장 확장으로 접근성을 높여 고객 요구에 부응했다. 여기에 빠른 디지털 전환으로 온라인 구매 경험까지 강화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뉴웨스트존과 알마디나 점유율은 각각 10%대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며, 알마야 그룹의 비중은 다소 낮아졌다. 스피니스 사례는 슈퍼마켓 시장에서 가격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과 고객층을 명확히 설정하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변한다.

UAE 하이퍼마켓·슈퍼마켓 시장 5개 선도 브랜드는 아래와 같다.

< UAE 주요 하이퍼마켓 및 슈퍼마켓 브랜드 개괄>

분류

기업명

대표 브랜드

브랜드 소개

하이퍼마켓

엠케이 그룹

(Emke Group)

룰루 하이퍼마켓

(LuLu Hypermarket)

·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하는 대표적인 대형 유통 브랜드

· 2000년 단일 매장으로 출발해 현재 걸프, 인도, 이집트, 동남아시아 등 25개국 이상에 진출한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

· UAE 내에서만 175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며 초대형 하이퍼마켓 외에도 익스프레스, 미니마켓 등 매장 포맷을 세분화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음.

하이퍼마켓

마지드 알 푸타임 하이퍼마켓

(Majid Al Futtaim Hypermarkets)

까르푸

(Carrefour)

· 매장 경험 강화를 대표하는 사례로 마지드 알 푸타임이 중동·아프리카, 아시아 12개국에서 까르푸 운영권을 독점 보유하며 UAE에서는 1995년부터 사업을 전개

· 클릭앤콜렉트(Click & Collect), 모바일 스캔앤고(Scan & Go) 등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며 온라인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고 레스토랑, 호텔 대상 도매 서비스인 까르푸 비즈니스(Carrefour Business)로 사업 영역도 확장 중

슈퍼마켓

스피니스

(Spinneys)

스피니스

(Spinneys)

· 프리미엄, 웰빙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로 UAE 유일의 프리미엄 신선식품 리테일러를 표방하며 웨이트로즈(Waitrose) 등 복수 브랜드를 운영 중

· UAE, 오만, 사우디아라비아에 91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2025년에는 쿠웨이트와 필리핀 시장에도 신규 진출

. 함께 더 나은 2030(Better Together 2030) 지속가능 전략을 통해 204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 설정 및 달성 노력 진행 중

슈퍼마켓

뉴웨스트존

(New West Zone Supermarket

& Department Store)

웨스트존

(West Zone)

· 2005년 12월 두바이 메르디프에 1호점을 열며 출발한 로컬 유통 브랜드

· 두바이, 아부다비, 샤르자, 아즈만 등지에 15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슈퍼마켓 사업을 넘어 물류 부동산 호스피탈리티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중

· 인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커뮤니티를 겨냥한 현지 특화 상품 구성이 강점으로 평가

슈퍼마켓

알마디나 그룹

(Al Madina Group)

알마디나 슈퍼마켓

(Al Madina

Supermarket)

· 1971년 첫 매장을 연 이래 반세기 넘게 이어온 UAE 로컬 슈퍼마켓 브랜드

· UAE 전역에 걸쳐 39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밀착형 근린 매장이라는 포지셔닝을 유지, 희귀 식재료부터 신선 농산물까지 엄선해 취급하는 것을 정체성으로 내세움.

· 왓츠앱 비즈니스 기반 고객 응대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편의성을 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 중

[자료 : 각 브랜드 웹사이트]


할인점 부상으로 가격 경쟁 심화

두 채널의 선도 브랜드 구도가 굳어지는 사이 새로운 변수도 나타났다. 바로 초저가를 앞세운 할인점의 부상이다. 2018년 랜드마크 그룹(Landmark Group)이 선보인 비바(VIVA)는 ‘최고품질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한다’는 모토로 2025년 말 UAE 내 100번째 매장을 열 만큼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을 좇아 UAE 대표 유통사인 마지드 알 푸타임도 사바(SAVA) 브랜드를 출시해 2025년 10월 1호점을 개점, 5개월 만에 12개 매장으로 확장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할인점이 기존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사업자의 경쟁 압력을 높이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좌) 비바, (우) 사바 할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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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각 할인점 웹사이트]


시사점

UAE 식료품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식품기업은 제품 특성과 목표 소비층에 따라 적합한 유통 채널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은 모두 식료품을 판매하지만 주력 상품과 경쟁 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강 기능성을 강조한 간편식이나 저당, 고단백 간식 등 품질과 차별화가 중요한 제품은 프리미엄, 웰니스 수요가 상대적으로 강한 슈퍼마켓 채널을 우선 검토할 수 있다. 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가공식품은 하이퍼마켓을 주요 유통 채널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하이퍼마켓 시장은 룰루와 까르푸 등 대형 브랜드의 영향력이 큰 만큼 한국 기업이 자체브랜드 제품 OEM 수주를 통해 진입하거나 공동 프로모션 등 협업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초저가 제품이라면 비바·사바 같은 할인점 채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유통 채널과 관계없이 가격 경쟁력은 중요한 요소다. 현지 까르푸 밴더사인 O사는 인터뷰에서 "지난 2년 사이 자체브랜드 제품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가격표를 먼저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체감한다"고 밝혔다. 이는 UAE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현장의 목소리로 품질과 브랜드 가치뿐 아니라 경쟁력있는 가격대를 제시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국 UAE 식료품 리테일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품 특성과 목표 소비층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유통 채널을 선정하고 가격 정책과 진출 전략을 함께 수립해야 성공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자료: Euromonitor International, IMF, Gulfnews, The National 외 현지 언론 및 두바이무역관 보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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