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매운 음식을 안 먹는다?


'일본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지만, 실제로는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관련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운맛의 정도를 평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전용 서비스인 ‘카라미터(辛メーター)’가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의 폭도 넓어지는 추세다. 카라미터에 등록된 매운 메뉴 수는 2023년 1월 약 1만8000개에서 2026년 7월 말 기준 약 3만2000개로 70% 이상 늘었다. 구루나비가 2026년 20~60대 회원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43%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답했으며, 약 20%는 최근 2~3년 사이 매운 음식 섭취 빈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20·30대에서 이러한 증가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매운맛 평가·공유 서비스 카라미터>

[자료: 카라미터 공식 홈페이지]

<매운 음식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 구루나비, 나고야무역관 정리]

제2차 마라 붐의 확산


일본에서는 2019년 화자오 특유의 얼얼한 맛이 인기를 끌며 이른바 ‘마라 붐’이 한 차례 일어났다. 당시에는 조미료·컵라면 등 각종 가공식품에 마라맛을 적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최근 들어 다시 마라가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가공식품을 넘어 마라탕 그 자체가 외식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문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Review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내 중화요리점 신규 개업 수는 2022년 1361곳에서 2025년에는 1059곳으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마라탕 전문점은 2024년 47곳에서 2025년 225곳으로 약 4.8배 늘었다. 이 수치는 외식 시장에서 마라탕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 마라탕의 인기가 눈에 띈다. SHIBUYA109 lab이 15~24세 여성 6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마라탕은 ‘2025년 트렌드 대상’ 카페·음식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이러한 인기와 더불어 마라 향미를 살린 제품도 식품시장에서 재조명 받고 있다.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출하량 1700만 개를 넘긴 ‘중화방 마라탕’을 비롯하여, 닛신식품의 ‘컵누들 14종 향신료 마라탕’, 누적 판매량 1000만 인분을 돌파한 Cook Do의 ‘극 마라 마파두부용’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일부 인기 제품은 후속 상품이나 오프라인 전문점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마라탕 전문점 신규 개업 수>

[자료: Review]

<나고야 지역의 신규 개점 마라탕 전문점>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촬영]

<일본의 대표적인 마라 제품>

상품명

특징

가격

中華房 麻辣燙 (マーラータン)중화방 마라탕

출시 약 2년 만에 누적 출하량 1700만 개를 돌파한 대표 마라탕 제품으로,
후속 상품과 오프라인 전문점까지 확대

267엔


닛신 컵누들 14종 향신료 마라탕

일본 대표 컵라면 브랜드가 출시한 마라탕 제품

268엔

Cook Do® 麻辣麻婆豆腐用

Cook Do
극 마라 마파두부용

누적 판매량 1000만 인분 돌파,
인기에 힘입어 마라 회과육용 등
후속 제품 출시

408엔

[자료: 각 제품 공식 홈페이지]

편의점 매대를 장식하는 ‘우마카라’


일본의 매운맛 트렌드는 단순히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마카라(旨辛)’는 감칠맛을 뜻하는 ‘우마이(旨い)’와 매운맛이라는 의미의 ‘카라이(辛い)’가 합쳐진 표현으로, 매운맛과 감칠맛을 동시에 살려 ‘맛있게 매운’ 풍미를 강조한다.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도 이러한 우마카라 컨셉을 내세운 상품과 기획이 잇따르고 있다. 로손스토어100은 ‘너무 매울지도?’ 테마로 우마카라부터 매우 강한 매운 단계까지 총 26종의 상품을 출시했고, 전년 대비 최고 맵기 단계 상품 비중을 확대했다. 세븐일레븐은 ‘맛있어! 한국 최애 음식’ 기획에서 ‘우마카라의 깊이’를 컨셉으로 비빔밥·볶음면 등 한국 음식 17종을 선보였으며, 패밀리마트 역시 깊은 풍미와 우마카라를 결합한 중화요리 7종을 내놓았다.


이처럼 일본 식품 시장에서 매운맛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관련 제품과 외식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마카라를 내세운 각 편의점 기획전>

편의점

기획명

기획 내용

로손스토어100

너무 매울지도?

우마카라(맛있게 매운맛)부터
매우 매운맛까지 총 26종 출시,
전년보다 최고 맵기 상품 확대

세븐일레븐

맛있어! 한국 최애 음식

‘우마카라의 깊이’를 주제로
비빔밥·볶음면 등
화제의 한국 음식 17종 출시

패밀리마트

진하고 중독적인 중화요리

진한 풍미의 메뉴와 중독성 있는
우마카라 메뉴를 함께 구성한
중화요리 7종 출시

[자료: 각 편의점 공식 홈페이지]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K-매운맛


한국 음식은 일본 소비자에게 김치, 고추장, 매운 라면 등을 통해 ‘매운맛’의 이미지를 오랫동안 형성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기존의 강한 매운맛에 크림이나 로제 풍미를 더하거나, 일본 소비자에게 친숙한 현지 제품에 한국식 매운맛을 접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 및 한일 협업 제품>

기업명

상품명

특징

가격

농심재팬


신라면 툼바

2025년 연간 판매액 10억 엔 돌파, 한국 라면 최초로 닛케이 트렌디 ‘2025년 히트상품 베스트 30’ 선정

300엔

신라면 로제

농심재팬 공식 어레인지 레시피

인기 1위인 로제 조리법을

제품화하여 한일 동시 출시

300엔

가루비·

삼양재팬

자가리코
불닭맛

일본 대표 감자 스낵 ‘자가리코’에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접목한
한일 협업 제품으로,
전국 수량 한정 판매

164엔

동원F&B·

마루하니치로

「WILDish 唐辛子ツナ炒飯」 WILDish
고추참치
볶음밥

한국 동원의 고추참치를
일본 냉동 볶음밥 브랜드에 접목한 한일 공동개발 제품

390엔

[자료: 공식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촬영]

시사점 및 진출 전략


최근 일본의 매운맛 소비는 단순히 ‘얼마나 매운가’를 넘어 향신료의 풍미, 감칠맛, 크림이나 로제와 같은 부드러운 맛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우리 식품기업도 일률적으로 강한 매운맛을 강조하기보다는 현지 소비자가 부담 없이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맛의 균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출시 전 식품 전시회나 팝업스토어, 소규모 테스트 판매 등을 통해 맵기와 풍미, 가격, 패키지 등에 대한 현지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다.


제품 형태 역시 일본 소비자의 일상적인 식문화와 접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 라면뿐 아니라 과자, 조미소스, 냉동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에 한국식 매운맛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자가리코 불닭맛이나 WILDish 고추참치 볶음밥처럼 현지 기업의 기존 브랜드 및 상품에 한국의 맛을 접목하는 공동개발은 일본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 형태와 새로운 맛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한류를 통해 형성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실제 체험과 구매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고야 지역의 한국 식품 유통 관계자 A씨는 KOTRA 나고야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소비자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한국의 매운 음식에 관심을 갖고, 최근에는 한국 여행과 한식당 방문을 통해 직접 맛본 뒤 관련 제품을 찾는 경우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형 유통점의 한국 식품전이나 음식 축제,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가 직접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현지에서 확인된 반응을 제품 현지화와 후속 상품 개발에 반영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일본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마라·우마카라 트렌드와 한국 음식에 대한 기존 인지도를 함께 활용한다면 우리 식품기업이 일본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도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구루나비, Review, 카라미터 공식 홈페이지, SHIBUYA109 lab, PR TIMES, 로손스토어100, 세븐일레븐재팬, 패밀리마트 공식 홈페이지, 각 제품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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