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상공부 산하 무역구제총국(Directorate General of Trade Remedies, 이하 DGTR)이 2026년 5월 27일 한국산 DOTP(Dioctyl Terephthalate)와 DEHCH(Diethylhexyl Cyclohexane)에 대한 양자 세이프가드(Bilateral Safeguard) 조사 최종 판정을 발표했다. 양자 세이프가드란 특정 FTA를 맺은 상대국만을 겨냥한 긴급수입제한조치로서, DGTR의 판정을 참고하여 재무부가 조치 시행 여부 및 시기를 확정한다.
<조사 진행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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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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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30. |
세이프가드 조사개시(Initiation Notific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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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7. |
이해관계자 목록 공유(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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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9. |
공청회(Oral Hearing) 개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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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
DGTR, 양자 세이프가드 부과 최종 판정(Final Findings) |
[자료: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DOTP와 DEHCH는 폴리염화비닐(PVC, Polyvinyl Chloride)의 유연성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대표적인 친환경 가소제다.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물질로, 전선·케이블 피복재, 인조가죽, 바닥재, 벽지, 자동차 내장재, 장난감, 의료용 PVC 제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DOTP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프탈레이트계(Non-Phthalate) 친환경 가소제 중 하나로 가격경쟁력이 높고 범용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DEHCH는 DOTP를 수소첨가(Hydrogenation) 공정을 통해 제조한 제품으로, 냄새가 적고 휘발성이 낮으며 내열성·내후성·저온 특성이 우수해 의료기기, 식품 접촉용 제품, 고급 소비재 등 보다 높은 품질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사용된다. 두 제품은 화학구조와 제조공정은 다르지만 상당수 최종 용도가 겹쳐 인도 DGTR은 이번 조사에서 양 제품을 상호 대체 가능한 직접 경쟁상품(Directly Competitive Products)으로 판단했다.
DGTR은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이하 CEPA)에 따른 관세 혜택으로 한국산 제품 수입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인도 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CEPA 양허관세를 철회하고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할 것을 인도 재무부에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한-인도 CEPA 체결 이후 실제 양허 철회를 권고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이 인도 DOTP 수입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국내 가소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기준 대인도 DOTP 수출 점유율(HS 2917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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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수출규모(MT) |
점유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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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13,160 |
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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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2,323 |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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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888 |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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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16,371 |
100% |
[자료: Global Trade Atlas]
CEPA 무관세 혜택이 조사 핵심 쟁점
이번 사건은 인도 기업 KLJ Plasticizers Limited의 신청으로 시작됐다. 조사 대상은 친환경 가소제인 DOTP(HS Code 29172000)와 DEHCH(HS Code 29173920)로, 전선·케이블, 인조가죽, 벽지, 바닥재, 신발, 자동차 내장재, 의료용 PVC 제품 등에 사용된다.
DGTR은 조사 과정에서 한국산 제품 수입 증가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CEPA 관세 혜택을 지목했다. 한국산 DOTP에 적용되던 관세는 CEPA 발효 이후 단계적으로 인하됐으며, 2017년부터는 사실상 무관세(0%)가 유지돼 왔다. 실제 세율은 2010년 10.94%에서 2013년 6.25%, 2016년 1.56%로 낮아진 후 2017년부터 0%가 적용됐다. DGTR은 이러한 관세 철폐 효과가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였고, 결과적으로 수입 급증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산 수입 550% 증가…인도 산업 수익성 급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산 DOTP 및 DEHCH 수입은 조사기간 동안 약 550% 증가했다. DGTR은 이를 ‘급격하고 예측하지 못한 수준의 수입 증가’로 판단했다.
특히 한국산 제품은 인도 국내 생산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됐으며, 인도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해야 했다. 그 결과 국내 산업 판매가격은 약 24% 하락했으나 원가 하락폭은 약 10%에 그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DGTR은 현금이익(Cash Profit)이 86% 감소하고 투자수익률(Return on Capital Employed)이 95%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5 회계연도에는 사실상 손실 상태에 근접한 수준까지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 인도 DOTP 수입시장 80% 점유
DGTR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인도의 DOTP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산 수입량은 1만3160톤으로 전체 수입의 80.4%를 차지했으며, 중국은 2323톤(14.2%), 기타 국가는 888톤(5.4%)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시장 구조는 DGTR이 국내 산업 피해와 한국산 수입 증가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됐다.
DEHCH까지 포함된 이유는?
한국 수출기업과 일부 수입업체들은 DOTP와 DEHCH가 화학구조와 CAS 번호가 다르고, 가격과 물성도 차이가 있어 별도 제품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DEHCH는 수소첨가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비프탈레이트(Non-Phthalate)계 친환경 가소제로, 일부 용도에서는 DOTP보다 고급 제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DGTR은 최종적으로 두 제품이 동일 제품은 아니지만 상당수 응용 분야에서 상호 대체가 가능한 직접 경쟁상품(Directly Competitive Product)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DGTR은 조사 과정에서 다수의 인도 수요기업들이 동일 용도에서 DOTP와 DEHCH를 혼용하거나 상황에 따라 대체 사용하고 있다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DEHCH를 제외할 경우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수입이 DEHCH로 전환되는 무역전환(Trade Diversion)이 발생해 조치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DGTR은 DOTP와 DEHCH를 화학적으로 동일 제품으로 본 것이 아니라, 세이프가드 제도의 취지상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으로 인정해 함께 규제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최대 7.5% 관세 부과 전망
DGTR은 재무부에 다음과 같은 조치를 권고했다. 1년차에는 최혜국대우(MFN, Most Favoured Nation) 관세율의 100% 수준까지 관세를 복원하고, 2년차에는 MFN 세율의 75% 수준까지 관세를 유지하도록 제안했다. 이에 따라 실제 적용 세율은 1년차 약 7.5%, 2년차 약 5.6%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DGTR의 권고 단계이며, 최종 관세 부과 여부와 시행 시점은 인도 재무부 고시 이후 확정된다.
<관세 조치 및 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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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기간 |
권고 조치 |
부과 後 세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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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
MFN 관세율의 100% 수준까지 관세 복원 |
약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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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
MFN 관세율의 75% 수준까지 관세 복원 |
약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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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용 기간은 최종 판정일이 아닌 향후 인도 재무부가 발행할 최종 부과 고시일을 기준으로 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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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시사점
이번 판정은 인도가 최근 CEPA 활용 수입 증가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무역구제 조치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DGTR이 직접 경쟁상품 개념을 폭넓게 적용해 DEHCH까지 조치 대상에 포함한 점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참고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재무부가 DGTR 권고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한국산 DOTP와 DEHCH는 2017년 이후 유지돼 온 무관세 혜택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재무부 최종 결정 동향과 후속 집행 절차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자료: DGTR Final Findings, Global Trade Atlas, KOTRA 뉴델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