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안경(AI 안경)은 안경 형태로 착용하면서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AI 기능을 활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손을 쓰지 않고 사진 및 영상 촬영, 음성 비서, 실시간 번역, 길 안내, 사물 인식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2013년 구글 글래스 출시를 계기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가격·배터리·착용감 등의 문제로 대중화가 더뎠다. 최근 메타를 필두로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출하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HS 코드는 9004류 또는 8528류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제품 사양, 통신기능 유무, 단안·쌍안 여부 등을 반영해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구환신(以旧换新) 편입이 만든 변곡점
이러한 글로벌 시장 추세에 따라 중국 스마트안경 시장도 2026년 들어 '얼리어답터용 기기'에서 '대중 소비재'로 넘어가는 분기점을 맞고 있다.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거나 새 제품을 구매할 때 중국 정부가 일부 비용을 지원해 주는 이구환신(以旧换新) 보조금 대상에 2026년 1월부터 스마트안경이 포함되면서, 6,000위안 이하 제품 구매 시 15% 보조받을 수 있게 돼 구매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정책 효과는 판매량 수치로 즉시 나타났다. 중국 중앙방송국 산하의 경제·재테크 전문 채널 양시재경(央视财经)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가인 선전 화창베이(华强北)의 2026년 춘절 기간 전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그중 스마트안경 판매량이 70~80% 급증하며 화창베이 자체 인기 순위인 'AI 8준(八駿)'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화창베이에 위치한 화웨이(华为) 체험점의 경우 5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5% 증가했고, 정가 2,499위안 제품이 15% 국가보조 적용 후 2,100위안대로 내려갔다. 징둥(京东) 데이터 기준 5월 주요 스마트안경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2026년 중국 출하량 450만 대 전망
글로벌 IT·컨슈머 테크 분야를 다루는 시장조사기관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스마트안경 출하량은 253만 대로 예상돼 전년 대비 92.9%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며, 2026년에는 450만 대로 77.7% 늘어날 전망이다. 450만 대 중에서도 오디오·촬영형 안경이 343만 대를 차지하고, AR/VR 기능 탑재 안경이 107만 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2026년 중국 스마트안경 출하량 추이 및 전망>
(단위: 만 대)

[자료: IDC]
화창베이, 200여 개 업체가 뭉친 '완결형 체인'
주목할 것은 이 흐름의 물리적 중심이 선전 화창베이라는 점이다. 선전신문망(深圳新闻网)에 따르면, 화창전자세계(华强电子世界) 왕청주(王承珠) 총경리는 "스마트안경은 화창베이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빠르게 물량이 늘었다"며, 2024년부터 집중적으로 등장해 2025년에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와 해외시장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창베이에는 완제품 솔루션사, 브랜드사, 무역 공급상, 채널상 등 판매·출고에 직접 참여하는 업체 200개 이상이 모여 있어 '최초 출시지이자 테스트베드'로 불린다. 무비자 확대에 따른 해외 바이어·관광객 유입도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는데, 한 스마트안경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시장 비중이 전체 사업의 40% 가까이에 달한다.
한국 기업의 진입 기회는 완제품보다 핵심 부품
원가 구조를 보면 한국 기업의 진입 기회가 드러난다. 중국의 XR·메타버스 산업 전문 포털 시나XR(新浪XR)에 따르면, 핵심 부품이 AR 기능을 탑재한 완제품 BOM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광학 모듈이 약 60달러, AI 칩이 약 58.9달러, 카메라 모듈이 약 12달러 수준이다. 반면 완제품 ODM 매출총이익률은 10~13%에 그친다. 부가가치가 조립이 아닌 광학·반도체·모듈 등 핵심 부품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시사점
중국의 스마트안경 시장은 이구환신 보조금 편입을 계기로 대중 소비재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특히 선전 화창베이를 중심으로 완제품·부품·유통이 결합된 생태계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시장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중국의 해당 시장은 완제품 브랜드 경쟁이 이미 과열 국면에 접어든 반면, 업스트림 부품은 여전히 공급이 빠듯하다. 선전에 소재한 광학부품업체 C사 관계자는 KOTRA 선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선전에서 스마트안경 완제품을 조립하는 곳은 넘쳐나지만, 정작 광학 모듈과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며, “2026년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낮은 비용으로 조립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밝고 얇고 가벼운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기업에게는 스마트안경 자체로 중국 시장에 도전하기보다는 부품·소재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영역이 넓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얇고 가볍지만 성능은 확실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한국 부품기업이라면 중국 브랜드사와의 협업을 검토할 수 있다.
자료: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양시재경(央视财经), 선전신문망(深圳新闻网), 시나XR(新浪XR), KOTRA 선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