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로봇에서 ‘주거 관리 로봇’으로 확대되는 가정용 로봇
최근 미국에서는 로봇 활용 범위가 실내 청소를 넘어 잔디 관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ndustry Research에 따르면 2026년 미국의 로봇 잔디깎이 설치 대수는 2023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단독주택 비중이 높고 잔디를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가구가 많은 미국의 주거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서 전문 업체에 잔디 관리를 의뢰할 경우 0.25에이커(약 306평) 규모의 일반 주택 기준 방문 1회당 약 40~65달러가 소요된다. 잔디 성장기에는 통상 1~2주 간격으로 관리가 필요해 연간 유지비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배경에서 로봇 잔디깎이는 초기 구매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반복적인 관리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6년 미국 내 가정용 로봇 잔디깎이 가격은 대체로 약 750~2500달러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북미 로봇 잔디깎이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0억 달러였으며 연평균 5.2% 성장해 2034년에는 약 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기준 미국은 북미 로봇 잔디깎이 시장의 83.1%를 차지했다. 또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내 8000만 가구 이상이 최소 1개 이상의 스마트 홈 기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트 가전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가 높은 편으로 수요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
<2025~2034년 북미 로봇 잔디깎이 시장 규모>
(단위: US$ 십억)

[자료: Global Market Insights]
전선은 사라지고, AI가 정원을 관리하는 시대
최근 미국 로봇 잔디깎이 시장에서는 경계선을 설치하지 않는 무선경계(Wire-Free) 기술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경계선을 땅에 설치하지 않고 위성 위치정보, 카메라, 센서 등을 활용해 작업 구역을 설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제품은 작업 구역을 설정하기 위해 잔디 가장자리에 경계선을 직접 설치해야 했으나 설치 과정이 번거롭고 정원 구조가 바뀔 경우 전선을 다시 매설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반면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스마트폰 앱으로 작업 구역을 지정하거나 로봇이 정원을 이동하며 지도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전선 설치 없이 잔디 관리가 가능하다.
미국 조경 장비 기업 토로(Toro)는 로봇 잔디깎이 헤븐(Haven)에 비전 기반 내비게이션 기술을 적용했다. 헤븐은 4개의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또한 카메라 렌즈에 방수 코팅을 적용해 빗물이나 물방울이 맺혀도 별도의 렌즈 청소 없이 안정적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헤븐 로봇 잔디깎이>
[자료: 토로]
외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에서 비슷한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로봇 기업 맘모션(Mammotion)은 CES 2026에서 루바 3 AWD(LUBA 3 AWD)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라이다(LiDAR), RTK 위성항법, AI 비전을 결합한 트라이퓨전 내비게이션(Tri-Fusion Navigation)을 적용해 복잡한 잔디밭에서도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도록 설계됐다. RTK 위성항법은 위성 위치정보의 오차를 실시간으로 보정해 센티미터 수준의 위치 정확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접목된 트라이퓨전 내비게이션은 ±1cm 수준의 위치 정확도를 구현할 수 있다.
가정용 로봇 기업 에코백스(ECOVACS)도 미국 시장에서 라이다 기반 로봇 잔디깎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고트 A3000 라이다 프로(GOAT A3000 LiDAR PRO)는 AI 비전과 3D ToF 라이다를 활용해 200종 이상의 장애물을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3D ToF 라이다는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하는 센서 기술이다. 잔디밭에 놓인 물건이나 작은 동물 등을 구분해 주행 경로를 조정하는 점이 강점이다.
구역별 맞춤 관리가 가능한 로봇 잔디깎이
잔디깎이가 잔디 상태와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스웨덴 조경 장비 기업 허스크바나(Husqvarna)는 오토모어(Automower) 시리즈에 AIM(Automower Intelligent Mapping) 기능을 적용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에서 작업 구역과 출입 금지 구역을 설정할 수 있으며 로봇은 생성된 지도를 바탕으로 작업 구역별 예초 일정을 다르게 운영한다. 계절이나 잔디 성장 속도에 따라 예초 빈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고 잔디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허스크바나는 앱을 통해 날씨 예보를 반영한 작업 일정 관리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예초를 미루고 잔디 성장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작업 횟수를 늘리는 등 계절과 환경 변화에 맞춘 관리가 가능하다. 이처럼 최근 로봇 잔디깎이는 잔디 상태와 작업 환경을 분석해 예초 계획을 스스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허스크바나 오토모어 AIM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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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출입 금지 구역 설정 화면 |
AI 기반 작업 구역 관리 화면 |
[자료: 허스크바나]
시사점
미국 가정용 로봇 시장은 실내 청소 중심에서 잔디 관리 등 실외 주거 관리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로봇 잔디깎이는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미국의 주거 환경과 맞물려 잔디 관리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 경쟁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예초 성능과 배터리 사용 시간이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경계선 설치가 필요 없는 무선 경계 기술, AI 카메라 및 라이다 기반 장애물 인식, 작업 구역 관리 기능 등 사용 편의성과 자율주행 성능이 주요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자율주행 로봇 분야 전문가는 KOTRA 시카고무역관을 통해 "로봇 잔디깎이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 주행 성능보다 실외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인식하는 능력에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설치 편의성과 사후관리 체계가 제품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완제품뿐 아니라 센서, 카메라 모듈, 라이다, 배터리, 모터, 방수 부품, 충전 시스템 등 핵심 부품 분야에서도 진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주택은 잔디 면적, 경사도, 나무와 화단 배치 등 사용 환경이 다양해 현지 여건을 반영한 제품 설계와 내구성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로봇 잔디깎이는 예초 날 등 소모품의 주기적 교체가 필요하므로 구매 이후 관리 서비스도 소비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입 초기에는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조경 장비 전문 유통업체, 서비스센터, 부품 공급망 등을 함께 구축해 소비자가 유지·보수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Global Market Insights, Industry Research, 미국소비자기술협회, 토로, 맘모션, 에코백스, 허스크바나, KOTRA 시카고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