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특성

칠레는 2010년부터 장기 가뭄을 겪으며 국토 대부분 지역에서 수자원 가용성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칠레담수화협회(ACADES)에 따르면 2030~2060년 중북부 지역의 수자원 가용성은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대체 수자원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칠레는 중남미에서 해수담수화 설비 용량이 가장 큰 국가로, 가동 중인 플랜트는 주로 북부 광업 지역에 몰려 있다. 담수화 산업을 이끄는 핵심 수요처인 광업 부문은 향후 수년간 해수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5월 '해수담수화법(Ley de Desalinización)'이 공포되는 등 관련 법적 체계까지 마련됨에 따라 칠레는 국가 차원의 지속가능한 수자원 안보를 확립하고, 중남미 해수담수화 시장을 이끄는 선도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나갈 전망이다.

정책 및 규제

칠레의 해수담수화 산업은 오랜 기간 독자적인 규제 체계 없이 해양, 광업, 환경 분야의 일반 규범에 따라 운영되어 왔다가, 2026년 5월 해수담수화법(법률 제21813호)이 공포되면서 구체적인 법적 체계가 비로소 갖춰졌다. 18개월의 유예 기간 후 전면 시행될 예정인 동법은 담수화 목적의 해수 취수에 대해 국방부가 부여하는 '특별 해양 양허권(concesión marítima especial)'을 신설하고, 식수 및 생활용수 우선 공급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최소 유량 확보 의무를 명시한다. 또한 담수화 지역권을 신설해 인프라망이 사유지를 지날 경우에 대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수자원국(DGA) 산하 해수담수화 전담 부서도 신설해 '국가 해수담수화 전략(Estrategia Nacional de Desalinización)'을 이행하도록 규정한다.


주요 기업 및 프로젝트 현황

칠레의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는 크게 광업용, 식수·생활용수용, 다양한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다목적용으로 구분된다. 각 분야의 특성에 맞춰 대형 광산 기업과 상하수도 전문 기업들이 자본을 투입해 핵심 플랜트의 건설 및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1. 광업용

광업은 칠레 담수화 설비 용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자체 플랜트를 운영하거나 전문 기업과 계약해 운영하는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BHP가 운영하는 에스콘디다 용수 공급(EWS) 플랜트가 대표적 사례로, 해발 3,100미터에 위치한 에스콘디다 광산에 지속가능한 광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2013년 승인됐다. 늘어나는 수자원 수요를 충족하도록 초당 2,500리터 규모로 설계됐으며, 연안 담수화 플랜트, 압송관로 2기, 고압 펌프장 4곳, 저수지와 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17년 가동 이후 에스콘디다 광산은 100% 해수담수만으로 운영 중이며, 수자원 전면 전환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광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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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기업 홈페이지, 2018]

2026년 4월부로 건설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칠레 국영구리공사(Codelco, 이하 코델코)의 북부 지역 담수화 플랜트(Planta Desalinizadora Distrito Norte)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라도미로 토믹(Radomiro Tomic), 미니스트로 알레스(Ministro Hales), 추키카마타(Chuquicamata) 사업장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초기 초당 840리터에서 향후 초당 1,956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라도미로 토믹 사업장 내 고도 3천 미터 지점의 저수지까지 이어지는 160km 이상의 압송관로를 포함한다. 해당 사업은 아과스 오리손테(Aguas Horizonte)와 테친트(Techint)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건설과 운영·유지보수를 전담한 뒤, 향후 코델코에 소유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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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기업 홈페이지, 2026]

한편, 안토파가스타 미네랄스(Antofagasta Minerals)는 담수화 용량 확대와 수자원 사용 효율화를 결합한 수자원 전환 전략을 추진해 왔다. 2024년에 중부 지역 최초의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인 초당 400리터 규모의 로스 펠람브레스(Los Pelambres) 플랜트를 준공했으며, 현재 용량을 두 배로 늘리고 내륙 수자원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기 위한 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2. 식수·생활용수용

칠레는 식수·생활용수용 담수화 부문의 역내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 70만 명 이상에게 담수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상하수도 기업인 아과스 안토파가스타(Aguas Antofagasta)의 북부 담수화 플랜트(Planta Desaladora Norte) 증설 사업으로, 1억3000만 달러를 투입해 생산 용량을 초당 1,436리터로 확대하여 안토파가스타와 메히요네스(Mejillones) 시 생활용수를 100% 해수담수로 전환했다.

아타카마 지역에서는 에콘사(ECONSSA)가 운영하는 플랜트가 2022년 가동을 시작해 4개 도시의 약 34만 주민에게 담수를 공급하고 있다. 초당 450리터의 용량으로 운영을 시작하여 향후 초당 900리터, 최대 초당 1,200리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3. 다목적용

다목적용 담수화 플랜트는 단순 광업용수나 식수에서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용수를 공급하도록 설계된다. 해수담수화 기업 크람사(CRAMSA)의 '아과스 마리티마스(Aguas Marítimas)' 프로젝트는 안토파가스타 지역 광산, 산업단지, 도시 등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약 480km 길이의 담수 송수관 시스템, 펌프장 18곳, 전력선 350km, 변전소 21곳을 포함하며, 2026년 5월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아 2027년 건설 예정이다. 중부 지역에는 아과스 파시피코(Aguas Pacífico)가 아콘카과(Aconcagua) 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연안 산업체와 내륙 지역에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기술 동향

현재 해수담수화 산업은 현재 역삼투(reverse osmosis) 방식이 주도하고 있으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대안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나노여과(nanofiltration) 방식은 역삼투(60바)보다 낮은 압력(40바)에서 작동하는 다공성 멤브레인(membrane)을 사용하여 효율이 뛰어나다. 일례로 칠레 콘셉시온 대학교(Universidad de Concepción)는 에너지 소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하는 독자적인 나노여과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고효율 압력 교환기를 통해 바다로 버려지는 염수의 남은 수압을 동력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전체 공정의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추고 있다.

해양 및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탈탄소화도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캐나다 기업 오네카 테크놀로지스(Oneka Technologies)는 전력이나 화석 연료 없이 오직 파력(파도 에너지)으로 해수를 담수화하는 자율형 무인 부표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담수화 기술의 핵심 수요처인 광업 부문은 수자원 효율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으며, 담수 저수지 수면을 부유식 덮개로 차단하여 태양열과 바람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분 증발을 줄이거나, 원심분리기를 활용하여 광미(광물 찌꺼기)에서 수분을 회수하는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로스 펠람브레스(Los Pelambres) 광산은 광미 댐에 포함된 수분의 80% 이상을 회수하고, 센티넬라(Centinela) 광산은 수자원 회수율을 최대 20%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산업 과제

해수담수화의 고질적 난제 중 하나는 부산물인 염수 처리다. 연안 지역의 염수 방류는 해양 생물에 삼투압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어 환경적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스케일 및 오염 방지제 등 수처리 과정에 투입되는 각종 화학 물질도 영향을 미치며, 대규모 해수를 취수하는 펌프의 흡입력으로 인한 어류 폐사 문제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행정적 면에서는 인허가 규제에 따른 지연이 상당하다. 과거 칠레에서 산업용 규모의 담수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 구상 단계부터 실제 담수 생산까지 평균 139개월이 소요됐다. 이는 관할 기관의 분산과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가 투자 불확실성과 사업 지연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칠레 정부는 국가 해수담수화 전략의 목표 중 하나로 인허가 기간을 48개월 미만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고자 한다.

운영 비용 또한 주요 해결 과제다. 전력은 전체 운영비의 약 44%를 차지하는 가장 큰 지출 항목이며, 여기에 운송까지 고려하면 칠레의 지리적 특성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현재 역삼투 공정의 표준 전력 소비량은 약 3.5kWh/m³ 수준이지만, 담수를 해발 3천 미터 고지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훨씬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담수화 공정 자체의 전력 비용은 0.37달러/m³에 불과한 반면, 펌핑(압송) 비용은 1.33달러/m³로 약 4배에 달한다.

산업 수급 동향

1. 투자

칠레담수화협회에 등록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는 2025년 10월 기준 51개이며, 예상 총투자액은 244억5500만 달러, 총생산 용량은 초당 39,043리터에 달한다. 부문별로 광업이 15개(92억9900만 달러, 9,384L/s)로 가장 많고, 다목적 부문이 8개(26억7200만 달러, 13,910L/s), 식수·생활용수 부문이 8개(52억3700만 달러, 13,184L/s)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20개 프로젝트는 그린수소 산업과 연계되어 있으며, 초기 예상 투자액은 72억4700만 달러, 생산 용량은 최소 2,565L/s 수준이다.

사업 진척도 측면에서는 10개 프로젝트가 실제 건설 단계에 진입했으며, 나머지 41개는 다양한 단계의 엔지니어링 설계를 진행 중이다. 또한 전체 프로젝트 중 16건은 환경영향평가(RCA) 승인을 완료했고 12건은 평가를 진행 중이며, 나머지 23건은 아직 환경영향평가 시스템에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2. 생산 및 수요

칠레는 중남미 최대 담수 설비 용량을 보유한 국가로, 현재 가동 중인 32개 산업용 담수화 플랜트 및 해수 압송 시스템의 총 설비 용량은 초당 14,227리터에 달한다. 구리 광업은 최대 수자원 수요처로, 국가 전체 담수화 설비 용량의 85%를 차지하며 기존 32개 플랜트 중 19개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플랜트는 다국적 광산 기업 BHP가 에스콘디다(Escondida) 광산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급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가 전체 물 소비량에서 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칠레의 전체 수자원 수요는 농업 부문이 72%로 가장 높고 생활용수가 12%로 그 뒤를 잇는다. 해수담수화 인프라가 광업 및 도시 상하수도 부문에서는 빠르게 성장했으나, 여전히 내륙 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농업 부문으로의 확장은 더뎌, 향후 해당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시장 수요 및 성장 잠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3. 수출입

칠레 해수담수화 산업에서 물 자체는 수출 품목이 아니나, 친환경 광업이나 미래 산업인 그린수소 관련 '물 발자국'을 낮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할 수 있게 한다. 국가 전체 담수화 설비 용량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광업은 대규모 해수 활용을 통해 상업적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고 있으며, 담수화된 물을 사용하고 기존에 점유하던 내륙 수자원 취수권을 반환함으로써 글로벌 시장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ESG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한편, 칠레는 담수화 산업의 핵심 부품 및 기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멤브레인, 펌핑 시스템, 에너지 회수 설비 등 고도로 전문화된 기계 및 장비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으며, 자국 내 자체 생산 기반이 부재한 만큼 담수화 산업 규모가 팽창할수록 글로벌 우수 기술과 설비 조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진출 전략

1. SWOT 분석


Strengths

Weaknesses

-광업 및 생활용수 부문에서 100% 해수 담수를 도입한 성공 사례가 있어, 신규 제안 인프라에 대한 현지 수요처의 수용성이 높음

-중남미 최대 시장으로서, 설비와 기술력을 검증하고 중남미 전역으로 뻗어갈 수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테스트베드 환경 제공

-칠레 담수화 시장의 80%가 광업에 집중되어 있어, 광업의 경기 변동 및 투자 사이클에 따라 수주 실적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음

-생산된 담수를 고지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지형적 특성상, 현지 발주처는 높은 수준의 에너지 효율 및 운영비 절감 성능을 요구하므로 단순 범용 제품 수출로는 진입이 어려울 수 있음

Opportunities

Threats

-현지 담수화 산업이 기술, 장비, 핵심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나노여과, 에너지 회수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혁신 기술 수출 기회가 개방됨

-국가 전략의 도입으로 인허가 기간이 기존 48개월 미만으로 단축되고, 244억5500만 달러 규모의 거대한 발주 시장이 신속하게 열릴 전망

-다목적용 인프라 확대와 해수를 필수로 사용하는 그린수소 산업의 성장으로 새로운 융복합 수주 기회가 창출될 전망

-염수 방류 및 해수 취수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해 향후 규제가 신설될 경우 설계 변경이나 컴플라이언스 대응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

-극심한 가뭄으로 환경 이슈가 첨예해짐에 따라,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사회적·환경적 요구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 존재

-2026년 5월부터 18개월 후 해수담수화법이 완전히 발효되기 전까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규제 및 제도적 과도기의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함


2. 유망 분야

도심 상하수도(생활용수) 인프라: 식수를 공급하는 상하수도 부문은 칠레 중·북부 지역의 가뭄 심화에 따라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안토파가스타와 메히요네스의 '100% 해수 담수 공급' 성공 사례는 타 도심 지역으로의 모델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2030~2060년 칠레 중·북부의 가용 수자원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어 도심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다목적 융복합 플랜트 개발: 광업, 생활용수, 산업, 농업 등 다양한 수요처를 단일 인프라로 묶어 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 프로젝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모델은 다수의 참여 주체가 초기 투자비를 분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광업에 편중되어 있던 담수 공급 인프라를 타 산업 부문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고효율 설비 및 에너지 절감 기술: 에너지 및 기술 효율화 솔루션에서 전력 소모를 최대 30%까지 줄이는 나노여과 기술이나 염수를 활용한 에너지 회수 시스템 등이 이미 실질적인 원가 절감 성과를 내고 있다. 담수 생산 자체보다 장거리·고지대 압송 비용이 더 큰 칠레 시장 특성상, 막대한 전력비를 낮출 수 있는 초고효율 설비와 기술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발주(EPC) 및 투자: 해수담수화법과 국가 전략의 도입으로 과거 사업 지연의 주원인이었던 법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프로젝트 인허가 소요 기간이 기존 139개월에서 48개월 미만으로 대폭 단축될 계획임에 따라, 그간 적체되어 있던 대형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향후 관련 산업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칠레 과학기술지식혁신부(Ministerio de Ciencia, Tecnología, Conocimiento e Innovación), 공공사업부(Ministerio de Obras Públicas), 칠레담수화협회(ACADES), 칠레 국회도서관(BCN), 칠레광업협회(SONAMI), 칠레 환경평가청(SEA), 광업위원회(Consejo Minero), 발파라이소 대학교(Universidad de Valparaíso), 칠레 투자청(InvestChile), 가톨릭대학교 공공정책센터(Centro de Políticas Públicas UC), 칠레 정부 포털(Gob.cl), 스페인 무역투자진흥청(ICEX España Exportación e Inversiones), 각 기업 홈페이지 및 La Tercera, Emol, BioBioChile, Reporte Minero, Portal Minero 등 현지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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