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방산 조달과 생산능력 확대가 하위 공급망까지 새로운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다. 뮌헨무역관은 현지 방산기업과의 공급망 협력 과정에서 구체적인 품목 수요를 확인했고, 현재 국내기업과의 매칭을 진행 중이다. 실제 공급망 진입을 위해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품질·보안·규정 대응 등 공급업체로서의 준비와 수요에 맞춘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U, NATO 재무장, 독일 방산 공급망 확대
NATO는 2025년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GDP 대비 5%를 방위, 안보 분야에 투자하는 목표에 합의했다(NATO, 2025.6.25.). EU 역시 「Readiness 2030」을 통해 최대 8000억 유로 규모의 방위투자를 추진하며, SAFE와 EDIP로 공동조달과 역내 생산능력 확충을 뒷받침한다.
* SAFE (Security Action for Europe): 회원국 공동 방위조달 지원을 위한 최대 1500억 유로 규모 장기대출 제도
** EDIP (European Defence Industry Programme): 공동조달 및 생산능력 확충을 통한 유럽 방위산업 기반 강화 지원 프로그램
독일도 유럽 재무장 기조에 발맞춰 국방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5년 군사비는 1140억 달러, 전년 대비 24% 증가다(SIPRI, 2026.4.27.). 유럽 NATO 회원국 중 최대 규모, 세계 순위로는 4위다. 독일 정부는 NATO 기준 국방비를 2025년 GDP 대비 2.4%에서 2029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독일 연방재무부), 국방과 안보 지출에 대한 부채제동장치 적용까지 완화해 중장기 재원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 부채제동장치(Schuldenbremse)는 독일 기본법상 정부의 신규 차입을 제한하는 재정준칙. 2025년 기본법 개정으로 국방 및 일부 안보 관련 지출 중 명목 GDP의 1%를 초과하는 부분은 통상적 차입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
확대된 국방예산은 항공우주·방산산업의 성장과 실제 조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항공우주산업의 2025년 매출은 620억 유로로 전년 대비 19%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군용 항공 부문은 35%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BDLI, Tagesschau, 2026.5.27.). Eurofighter 전투기 추가 발주, IRIS-T SLM과 Patriot, Arrow 3 등 다층 방공체계 확충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완성체계뿐 아니라 레이더, 센서, 전자전, 항공전자, 통신, 구조체, 정밀가공품까지 관련 부품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독일의 방산 투자는 완성 무기체계 도입과 미사일, 방공체계 생산능력 확대를 함께 밀고 간다. 체계기업(Prime Contractor)과 주요 시스템기업은 물론, 하위 공급망에서도 구조체와 정밀가공품, 전자부품, 소재 분야의 추가 생산능력과 안정적 공급처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생산능력 확충은 중장기 과제라, 이 수요는 당분간 꺼지지 않는다. 관련 제조역량을 보유한 부품기업에는 그만큼 공급망 진입 기회다.
EU는 공동조달과 역내 생산기반 강화를 정책의 중심에 놓는다. 비EU 기업에는 완제품 수출보다 현지 공급망 진입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SAFE 지원 조달의 경우 EU, EEA와 EFTA, 우크라이나 이외 지역에서 원산된 부품 비용이 전체 부품비의 35%를 넘을 수 없다(European Commission, EUR-Lex). 한국은 2024년 11월 EU와 안보, 국방 파트너십을 체결해 SAFE 공동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파트너국 지위를 확보했지만, 한국산 부품이 EU산과 동일한 적격성을 인정받으려면 별도 협정이 필요하다. 2026년 9월 현재 이 별도 협정을 맺은 비유럽 국가는 캐나다가 유일하다. 국내기업은 이러한 제도적 위치를 전제로, 독일 체계기업과 1·2차 협력기업(Tier 1·2)에 대한 부품, 소재 공급을 우선 목표로 삼고 현지 파트너십과 공동개발, 유럽 내 생산으로 협력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야 한다.
독일 방산 조달과 공급망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독일 방산 조달은 연방군의 전력, 장비 소요에서 시작돼 연방군 장비·정보기술·운용청(BAAINBw) 조달을 거쳐 체계기업과 하위 공급망으로 이어진다. 연방국방부가 국방정책과 예산을 총괄하고, 연방군 기획청이 NATO 전력목표와 운용상 필요를 검토하면, BAAINBw가 이를 실제 조달사업으로 구체화한다. BAAINBw는 기술요구조건 작성부터 입찰, 평가, 계약까지 수행하며 장비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한다. 절차 자체는 명확하다. 소요 제기 이후 통합프로젝트팀(IPT)이 성능개량, 상용구매, 신규개발 등 획득방식을 검토하고, BAAINBw가 입찰과 평가를 거쳐 계약을 체결하는 순서로 진행되며, 2500만 유로 이상 계약은 체결 전 반드시 연방의회 예산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BAAINBw (Bundesamt für Ausrüstung, Informationstechnik und Nutzung der Bundeswehr): 독일 연방군의 무기체계, 장비 조달을 담당하는 연방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본부는 코블렌츠에 소재

[자료: Bundeswehr, BAAINBw 및 주요 방산기업 자료, 뮌헨무역관 정리,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군용기, 미사일, 방공체계 등 복합 무기체계에서는 BAAINBw가 모든 부품업체와 직접 계약하지 않는다. 대신 에어버스(Airbus), 라인메탈(Rheinmetall), MBDA 등 체계기업과 계약하고, 체계기업이 시스템과 모듈, 부품을 하위 공급망에서 조달한다. 엔진, 센서, 항공전자 같은 주요 시스템은 MTU 에어로 엔진스(MTU Aero Engines), 헨솔트(Hensoldt), 립헤르(Liebherr)가 Tier 1 또는 핵심 시스템 공급기업으로 참여하고, 정밀가공품과 전자부품, 소재는 Tier 2 이하에서 조달한다. 대형 방산사업이 확정되면 발주 수요는 체계기업에서 시스템기업, 다시 부품과 소재기업 순으로 단계적으로 퍼진다.
한국 부품, 소재기업의 진입지점은 이 하위 공급망이다. BAAINBw의 정부조달에 해외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합 무기체계는 보안과 기술요건, 납품실적, 후속지원 역량을 요구하고, 체계기업이 설계와 공급망 관리를 담당한다. 그래서 중소·중견 부품기업이 독일 정부와 직접 계약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항공기 구조물과 정밀가공, 엔진부품, 센서, 전자부품, 복합소재 분야의 국내기업이라면 체계기업 또는 Tier 1 기업의 승인 공급업체 등록과 프로젝트별 견적요청(RFQ) 참여를 우선 경로로 삼아야 한다.
공급대상별로 접근 기업도 달라진다. 항공기 구조와 시스템은 Airbus 등 체계기업의 공급망, 엔진과 추진은 MTU Aero Engines 등 전문 시스템기업, 레이더, 센서, 전자전은 Hensoldt 등 Tier 1 기업이 접점이다. 독일 연방군에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제품이 어느 무기체계의 어느 시스템에 들어가며 해당 시스템의 실제 구매주체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바이어 발굴도 기업 규모나 인지도보다 자사 제품의 적용 체계와 공급단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완성체계가 아닌 엔진, 센서, 구조체 등 특정 시스템이나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라면, 해당 품목의 실제 조달권한을 가진 체계기업 또는 Tier 1·2 기업부터 특정하는 게 순서다.
모든 사업이 BAAINBw를 통해서만 추진되지는 않는다. A400M 등 유럽 공동사업은 공동군비협력기구(OCCAR)가, NATO 공동장비와 군수지원 사업은 NATO 지원조달청(NSPA)이 관리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실제 부품, 소재 공급은 계약을 수주한 체계기업과 시스템기업의 공급망을 통해 이뤄진다. 정부조달 공고만 봐서는 부족하다. 주요 방산기업의 공급망과 신규 프로젝트 동향까지 함께 확인해야 진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현장에서 확인된 수요: 미사일 구조체용 정밀가공 부품
독일은 장거리 정밀타격용 TAURUS NEO 양산을 준비하는 등 미사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완성체계만이 아니다. 구조체, 추진, 구동, 전자부품 등 하위 공급망에서도 추가 생산능력 확보와 공급처 발굴이 과제로 떠올랐다.
* 관련 HS 코드: 930690(기타 군용 탄약, 미사일 및 관련 부분품). 개별 구조체, 정밀가공품의 실제 품목분류는 제품 특성, 용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미사일 공급망은 체계기업이 전 구성품을 자체 생산하는 구조가 아니다. 독일 주요 미사일 체계기업인 M사는 조달영역을 장비(Equipment), 기계, 전기, 전자, 무선주파수(RF) 부분조립품(Subassemblies), 원자재 및 부품(Raw Materials & Components)으로 나누고 외부 전문기업을 공급망에 끌어들인다. 특정 소재나 가공기술에 경쟁력을 갖춘 전문 제조기업이라면, 그만큼 공급망 참여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뮌헨무역관은 M사와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알루미늄, 티타늄 소재 기반 미사일 구조체용 정밀가공품 수요를 확인했고, 현재 국내기업과 사전 상담 및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공급업체 선정이나 계약 단계는 아니다. 다만 현지 체계기업의 구체적 품목 수요와 국내기업의 생산역량을 실제로 연결한 사례라는 점은 분명하다.

[자료: KOTRA 뮌헨무역관 조사자료,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M사를 포함한 주요 방산기업은 정밀가공기술과 가격경쟁력만으로 공급업체를 선정하지 않는다. 품질관리 역량, 공급망 사이버보호, 산업표준 부합 여부를 함께 요구한다.
M사 관계자는 방산 납품실적이 없는 기업이라도 항공, 자동차, 정밀가공 분야의 제조역량과 품질관리체계를 갖췄다면 공급망 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공급업체를 고를 때는 기술력 외에 품질관리, 추적성, 사이버보안, 수출통제 대응, 장기 공급능력까지 종합적으로 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독일 방산 공급망 진입이 반드시 완성 무기체계나 방산 전용기술에서 시작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항공, 자동차, 정밀기계 분야에서 소재가공과 품질관리 역량을 쌓아온 기업이라면, 그 역량을 특정 방산 조달품목의 요구조건에 맞춰 제시하는 것만으로 공급망 진입을 검토할 수 있다.
한국은 항공, 자동차, 정밀기계산업을 기반으로 알루미늄과 티타늄 등 특수소재 정밀가공, 품질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기존 제조기술을 방산 분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완성 미사일 체계에서 독일 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구조체와 정밀가공품 등 전문 부품 공급기업으로 체계기업 공급망에 들어가는 방식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훨씬 현실적인 경로다.
이러한 가능성은 국내 항공부품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케일럼(Caelum)은 프랑스 사프란(Safran)의 저압터빈(LPT) 베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독일 MTU 에어로 엔진스(MTU Aero Engines) 등 글로벌 항공엔진 제조사의 엔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항공엔진 핵심부품 정밀가공과 특수공정 분야에서 4개 NADCAP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afran과 코팅 분야의 추가 NADCAP 인증을 위한 기술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이 기존 항공산업에서 축적한 정밀가공, 특수공정, 품질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엔진 공급망에 진입하고, 이를 방산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공급업체 요건: 기술력 외 품질, 보안, 규정 대응력
독일 방산 공급망 진입에는 기술력만으로 부족하다. 품질, 보안, 규정 대응 역량까지 갖춰야 한다. 신규 공급업체는 초기 기술검토 이후에도 공급업체 심사와 품질, 공정 검증을 거쳐야 하며, 단기 수주보다 후보군 진입, 벤더 등록, 프로젝트별 RFQ 참여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국내기업은 상담에 앞서 자사 제품이 적용될 무기체계와 시스템부터 파악해야 한다. 사용 소재, 주요 가공공정, 생산능력, 품질관리와 추적성, 사이버보안, 수출통제 대응, 기존 납품실적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신규 공급업체는 공급 품목과 서비스에 따라 ISO 9001 또는 AS9100 등 제3자 인증 품질경영시스템(QMS)을 요구받을 수 있고, 사이버보안 역량도 평가 대상이다. 주요 체계기업의 공개자료를 보면 신규 공급업체 평가 과정에서 공급업체 설문, 사이버보안 평가, 윤리·행동강령 준수 확인 등이 요구되며, 제조기업에는 별도의 품질보증요건이 적용되기도 한다. 초기 기술검토부터 공급업체 심사와 벤더 등록까지 일정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 선행 투자가 계약을 보장하지는 않는 만큼, 기업별로 진입비용과 사업 가능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EUR-Lex, 미국 국무부, 뮌헨무역관 조사자료,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진행 중인 미사일 구조체용 정밀가공품 기술매칭도 공급업체 심사와 프로젝트별 RFQ 참여로 이어져야 실제 공급망 진입으로 연결된다. 이 사례는 국내기업이 독일 방산기업 상담을 준비할 때 어떤 정보와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보여준다.

[자료: 글로벌 방산기업 공개자료 및 뮌헨무역관 조사자료,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KODAS 2026 활용전략: 상담에서 공급망 진입까지
독일 방산기업의 생산 확대는 하위 공급망에 새로운 공급처 확보 필요성을 만든다. 다만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개별적으로 현지 체계기업의 조달수요를 파악하고 구매담당자와 접점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항공, 미사일 공급망은 기술력뿐 아니라 품질, 보안, 인증, 장기 공급능력까지 함께 봐야 하는 분야라서, 단순 바이어 접촉보다 사전 수요조사와 기술매칭 기반의 단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KODAS 2026은 이 진입 과정의 접점이다. 산업통상부, 방위사업청, KOTRA가 공동 운영하며, 해외 군 관계자와 방산, 보안 분야 바이어를 국내로 초청해 국내기업과 1:1 상담을 주선한다. 2026년 행사는 10월 21일 일산 KINTEX에서 열리며, 약 45개 해외 바이어와의 1:1 상담이 예정돼 있다.
관건은 상담 전 수요 발굴과 기술매칭을 상담 이후의 후속 프로젝트 참여로 연결하는 것이다.

[자료: KOTRA 자료를 바탕으로 뮌헨무역관 정리,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M사 사례는 품목 단위 사전 수요 발굴과 국내기업 기술매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같은 접근을 KODAS에 적용해 참가 바이어의 수요와 기술요건을 미리 파악하고 적합한 국내기업을 발굴한다면, 상담은 단순한 기업 소개를 넘어 실제 조달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술협의로 발전할 수 있다.

[자료: KOTRA 및 뮌헨무역관 조사 자료, 그림 작성: ChatGPT 활용]
독일의 방산 생산능력 확대가 곧바로 한국기업의 수주를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번 현지 수요 사례가 보여주듯, 생산 확대는 체계기업 자체뿐 아니라 구조체, 정밀가공품 등 하위 공급망의 추가 공급처 확보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기업에는 이러한 품목 단위 수요를 조기에 파악하고, 기존 제조역량을 바이어의 기술, 품질요건에 맞춰 제시한 뒤, 공급업체 심사와 벤더 등록, 프로젝트별 RFQ 참여로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현실적이다. KODAS 역시 이러한 수요 기반 기술매칭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독일 방산시장 진입의 출발점은 완성 무기체계가 아니라, 현지 체계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품목과 국내기업의 제조역량이 맞닿는 지점을 찾는 데 있다.
자료: NATO, European Commission, SIPRI, 독일 연방재무부, 독일 국방부·연방군, BAAINBw, BDLI, MBDA 홈페이지, KOTRA 및 KOTRA 뮌헨무역관 조사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