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교육 현장에서 AI는 더 이상 수업에 활용되는 콘텐츠나 교과목 하나가 아니다. 국가가 세운 전략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다. 도입초기 학생을 위한 수업도구로 시작된 AI는 현재 교사 트레이닝과 행정까지 넘나들며 UAE 교육 체계 전체를 바꾸는 중이다.


UAE 교육 제도 개괄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는 연방 정부 차원의 교육 관련 정책 수립과 이행 방안 마련, 역내 교육기관 감독 및 면허와 인허가 관리, 커리큘럼 개발을 아우르는 UAE 교육 관련 최상위기관이다. 아울러 아부다비 교육·지식청(Abu Dhabi Department of Education and Knowledge)은 아부다비 토후국 내 최고 기관으로 공립·사립 학교 및 고등 교육기관 전반을 관할하며, 두바이의 경우 지식·인적자원 개발청(Knowledge and Human Development Authority)이 사립학교와 고등 교육기관의 감독과 교육의 품질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두바이 정부는 프리존 운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교육기관과 관련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데 대학 분교 유치의 중심지인 두바이 국제 아카데믹시티(Dubai International Academic City)와 인적자원 개발·에듀테크 기업이 밀집한 두바이 놀리지파크(Dubai Knowledge Park)가 대표적이다.

UAE 교육기관은 크게 초·중등 교육기관과 고등 교육기관(대학)으로 나뉜다. 초·중등 교육기관은 K-12 체계에 따른 의무교육 기간을 포함하며 설립, 운영주체에 따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로 구분된다. 공립학교는 정부재정으로 운영되며 주로 자국민 학생을 위한 무상교육을 특징으로 한다. 외국인 학생의 공립학교 등록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아랍어와 자국 문화중심의 교육방식으로 외국인 학생의 대부분은 사립학교를 선택한다.

공립학교는 UAE 교육부 표준 교육과정인 MOE(Ministry of Education) 커리큘럼을 따른다. MOE 커리큘럼은 아랍어, 이슬람학, 사회와 도덕, 영어, 수학, 체육과 건강이라는 6개 과목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한다. 여기에 더해 물리, 화학, 생물로 구성된 과학 선택군과 컴퓨팅, 창의적 디자인과 혁신, 보건과학 예술로 구성된 선택군 중 진로에 맞는 과목을 택하는 구조를 갖는다.

사실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는 다양한 교육과정 가운데 하나의 학제를 선택해 운영한다. 영국식, 미국식, 인도식 커리큘럼이 보편적이며 파키스탄, 프랑스,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의 교육과정도 함께 운영된다. 이 가운데 일부 사립학교는 MOE 커리큘럼을 채택하기도 한다. 각국에서 온 근로자와 그 가족 구성원들이 수년간의 파견 이후 귀국하는 거주패턴으로 인해 외국인 학생은 본국의 학제를 따르는 사립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이나 외국어 능력 향상, 해외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자국민 학생을 중심으로 사립학교 선호가 확대되는 추세다.



성장하는 UAE 교육시장

모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UAE K-12 사립 교육시장 규모는 2025년 103억 4000만 달러로 집계 되었으며 2031년까지 연평균 10.7% 확대, 190억 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유입증가, 공교육 민영화정책, 가처분소득 증가가 맞물리면서 시장 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교육과정별로 살펴보면 영국식이 2025년 점유율 37.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식이 30.7%로 뒤를 이었다. 다만 향후 성장속도로 보면 인도식 교육과정인 CBSE가 2026~2031년 연평균 성장률 7.6%로 전체 교육과정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건국이념에서 AI로 이어지는 UAE의 교육 전략

"선진국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교육을 받은 인재이며, 누군가의 성공 여부는 그들이 받은 교육의 수준을 통해 결정된다." UAE의 초대 대통령이자 국부인 고(故) 셰이크 자이드 알 나흐얀(Sheikh Zayed Al Nahyan)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지식기반 경제구조 전환을 통해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는 교육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는 그의 신념은 UAE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이어져왔다. 이를 반영하듯 매년 UAE 연방예산의 15% 이상이 교육 부문에 배정되어 왔으며 2026년에는 연방예산 924억 디르함(약 251억 6000만 달러)의 18.3%인 169억 디르함(약 46억 달러)이 교육부문에 배정되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UAE 국부 고(故) 셰이크 자이드 알 나흐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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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Khalifa award for education]

이러한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UAE 정부가 주목한 것은 AI였다.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AI장관을 임명하고 국가 AI전략 2031(National AI Strategy 2031)을 수립하며 AI를 경제구조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아울러 8대 세부 목표의 하나로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유치와 양성을 제시했다. 국가전략은 이후 K-12 교육과정에도 구체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2025년 5월 UAE 부통령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Sheikh Mohammed Al Maktoum)은 K-12 정규 교육과정에 AI 도입을 발표했다. 도입 초기에는 별도의 과목 신설 없이 기존의 컴퓨팅, 창의적 디자인과 혁신 과목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했고 교육 내용에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윤리적 활용, 실생활 적용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약 100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사전 트레이닝 또한 진행되었다. 1년 뒤인 2026년에는 인공지능 및 기술(Artificial Intelligence and Technology)이라는 독립 과목이 신설되면서 AI가 교육과정의 핵심영역으로 격상됐다. AI를 다른 과목의 보조도구로 다루던 접근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학문 영역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2026년 2월 발표된 국가 교육헌장(National Education Charter)은 이러한 흐름에 한층 힘을 실었다. 발표일은 2월 28일 UAE 교육의 날(Emirati Day for Education)에 맞춰졌는데 이날은 1982년 UAE 대학 최초의 교사 양성과정 졸업식이 열린 날로 고(故) 셰이크 자이드가 참석했던 역사적 의미를 지닌 날이기도 하다.

UAE 대통령을 비롯해 7개 토후국 지도자가 함께 서명한 이 헌장은 UAE 교육의 지향점을 국가정체성(National Identity), 품성과 태도(Learner Attributes), 미래역량(Future Skills) 세 축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AI를 미래역량으로 명시하면서 AI는 개별 교과 과목의 범위를 넘어 UAE가 요구하는 인재상의 핵심역량으로 자리잡았다.


<국가 교육헌장에 서명하는 UAE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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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UAE 교육부]


학생을 넘어 교사·행정으로 번지는 교육분야 AI 활용

UAE의 교육분야 AI 도입은 최근 들어 교사와 교육행정으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 대상이 학생에 머물지 않고 가르치고 운영하는 체계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변화의 핵심이다.

2026년 5월, UAE 교육부는 함단 빈 모하메드 스마트대학교(HBMSU)와 함께 전국 단위 교사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인 국가 AI 업스킬링 프로그램(National AI Upskilling Program for Teachers)을 출범했다. 교사가 AI를 활용해 수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으로, UAE 교육부 소속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한다. 자기주도형 8개 모듈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실제 수업사례에 기반한 즉각적 피드백과 실무 제안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걸프지역에서 시도된 교사 AI 역량강화 사업 가운데 가장 선진화 된 사례로 꼽힌다. 즉 2025년의 교사 트레이닝이 신규과목 시행을 위한 초기인력 양성이었다면 2026년의 프로그램은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 역량강화로 성격과 규모가 확장된 셈이다.

교육행정 분야에서는 2026년 6월 노바 프로젝트(NOVA Project)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노바 프로젝트는 교육부가 출범시킨 AI기반 기관혁신 이니셔티브로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기관의 업무와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책결정자는 더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수립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교사는 AI 기반 도구로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 수업과 학생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되며 학생과 학부모는 더욱 개인화된 학습경험과 서비스 접근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로써 UAE 교육 현장에서 AI는 수업도구와 교사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고 교육기관의 운영방식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시사점

AI의 도입은 교육과정, 교원역량, 행정시스템을 아우르며 UAE 교육 생태계 전반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학생 대상으로는 AI 역량을 길러줄 콘텐츠와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교사 대상으로는 AI 활용 역량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행정업무 경감과 학부모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한 학습관리 시스템, 행정자동화 프로그램 수요까지 더해지며 기존 에듀테크와 AI가 결합된 솔루션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수요 확대가 시장진출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교육 서비스기업 관계자는 "관련 솔루션 수요가 늘고 있기는 하나 교사들이 별도 준비 없이 바로 수업에 쓸 수 있는 형태인지가 관건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현장 적용이 어려우면 채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UAE 교육시장은 연방정부와 토후국 교육당국, 공립·사립학교, 글로벌 교육서비스 기업이 병존하며 운영하는 만큼 단일한 경로로 접근하기 어렵다. UAE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 파트너사 발굴 및 협력을 통해 파일럿 사례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요자에 접근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확보한 레퍼런스와 네트워크는 UAE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UAE가 국가교육 전략에 AI 활용을 제도화하며 역내 선도적 위치를 구축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인근 국가로도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만하다.

한편 UAE 정부는 글로벌 민간부문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정부 부처 및 국영기업의 조달 시 현지화 제도를 통해 현지 투자와 자국민 고용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조를 고려하면 진출 초기부터 현지 법인 설립이나 파트너사와의 지분 협력 구조를 검토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두바이 교육기자재 박람회(GESS Dubai) 등 관련 전시회 참가를 통해 현지 산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으로 현지 진출을 준비할 수 있다.



<관련 전시회>

전시회명

두바이 교육기자재 박람회(GESS Dubai)

전시주제

교육기자재(교재, 교육장비, 소프트웨어 코딩로봇 외)전문 전시회

개최장소

Dubai World Trade Centre

개최규모

방문객 7,500명 이상 참가(전년 기준 40개국 300개 이상 부스 참가)

주최

인포마 커넥트(Informa Connect)

웹사이트

https://www.gessdubai.com/

개최일자

2026년 11월 10일~12일 3일간


자료: UAE 교육부, 아부다비 교육·지식청, 두바이 지식·인적자원 개발청, 모도르인텔리전스, Gulfnews, The National 등 현지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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