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정, 미국 관세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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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4일은 미국 통상정책의 방향이 다시 한번 크게 전환된 날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미국 연방대법원이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를 근거로 부과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에 제동을 걸면서 많은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IEEPA 관세가 종료되는 즉시 새로운 관세 체계를 발표하며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이번에는 대통령의 비상권한이 아닌 Section 301 of the Trade Act of 1974를 법적 근거로 삼았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Forced Labor)에 대한 장기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주요 교역국 60개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조치는 미국 전체 수입의 약 99.4%를 대상으로 하는 매우 광범위한 조치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기존 10% 글로벌 관세를 다른 법률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 미국 통상정책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 2026년 7월 24일 12:01 am (미국 동부시간)- Section 301 추가관세 적용 개시

왜 Section 301인가?


Section 301은 미국 통상법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무역구제 수단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사 절차를 거쳐 대통령에게 보복조치를 권고할 수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추가관세나 기타 무역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그동안 Section 301은 주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산업보조금과 같은 경제적 불공정 행위를 대상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기존 사례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미국 정부는 강제노동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 미국의 노동시장과 산업에 불공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근거로 새로운 Section 301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이번 관세가 발표되었다. 즉, 지식재산권이나 기술 문제를 넘어 노동권과 인권 문제가 새로운 통상규제의 근거로 사용된 것이다. 이는 앞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이 단순한 경제정책을 넘어 노동, 인권, 공급망 관리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상정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치는 얼마나 큰가?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적용 범위이다. 미국 정부는 주요 교역 상대국을 포함한 60개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이들 경제권이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9.4%에 달한다. 이는 특정 국가만을 겨냥했던 기존 Section 301 조치와 비교해도 훨씬 광범위한 범위를 가진다.


국가별 관세 구조는 크게 10%와 12.5%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캐나다,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영국 등에는 원칙적으로 10%의 Section 301 관세가 적용되는 반면, 중국, 호주 및 베트남을 비롯한 그 밖의 다수 조사 대상 국가에는 원칙적으로 12.5%의 추가관세가 적용된다.


한국은 12.5% 그룹에 포함되지만, 기존 관세에 12.5%가 일률적으로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산 제품에는 적용 가능한 일반관세(Column 1 Duty)와 이번 Section 301 관세의 합계가 12.5%가 되도록 조정하는 별도의 관세 구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일반관세율이 12.5% 미만인 품목에는 그 차액에 해당하는 Section 301 관세가 부과되며, 일반관세율이 이미 12.5% 이상인 품목에는 이번 Section 301 관세가 별도로 부과되지 않는다. 이러한 방식은 일본과 스위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모든 제품이 대상은 아니다


이번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지만 모든 품목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예외 규정을 함께 마련했다. 우선 USMC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는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은 대부분 추가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미 Section 232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구리 제품과 그 파생제품,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에도 이번 Section 301 관세가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특정 의약품, 민간항공기 및 관련 부품, 반도체, 목재, 원유와 천연가스, 인도적 구호물품 및 정보자료 등도 예외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 밖에도 각 국가별로 별도의 품목 예외가 수백 페이지에 걸쳐 규정되어 있어 기업들은 단순히 국가별 세율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이 예외 대상인지까지 반드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 한국산 제품 중 Annex I 및 Annex II (Part A)에 열거된 품목은 이번 Section 301 추가관세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

IEEPA 상호관세와 무엇이 다른가?


많은 기업들은 이번 조치를 보면서 "이름만 바뀐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법적인 측면에서는 두 제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IEEPA는 국가비상사태 (National Emergency)를 전제로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경제제재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이다. 반면 Section 301은 미국무역대표부의 공식 조사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되는 통상법상 절차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Section 301은 오랜 기간 미국 법원에서 그 적법성이 인정되어 왔으며, 법적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다. 즉,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의 IEEPA 판결 이후 보다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Section 301이라는 통상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치의 의미


이번 조치는 단순히 새로운 관세가 추가된 사건으로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으로 미국 통상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강제노동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 탄소배출(Carbon Emissions), 인권(Human Rights), 공급망 투명성(Supply Chain Transparency) 등 다양한 비경제적 요소를 근거로 새로운 Section 301 조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관세는 이제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미국의 외교정책, 노동정책, 환경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사항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미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은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통상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자사 제품이 새로운 Section 301 적용 대상인지 확인해야 하며, 적용 예외 품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또한 원산지 관리와 공급망 실사를 강화하고, 강제노동과 관련된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Section 232 관세나 반덤핑관세(AD), 상계관세(CVD) 등 다른 무역구제조치와의 중복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CBP는 이번 조치와 함께 새로운 Chapter 99 HTS 코드와 신고 순서를 발표했기 때문에, 수입업체와 Customs Broker는 ACE 신고 시스템도 이에 맞게 즉시 정비해야 할 것이다.

맺음말


많은 기업들은 IEEPA 관세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의 관세정책도 한동안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Section 301 조치는 그러한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IEEPA를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 공백을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Section 301 체계로 빠르게 대처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것이 아니라, 강제노동과 공급망 책임을 미국 통상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공식화했다는 사실이다.


이제 미국 수출기업과 수입업체는 단순히 관세율을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공급망의 투명성, 원산지 관리, 강제노동 리스크, 그리고 향후 확대될 수 있는 Section 301 조사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통상 컴플라이언스와 공급망 신뢰성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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