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개요

이탈리아 화학산업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유럽 내 주요 화학 생산 기반을 형성하고 있으며, 자동차·기계·포장·섬유·제약 등 제조업 전반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기반 산업이다. 이탈리아 화학산업 협회(Federchimica)에 따르면 2024년 이탈리아 화학산업의 전체 생산 가치는 약 650억 유로로, 화학산업은 이탈리아 제조업 내 매출 규모 5위에 해당하는 주요 산업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탈리아에는 2800개 이상의 화학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고용 인원은 11만 3000명 이상으로 산업 생태계와 고용 측면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이탈리아 화학산업의 주요 하위 부문으로, 기초 화학 원료와 합성소재를 공급하며 제조업 전반의 소재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 구조상 석유화학과 밀접하게 연계되는 기초 화학 및 화학 섬유 부문은 전체 화학 생산 가치의 약 45%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플라스틱 및 합성고무가 16.1%, 유기 기초 화학이 11.2%의 비중을 차지해, 폴리머·합성고무·유기화학 원료 등 석유화학 관련 소재가 이탈리아 화학산업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화학산업은 범용 기초소재뿐 아니라 정밀화학, 스페셜티 화학, 소비자 화학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화학산업 연합회(CEFIC)에 따르면 이탈리아 화학산업은 정밀화학 및 스페셜티·소비자 화학 부문의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고도화된 구조를 보인다. 이는 이탈리아가 기초 소재 공급 기반을 바탕으로 제약 소재, 화장품 원료, 첨단 기능성 폴리머 등 다운스트림 고부가가치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북부의 고부가가치 특수화학·기능성 소재 산업벨트와 남부의 정유·기초 석유화학 중심 생산 거점으로 구분된다. 롬바르디아, 베네토, 피에몬테 등 북부 지역에는 화학 관련 기업과 고용이 집중되어 있으며, 파인케미컬, 특수화학, 기능성 소재, 다운스트림 가공 산업이 발달해 있다. 반면 시칠리아의 프리올로·라구사, 사르데냐의 포르토 토레스, 풀리아의 브린디시 등 남부 해안 지역에는 정유 및 납사분해 기반의 기초 석유화학 단지가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 내 에너지 비용 상승, 글로벌 범용 화학제품 공급과잉, 탄소중립 정책 강화 등으로 이탈리아의 기초 석유화학 부문은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브린디시와 프리올로의 크래커 설비는 Eni·Versalis의 전환 계획에 따라 단계적 폐쇄 또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이탈리아 내 에틸렌 등 기초 유분 생산 기반은 약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기초 석유화학 거점은 바이오화학, 순환화학, 재활용 소재, 에너지 저장 산업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산업의 대표 기업은 Eni 산하 화학 자회사인 Versalis S.p.A.이다. Versalis는 폴리머, 엘라스토머, 기초화학, 바이오화학 분야를 아우르는 이탈리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으로, Eni 그룹의 정유·바이오 정유·에너지 사업과 연계된 수직계열화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유럽 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범용 기초화학 제품의 수익성 악화로 기초화학 부문의 부담이 커지면서, Eni는 2024년 10월 Versalis의 전환·탈탄소·재도약 계획을 발표하고 2029년까지 약 20억 유로를 투자해 특수화학, 바이오화학, 순환화학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1) 관련 정책

이탈리아 정부와 EU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탈탄소 전환, 순환 경제 구축,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산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6년은 이탈리아 복원 및 회복성 계획(PNRR)의 주요 사업 집행 마무리 단계와 EU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의 확정제도 시행이 맞물리며,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구조 전환 압력이 한층 커지는 시기로 평가된다.

우선 이탈리아 정부는 PNRR 재원을 활용해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해 왔다. 대표적으로 ‘산업 전환 지원 기금(Fondo per il sostegno alla transizione industriale)’은 약 1억3400만 유로 규모로 조성되어 제조업 기업의 에너지 효율화, 자원 사용 절감, 순환 경제 전환, 환경보호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화학·석유화학 기업도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에너지 다소비 공정의 효율화와 저탄소 설비 전환에 활용할 수 있다. MIMIT는 해당 기금이 환경보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2025년 공모와 2026년 선정 절차가 진행됐다.

2026년부터 이탈리아 정부는 기업의 설비투자 촉진을 위해 초 감가상각(Iperammortamento) 제도를 재도입했다. 이 제도는 기업이 디지털 전환, 공정 자동화, 에너지 효율화 설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신규 유형·무형 자산에 투자할 경우 세무상 감가상각 비용을 확대 인정하는 방식이다. 화학·석유화학 기업의 경우 생산공정 자동화, 에너지 절감형 설비 도입, 저탄소 생산 체계 구축과 관련된 투자에 활용 가능성이 있어 산업 전환을 지원하는 세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개발(R&D) 및 기술혁신 지원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Patent Box’ 제도를 통해 특허·지식재산권 관련 연구개발 비용의 110%를 과세표준에서 추가 공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수·파인케미컬 분야의 독자 기술 확보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 소재, 바이오화학, 재활용 플라스틱 분야를 중심으로 산학 협력 기반 연구개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EU 차원의 환경·무역 규제도 이탈리아 석유화학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부터 CBAM은 보고 중심의 전환 기간을 지나 확정제도 단계에 들어갔으며, 2026년 수입분에 대한 CBAM 인증서 구매·제출 의무는 2027년부터 본격화된다. 현재 적용 대상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으로, 석유화학 전반은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니다. 다만 비료·수소 등 연관 품목과 향후 적용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이탈리아 화학·석유화학 업계의 저탄소 공정 전환 압력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공정 효율화, 탄소배출 저감 설비 투자 등을 통해 규제 대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EU는 2025년 발표한 ‘청정산업 협약(Clean Industrial Deal)’을 통해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글로벌 경쟁 심화에 직면한 에너지 다소비 산업과 청정기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협약은 산업 탈탄소화를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고, 에너지 비용 완화, 청정기술 확산,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화학산업 역시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자 유럽 제조업 공급망의 핵심 소재 산업이라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는 2025년 7월 화학산업 경쟁력과 현대화를 위한 별도 액션플랜도 발표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단지의 구조조정을 단순한 생산 축소가 아니라 재산업화와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 사례로 브린디시(Brindisi) 지역에서는 Eni와 FIB의 합작사인 Eni Storage Systems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 기반 정지형 에너지 저장 장치(ESS)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기존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브린디시를 에너지 저장 및 청정에너지 소재 관련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려는 사례로 평가된다. Eni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정지형 리튬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하며, Seri Industrial은 연간 8GWh 이상 규모의 LFP 배터리 생산 허브 조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 주요 클러스터 및 주요 기업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북부의 고부가가치 특수화학 클러스터와 남부의 정유·기초 석유화학 중심 산업단지로 구분되는 구조를 보인다. 북부 지역은 자동차·기계·패션·포장산업과 연계된 특수화학 및 기능성 소재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남부 지역은 정유 및 납사분해(크래킹) 기반의 대규모 기초 석유화학 생산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유럽 내 에너지 비용 상승과 탄소중립 정책 강화에 따라 기존 기초화학 중심 단지가 바이오화학·순환화학·배터리 소재 등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산업 주요 클러스터>

클러스터 주

주요 도시 및 주요 특징

산업구분

롬바르디아

밀라노, 만투아, 베르가모

- 특수화학·기능성 소재·화장품 원료 중심 산업 집적

북부 혁신 허브

베네토

포르토 마르게라(베네치아)

- 재활용 플라스틱·순환화학 투자 확대

순환화학 거점

사르데냐

포르토 토레스

- 바이오화학 및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생산

바이오화학 거점

시칠리아

프리올로, 라구사

- 기존 기초석유화학 중심 단지, 크래커 구조조정 및 스티렌·페놀 등 다운스트림 설비 재편

산업 전환 지역

풀리아

브린디시

- 기존 크래커 단지 기반 배터리·에너지 저장 산업 전환 추진

에너지 전환 거점

[자료: Federchimica, Eni, Versalis, Novamont, 각 기업 홈페이지 등 KOTRA 밀라노무역관 종합]

롬바르디아는 이탈리아 석유화학 및 관련 화학소재 산업의 핵심 클러스터로, 특수화학·산업용 첨가제·기능성 플라스틱·화장품 원료 기업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밀라노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대학, 글로벌 기업의 연구센터가 집적되어 있으며, 자동차·패션·산업기계 등 북부 제조업 공급망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베네토 지역의 포르토 마르게라(Porto Marghera)는 재활용 원료 기반 플라스틱 생산과 기계적 재활용 중심의 순환화학 거점으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화학적 재활용 분야에서는 Versalis의 Hoop® 기술이 만투아 데모 플랜트와 프리올로 산업규모 설비 계획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르데냐 포르토 토레스(Porto Torres)는 기존 석유화학 단지를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화학소재 거점으로 전환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포르토 토레스의 Matrìca는 Versalis와 Novamont가 추진해 온 바이오 기반 화학 플랫폼으로, Novamont가 Versalis에 편입된 이후 Eni·Versalis의 바이오화학 전환 전략과 연계되고 있다.

시칠리아 프리올로(Priolo) 지역은 이탈리아 최대 기초석유화학 거점 중 하나였으나, 최근 에너지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일부 크래커 설비의 단계적 가동 중단과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대신 고부가가치 스티렌계 및 특수화학 제품 중심으로 생산 구조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브린디시(Brindisi)는 기존 석유화학 단지를 에너지 저장 및 배터리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대표 사례이다. Eni와 FIB의 합작사 Eni Storage Systems는 브린디시에서 LFP 배터리 기반 정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간 8GWh 이상 규모의 생산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는 현재 엔지니어링 및 경제·재무·인허가 평가 단계에 있어, 향후 실행 일정은 관련 승인 절차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Eni 그룹 산하 Versalis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바이오화학·특수화학 분야의 중견기업과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함께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BASF Italia와 Syensqo(구 Solvay 특수화학 부문)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이탈리아 내 연구개발 및 생산거점을 운영하며 자동차·항공우주·배터리·산업용 특수소재 분야에서 현지 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요 석유화학 기업 현황>

기업명

주요분야

주력거점

기업정보

Versalis S.p.A. (Eni)

기초화학, 폴리머, 엘라스토머, 바이오화학

브린디시, 프리올로, 포르토 마르게라, 만투아, 포르토 토레스

이탈리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이자 Eni 그룹 100% 자회사

Novamont S.p.A.

바이오플라스틱, 생분해성 소재

노바라, 테르니, 포르토 토레스

Versalis 자회사

생분해성 포장·농업용 소재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

Radici Group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나일론, 화학섬유

베르가모, 노베라테

자동차·전기전자용 고기능 플라스틱 전문기업

Basell Poliolefine Italia (LyondellBasell)

폴리올레핀, 폴리프로필렌

페라라

글로벌 화학기업 LyondellBasell의 이탈리아 생산법인. 이탈리아 내 주요 폴리올레핀 생산 거점 운영

Syensqo Italia

특수폴리머, 배터리 소재

스피네타 마렝고, 볼라테

구 Solvay 특수화학 부문으로, 배터리 소재·항공우주용 특수폴리머·고기능 화학소재 분야 중심 사업 운영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3) 최신 기술 동향 및 주요 이슈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범용 기초화학 중심 구조에서 순환화학, 바이오화학, 고기능 특수소재 중심으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 내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글로벌 범용 화학제품 공급과잉으로 전통적인 납사분해 기반 생산의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이탈리아 기업들은 기초유분 생산 확대보다는 재활용 원료, 바이오 기반 소재, 고부가가치 다운스트림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① 기초화학 설비 구조조정과 원료 수입 의존 확대

최근 가장 큰 변화는 기초화학 설비의 구조조정이다. Versalis는 브린디시와 시칠리아 프리올로의 크래커 설비를 전환계획에 따라 폐쇄·해체 또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포함했으며, 이에 따라 이탈리아 내 에틸렌 등 기초유분 생산 기반은 약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이 기존 기초유분 생산 중심에서 특수화학·다운스트림 가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크래커 폐쇄는 다운스트림 산업에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스티렌, 페놀, 폴리머 등 일부 후속 생산시설은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지중해 항만 물류, 원료 조달 안정성, 수입 원가 관리가 산업 경쟁력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② 순환화학 및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대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전환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Versalis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Hoop® 프로젝트를 통해 기계적 재활용이 어려운 혼합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전환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2025년 공개된 만투아(Mantova) 데모 플랜트는 혼합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기계적 재활용 분야에서도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Versalis는 2025년 포르토 마르게라(Porto Marghera)에 재활용 원료 기반 플라스틱 생산설비를 가동했으며, Revive® 브랜드를 통해 재활용 폴리스티렌 및 재활용 기반 플라스틱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포장재, 가전, 건설용 소재 등에서 재활용 원료 사용을 확대하려는 EU 순환 경제 정책에 대응한 움직임이다.

③ 바이오화학 및 생분해성 소재 성장

바이오화학도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성장 분야이다. Novamont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소재인 Mater-Bi®를 중심으로 식품 포장, 농업용 필름, 유기성 폐기물 수거용 봉투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EU의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와 바이오 기반 소재 수요 확대는 Novamont의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르데냐 포르토 토레스(Porto Torres)의 Matrìca 프로젝트는 기존 석유화학 단지를 바이오 기반 화학소재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 사례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식물성 원료 기반 바이오화학 제품을 생산하며, 이탈리아가 기초 석유화학 축소 이후에도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 산업 기반을 유지하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④ 석유화학 단지의 재산업화

기존 석유화학 단지를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주요 이슈이다. 브린디시에서는 기존 크래커 부지와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LFP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석유화학 생산 거점을 친환경 에너지 산업 기반으로 재편하려는 사례로, 향후 지역 고용 유지와 산업 전환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⑤ 에너지 비용과 글로벌 공급과잉 대응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중동발 범용 화학제품 공급 확대이다. 특히 에틸렌, 폴리에틸렌 등 범용 제품은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국내 생산 확대보다는 수입 원료 활용, 고부가가치 가공, 특수화학 제품 개발 중심으로 전략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업계는 범용 제품의 가격 경쟁보다 기술 차별화가 가능한 특수화학, 재활용 소재, 바이오 기반 소재, 저탄소 제품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EU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과 순환경제 규제는 단기적으로 기업 부담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탄소·재활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시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수급 현황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범용 기초 유분보다 다운스트림 특수화학 및 기능성 폴리머 분야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석유화학·소재 산업은 자동차, 건설, 포장, 패션·섬유, 화장품, 제약 등 국내 제조업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접착제, 도료, 첨가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바이오플라스틱, 화장품 원료, 의약 중간체 등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가 발달해 있다. 이탈리아의 경쟁력은 대량 생산형 기초 유분보다 수요산업 맞춤형 소재와 다운스트림 가공 분야에서 나타난다.

반면 기초 석유화학 부문은 구조적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남부 지역의 납사분해 설비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수익성 저하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에틸렌·프로필렌 등 일부 기초 원료의 국내 생산 기반은 약화되는 추세이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석유화학 밸류체인은 기존의 정유·크래킹 기반 수직계열화 구조에서 수입 원료, 재활용 원료,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1) 밸류체인

밸류체인 측면에서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전통적인 정유·크래킹 기반의 수직계열화 구조에서 벗어나, 수입 원료와 다운스트림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을 결합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기초화학 단계의 국내 생산 기반은 약화되는 반면, 폴리머·엘라스토머, 파인·특수화학, 기능성 소재 분야는 자동차·기계·건설·패션 등 이탈리아 주력 제조업과 연계되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산업 밸류체인 구조>

① 원료 조달

원유·납사·천연가스·기초유분·방향족 원료

- 원유·가스 수입 의존도 높음

- 크래커 구조조정 이후 기초원료 수입 의존 확대

② 정유·기초화학
정유·납사분해·에틸렌·프로필렌·벤젠
- 남부 석유화학 단지 중심
- 에너지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일부 설비 구조조정

③ 폴리머·엘라스토머
폴리스티렌·EPS·ABS·합성고무·엔지니어링 플라스틱
- Versalis, Radici Group, Basell Poliolefine Italia 중심
- 자동차·포장·전기전자용 소재 공급

④ 파인·특수화학
접착제·도료·첨가제·화장품 원료·의약 중간체·건설화학
- 이탈리아의 핵심 경쟁 분야
- 북부 산업벨트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구조

⑤ 최종 수요 산업
자동차·기계·건설·포장·섬유·패션·화장품·제약
- 이탈리아 제조업 공급망과 연계
- 고기능 소재 수요 창출

[전환 축] 바이오·순환화학
바이오플라스틱·생분해성 소재·재활용 플라스틱·열분해유
- Novamont, Matrìca, Versalis 중심 성장
- 석유 기반 원료를 바이오·재활용 원료로 일부 대체
- EU 순환경제·탄소중립 규제 대응

[자료: Federchimica, Eni, Versalis, Novamont, 각 기업 홈페이지 등 KOTRA 밀라노무역관 종합]

도표에서 보듯 이탈리아 석유화학 밸류체인의 핵심 변화는 상류부문의 축소와 하류부문의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경쟁력은 기초 원료의 대량 생산보다 안정적인 원료 조달,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재활용·바이오 기반 원료 활용, 그리고 수요 산업과의 연계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 수출입 현황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기초유분의 대량 생산보다 폴리머, 플라스틱 소재, 특수소재 및 가공제품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 이에 따라 본 보고서에서는 범용 플라스틱 원료부터 중간재, 고기능 소재, 가공품까지를 포함하는 HS 39류(플라스틱 및 그 제품)를 이탈리아 석유화학 수출입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 품목군으로 설정하였다. 이탈리아는 일부 원료와 중간재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자동차·포장·건설·기계·소비재 등 제조업과 연계된 플라스틱 소재 및 가공품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교역 기반을 유지하고 있어, HS 39류를 통해 원료 의존성과 다운스트림 중심 구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수출 부문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EU 역내 국가가 주요 대상국으로 나타난다. 2025년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39류) 총수출액은 약 247억507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독일은 2025년 기준 약 40억1627만 달러로 최대 수출국이며, 프랑스는 약 30억1096만 달러, 스페인은 약 18억7615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탈리아 플라스틱 소재 및 가공품 수출이 유럽 제조업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상위국 대부분은 유럽 내 주요 제조업 국가로 구성되어 있다. 폴란드, 루마니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으며, 미국은 2025년 약 9억9498만 달러로 5위 수출국을 차지해 전년 대비 2.8% 증가해 역외 시장에서도 일정한 수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튀르키예로의 수출은 2025년 약 6억9701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한국은 2025년 약 1억1182만 달러로 40위 수출 대상국에 그쳤으며,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Code 39) 수출 동향>

(단위: 천 달러, %)

순위

국가명

2023

2024

2025

수출액

수출액

수출액

증감률(25/24)

1

독일

4,029,603

3,906,669

4,016,267

2.8

2

프랑스

3,039,128

2,877,715

3,010,960

4.6

3

스페인

1,810,102

1,826,946

1,876,146

2.7

4

폴란드

1,395,643

1,374,550

1,446,600

5.2

5

미국

902,262

967,881

994,977

2.8

6

영국

827,555

829,086

855,424

3.2

7

루마니아

690,779

706,219

717,014

1.5

8

벨기에

665,139

660,898

713,357

7.9

9

튀르키에

808,619

752,212

697,008

-7.3

10

네덜란드

673,688

656,971

687,402

4.6

40

한국

200,854

133,531

111,824

-16.3

합계

24,636,159

24,094,555

24,705,072

2.5

[자료: Global Trade Atlas, ’26.5.12.]

수입 부문에서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EU 역내 국가가 주요 공급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39류) 총수입액은 약 261억2228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독일은 2025년 기준 약 63억3915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입국 중 1위를 유지했으며, 프랑스와 벨기에가 각각 약 25억147만 달러, 23억3565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는 이탈리아 플라스틱 소재 및 가공품 수입이 여전히 유럽 내 화학·소재 공급망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2025년 약 21억5136만 달러를 기록해 4위 수입국을 차지했으나,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튀르키예 등에서는 수입이 증가했으며, 특히 오스트리아는 전년 대비 18.1%, 튀르키예는 12.4%, 미국은 11.6% 증가했다. 이는 일부 플라스틱 원료 및 가공품 조달 선이 EU 역내와 인접국, 미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2025년 약 7억131만 달러를 기록해 이탈리아의 11위 수입국으로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이는 주요 수입국 중에서도 높은 증가율에 해당한다.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및 그 제품(HS Code 39) 수입 동향>

(단위: 천 달러, %)

순위

국가명

2023

2024

2025

수입액

수입액

수입액

증감률(25/24)

1

독일

6,290,394

6,106,980

6,339,152

3.8

2

프랑스

2,376,864

2,377,012

2,501,472

5.2

3

벨기에

2,341,507

2,273,204

2,335,652

3.6

4

중국

1,950,517

2,216,574

2,151,356

-2.9

5

네덜란드

1,793,895

1,693,842

1,839,590

8.6

6

스페인

1,516,293

1,475,488

1,389,830

-5.8

7

오스트리아

751,921

765,028

903,221

18.1

8

폴란드

1,318,656

1,313,254

822,213

-37.4

9

미국

629,665

694,660

775,303

11.6

10

튀르키에

568,377

632,321

710,939

12.4

11

한국

596,831

577,042

701,319

21.5

합계

26,031,836

25,862,741

26,122,284

1.0

[자료: Global Trade Atlas, ’26.5.12.]

유망 품목 및 진출 전략

1) SWOT 분석

Strength

Weakness

· 유럽 3위 화학 생산 기반과 발달된 다운스트림 소재 산업 보유
· 자동차, 기계, 포장, 건설, 섬유·패션, 화장품 등 이탈리아 제조업과 밀접하게 연계된 수요 기반 형성
· 파인·특수화학, 플라스틱 소재, 기능성 폴리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다운스트림 분야에 강점 보유
· Versalis, Novamont, Radici Group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화학·순환화학 전환 역량 보유
· EU 순환경제·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한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 소재 개발 기반 확대

·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및 범용 기초화학 생산 기반 약화
· 남부 지역 크래커 구조조정으로 원료 수입 의존도 확대
· 에너지 비용이 미국·중동·아시아 주요 생산국 대비 높아 범용 제품 가격 경쟁력 취약
· 북부 특수화학 클러스터와 남부 기초화학 단지 간 산업 경쟁력 격차 존재
·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대규모 탈탄소·설비 현대화 투자 부담이 큼

Opportunities

Threats

· EU 순환경제 정책 강화로 재활용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바이오플라스틱 수요 확대
· CBAM, Clean Industrial Deal 등 EU 정책에 따라 저탄소·친환경 소재 시장 성장 가능성 확대
· 브린디시, 포르토 마르게라, 포르토 토레스 등 기존 석유화학 단지의 재산업화 프로젝트 추진
· 2026년 초감가상각 등 설비투자 인센티브를 통한 공정 자동화·에너지 효율화 투자 확대

· 중국·중동발 범용 화학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높은 전력·가스 비용으로 수익성 압박 지속
· 크래커 폐쇄 이후 원료 조달 비용 상승 및 공급망 불안정 가능성 확대
· EU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인증·설비투자 부담 증가
·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너지 가격, 물류 비용 등)

2) 한국기업 유망 진출 분야

이탈리아 석유화학 산업은 기초화학 설비 구조조정과 친환경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고부가가치 소재, 재활용·바이오 기반 원료, 공정 효율화 및 에너지 절감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범용 기초 유분의 대량 생산보다 폴리머, 플라스틱 소재, 특수화학 및 다운스트림 가공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기업은 단순 범용 원료 수출보다는 기술력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소재·공정·친환경 솔루션 중심의 접근이 유망하다.

우선 고기능 플라스틱 및 특수 소재 분야에서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는 자동차, 기계, 포장, 건설, 소비재 산업과 연계된 소재 수요가 꾸준하며, 경량화·내구성·재활용성·친환경성을 갖춘 고부가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기업은 범용 제품의 가격 경쟁보다 기능성, 품질 안정성, 맞춤형 소재 공급 역량을 강조해 현지 플라스틱 가공기업 및 제조업체와 협력할 수 있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바이오 기반 소재 분야도 유망하다. EU 순환 경제 정책과 탄소중립 규제 강화로 이탈리아 기업들은 재활용 원료 사용 확대, 바이오 기반 소재 도입,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 플라스틱 원료, 생분해성 소재, 재활용 가능 포장재, 관련 공정 기술을 보유한 한국기업은 현지 기업과 공동개발 또는 공급망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공정 자동화와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역시 중요한 진출 분야이다. 이탈리아 석유화학 및 특수화학 기업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 현대화, 에너지 절감, 공정 관리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6년부터 시행되는 설비투자 인센티브와 맞물려 스마트 제조, 에너지 관리, 고효율 설비 관련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석유화학 단지의 구조조정과 재산업화 과정에서 에너지 저장, 배터리 소재, 저탄소 산업 인프라와 연계된 협력 기회도 나타나고 있다. 브린디시 등 남부 지역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기반을 활용해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한국기업은 프로젝트 기반의 기술 협력이나 현지 파트너십을 검토할 수 있다.

자료: Federchimica 연간보고서, Transpire Insight, Europe Commission, Global Trade Atlas, Eni, Versalis, Novamont 및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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