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련해사대학교 법과대학 부교수 최정환
1. 서론
북극 해역에서는 해빙 감소에 따라 해상 운송 활동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 중심 항로 대비 운송 거리 단축 가능성과 함께 에너지 수송 및 물류 효율성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국은 북극 비연안국임에도 불구하고 Polar Silk Road 전략을 통해 북극항로를 국가 차원의 핵심 해상 물류 축으로 편입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은 에너지 수송, 해상 운송, 항만 개발, 해운기업 참여를 연계한 방식으로 북극항로 활용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항만 전략은 단일 거점 중심이 아닌 기능 분담형 네트워크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북방 거점 항만과 글로벌 허브 항만, 산업 연계 항만, 내륙 배후 도시를 연계하여 북극항로를 내륙 물류 체계까지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해운기업의 시험 운항 및 정기 노선 구축을 통해 실제 운송 네트워크 형성도 병행되고 있다. 본 글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의 Polar Silk Road 전략과 북극항로 운항 선박 및 해운기업의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항만 구조, 해운 참여 양상, 그리고 운항 및 기술 동향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북극항로와 중국의 전략적 접근
2.1 북극항로의 현황
최근 북극 해역에서의 해상 운송 활동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해빙 감소와 함께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Arctic Council 산하 Protection of the Arctic Marine Environment (PAME)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Polar Code 적용 해역에 진입한 선박 수는 총 1,812척으로, 2013년 대비 약 40% 증가하였다. 동일 기간 동안 총 항해 거리는 약 6.1백만 해리에서 11.9백만 해리로 약 95% 증가하여, 단순한 선박 수 증가를 넘어 북극 해역 내 운항 활동의 공간적 확장과 운항 빈도의 증가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빙 면적이 최소화되는 9월에 전체 연간 운항의 약 58%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 계절적 요인이 북극 해운 활동의 핵심 결정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선박 유형별로는 어선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일반 화물선이 그 뒤를 잇는다. 반면 증가율 측면에서는 원유 운반선과 벌크선의 증가가 두드러지며, 특히 원유 운반선은 약 396% 증가하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또한 크루즈선의 증가 역시 확인되어 북극 관광 산업의 확대 가능성을 반영한다. 이러한 북극 해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빙 감소에 따른 항로 접근성 향상과 자원 개발 프로젝트 확대가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Mary River Mine 개발과 Yamal LNG 프로젝트는 벌크선 및 LNG 운반선 운항 증가를 유발하며 북극 해운 활동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1]
기국별 선박 분포를 보면, 러시아가 885척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북극 연안국으로서의 지리적 이점과 적극적인 자원 개발 및 항로 활용 전략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노르웨이(180척), 덴마크(122척), 미국(88척), 캐나다(55척)가 주요 기국으로 나타났다. 또한 마셜제도, 네덜란드, 파나마, 바하마, 라이베리아 등 이른바 편의치적국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여, 북극 해운에서도 글로벌 해운 시장 구조가 반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20개 기국에는 중국, 영국, 몰타, 키프로스,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가 포함되어 있어, 북극 해운 활동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 참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은 북극 비연안국임에도 불구하고 33척의 선박이 운항해 상위 20개 기국 중 11위를 차지하며, 전체 대비 약 2.0%의 비중을 나타낸다. 대륙별 기국 분포를 분석하면 유럽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 지역, 오세아니아, 아시아, 아프리카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전체 선박이 중국 기국으로 구성되어 있어, 북극 해운에서 아시아의 참여가 사실상 중국 단일 국가에 의해 대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비연안국 가운데 중국의 전략적 개입이 두드러짐을 보여주는 결과이다.[2]
2.2 중국의 Polar Silk Road 추진 과정과 전략적 의미
Polar Silk Road는 중국이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의 해상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제시한 북극 항로 기반 해상 물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는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 NSR)를 중심으로 에너지 수송, 해상 물류, 인프라 개발, 국제 협력 체계를 통합하는 전략적 개념으로 정의된다. 특히 중국은 북극 비연안국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를 기회 요인으로 인식하고 북극항로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축으로 활용하고자 한다.[3]
<(그림1) Status of China’s Polar Silk Road and Maritime BRI>

[자료: Source : Gorenburg, D. (2020). The implementation of the BRI project at sea: South, Maritime and Arctic Silk Roads. Modern Diplomacy.]
<(그림2) China Polar Silk Road Route>

[자료: Xinhua News]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은 2013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었다. 해당 시기 COSCO 소속 선박이 중국 대련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를 통해 운항을 수행하며,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실증하였다. 동시에 양국은 북극 관련 이슈에 대한 공식 대화를 개시하며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형성하였다. 이후 북극항로(NSR), 과학 연구, 에너지 자원, 환경 분야 등이 양국 공동 성명에 포함되면서 협력 범위는 점진적으로 확대되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에너지 개발 중심의 협력 기반 구축 단계로 구분된다. 2013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Yamal LNG 프로젝트 지분 20%를 확보하였고, 2016년 Silk Road Fund가 9.9%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였다. 이후 2018년 해당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LNG가 북극항로를 통해 중국으로 최초 공급되면서, 에너지 생산과 해상 운송이 결합된 협력 구조가 형성되었다. 2014년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는 양국 협력의 구조적 심화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제재 이전까지 북극 에너지 개발은 서방의 자본과 기술에 크게 의존하였으나, 제재 이후 러시아는 중국을 주요 협력 파트너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에 제한적이었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었으며, 자본·기술·물류가 결합된 전략적 상호 의존 관계가 형성되었다. 2019년 이후에는 협력의 확장 및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였다. Arctic LNG-2 프로젝트에서 중국 기업(CNPC, CNOOC)은 각각 10%씩 총 20%의 지분을 확보하였으며, 2024년 일부 LNG 생산 라인이 시범 가동에 들어가면서 협력 성과가 가시화되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2035년까지 약 50척 규모의 ice-class 선박 및 쇄빙선 건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 및 물류 측면에서도 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캄차카 지역 LNG 환적 허브 구축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북극항로 기반 에너지 수송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핵심 거점으로 기능한다. 동시에 중국 해운기업들은 ice-class 선박 확보 및 북극 항해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항로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Vladimir Putin과 Xi Jinping 정상회담에서 북극 및 NSR 공동 개발 의지가 재확인되었으며, 같은 해 ‘Russia–China NSR sub-commission’ 설립이 합의되고 2024년 공식 출범하였다. 또한 Rosatom을 중심으로 북극 항로 운영 및 관리 협력이 확대되며, 항로 거버넌스 참여 측면에서도 협력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 협력은 초기의 자원 개발 참여에서 출발하여, 에너지 생산–수송–인프라 구축–제도 협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연혁적 전개는 북극항로를 단순한 항로가 아닌 통합적 해상 물류 네트워크로 전환시키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3. 중국 북극항로 전략항만 현황
중국의 국내연구 및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의 북극항로 대응 항만 전략은 단일 허브 중심 모델이 아니라 다핵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항만 간 경쟁을 최소화하고 각 항만이 특정 기능을 담당하도록 설계된 구조로, 북극항로를 하나의 독립된 항로가 아닌 국가 전체 물류 네트워크 내의 핵심 축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반영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중국의 전략항만은 북방 전략 거점형 항만, 글로벌 운영형 허브 항만, 산업 연계형 물류 허브 항만, 그리고 내륙 배후 및 서비스 중심 도시로 구분될 수 있다. 북방 전략 거점 항만으로는 대련이 대표적이며, 글로벌 운영형 항만으로는 닝보-저우산항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칭다오와 톈진은 제조업과 연계된 수출 중심 물류 허브로 기능하며, 베이징과 선양은 정책 조정 및 배후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내륙 중심지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는 북극항로를 해상 운송에 국한하지 않고 내륙 경제권과 연계된 복합 물류 시스템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특징을 보여준다.
3.1 대련
대련항은 중국 북극항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정책적 핵심 항만으로 평가된다. 대련은 동북지역의 대외 개방 창구로서 러시아 극동 지역 및 유럽과의 연결성이 뛰어나며, 북극항로 진입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동북항로와의 지리적 연계성이 높아 북극항로와의 자연적 연결성이 확보되어 있으며, 이는 대련을 북극항로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대련은 항만, 철도, 도로, 항공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물류 체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으며, 약 3,200개 이상의 항운 및 물류 기업이 집적되어 있어 북극항로 물류 처리의 산업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대련시는 항운기업 유치, 원양 항로 확대, 동북 육해대통로 구축 등의 정책을 통해 북극항로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항만 개발을 넘어 도시 단위 전략과 국가 전략이 결합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대련항은 북극항로 진입 관문이자 동북 경제 재생 플랫폼이며 동시에 대러 협력 거점이라는 복합적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항만으로 평가된다.
중국 전략항만은 대러 협력 기반의 지정학적 역량을 중요한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북극항로, 특히 동북항로는 러시아의 관할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항만 전략은 필연적으로 외교 및 국제 협력 전략과 결합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항로 이용 권한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 개발, 항만 투자, 운송 협력 등 다각적인 협력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항만 경쟁력이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 수준을 넘어, 국가 간 협력 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3.2 닝보-저우산
닝보-저우산항은 중국 북극항로 전략 중 가장 실질적인 운영 성과를 보여주는 항만이다. 해당 항만은 세계 최대 수준의 물동량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북극항로를 기존 글로벌 해상 네트워크에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중유럽 북극 컨테이너 급행항로 개설 사례는 북극항로가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운영 가능한 물류 경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항로는 기존 남방 항로 대비 운송 기간을 단축하고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3.3 텐진 및 칭다오
칭다오와 톈진은 제조업과 연계된 수출 중심 항만으로서 북극항로와 결합될 경우 중국 북방 산업벨트의 물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베이징과 선양은 물류 서비스와 정책 조정, 배후 산업 기능을 담당하는 중심 도시로서 항만과 내륙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입지 분석 연구에서는 베이징과 칭다오가 북극항로 경제권의 물류 중심지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북극항로 전략이 단순한 해상 운송을 넘어 내륙 경제권까지 확장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3.4 시사점
중국의 항만개발은 이론적 검토 단계에서 실증 중심의 운영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북극항로의 경제성, 항행 가능성, 환경 조건 등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실제 항로 개설과 운항 사례가 등장하면서 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중유럽 북극 컨테이너 항로 개설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북극항로가 단순한 잠재적 대안이 아닌 실질적인 물류 경로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국은 북방 항만과 남방 글로벌 항만을 동시에 활용하는 이원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련과 같은 북방 항만은 북극항로 진입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닝보-저우산과 같은 남방 항만은 글로벌 해상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북극항로를 특정 지역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전체 물류망의 일부로 통합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4. 중국 북극항로 참여 해운기업 및 운영 현황
중국의 북극항로 전략은 항만 중심 정책과 함께 해운기업의 실제 운항 참여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해운기업들은 북극항로를 활용한 상업 운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기존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경제성 및 환경 규제 등의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비교적 적극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NewNew Shipping은 북극항로 컨테이너 운송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이다. 해당 기업은 상하이–러시아 아르한겔스크를 연결하는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북극항로 기반 정기성 컨테이너 노선의 초기 사례로 평가된다. 2023년 북극항로 왕복 운항을 수행한 이후, 2024년에는 약 13회 이상의 운항을 완료하며 운항 횟수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성과는 북극항로가 시험 운항 단계를 넘어 일정 수준의 상업 운항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3) NewNew Shipping의 Arctic Route 현황>

[자료: NewNew Shipping 홈페이지, https://www.newnewship.com/index.php?p=lines]
해당 기업은 중러 항로를 중심으로 서비스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극동의 바니노 항(Vanino Port)에 대한 장비 투자와 전용 컨테이너 처리 시설 구축을 통해 해상–철도 연계 운송 체계를 확보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소비재 중심 화물에 대해 신속한 철도 환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항만 체류 시간 또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운영 체계는 중러 간 물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향후 인도,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물류 연결 확대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지중해 지역 등으로 항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Sea Legend Shipping과 같은 중형 해운기업도 북극항로 활용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닝보-저우산항을 출발하여 유럽으로 연결되는 북극항로 직항 서비스를 운영하였으며, 기존 약 40일 이상 소요되던 운송 기간을 약 18일 수준으로 단축하였다. 이는 북극항로가 전자제품, 배터리 등 시간 민감형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한 Haijie Shipping을 포함한 일부 중소형 해운기업 및 물류기업들도 북극항로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계절성 운항 또는 시험 운항 형태로 항로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북극항로 초기 시장이 대형 선사 중심이 아닌 중형 및 신흥 해운기업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해운기업의 북극항로 활용은 컨테이너 운송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송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북극 LNG 프로젝트와 연계된 운송 수요 증가에 따라 북극항로를 통한 LNG 운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북극항로가 물류 경로를 넘어 에너지 공급망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해운기업의 북극항로 참여는 Polar Silk Road 전략에 기반하여 추진되고 있으며,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우선 정기 노선 개척은 NewNew Shipping과 같은 신흥 해운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대형 선사보다는 의사결정이 유연한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Sea Legend Shipping과 같은 중형 해운기업은 전자제품, 배터리 등 시간 민감형 화물을 대상으로 한 운송 시장에 집중하며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운영 방식 측면에서는 정기 운항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단계라기보다, 계절 운항과 시험 운항이 병행되는 과도기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북극항로의 기후 조건, 운항 안정성, 경제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는 아직 완전한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점진적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해운기업은 초기 시장에서 운항을 확대하며 실질적인 수요와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항로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이 환경 규제와 비용 문제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선제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5. 시사점
중국은 북극 비연안국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북극항로 운항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한 국가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정책적 접근을 넘어 실제 항로 운항, 항만 구축, 에너지 수송, 해운기업 참여를 통해 단계적으로 형성된 결과이다. 특히 Polar Silk Road 전략을 기반으로 항만, 해운, 에너지, 외교를 연계한 접근은 북극항로를 국가 전략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북아 해역은 한국, 중국, 일본이 인접한 세계 해양경제의 핵심 공간으로, 글로벌 해운·조선·항만 네트워크가 집중된 전략적 지역이다. 한국과 중국은 선주국가이자 선원국가, 조선 강국이라는 공통된 구조 속에서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관계에 있으며, 해양주권, 해사안전, 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해운산업 확장과 북극항로 선점 움직임은 중요한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여 단순 경쟁에 머무를 것인지, 또는 국익을 기반으로 협력과 견제를 병행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해사교육, 전문 인력 양성, 제도 및 규범 정비, 기술 협력과 같은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은 종속이 아닌 주도권 확보의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협력 차원을 넘어 아시아 해운 질서 형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북극항로 대응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 추진은 부산을 동북아 해양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부산은 세계적 수준의 항만 인프라와 해사교육, 해양산업 기반을 동시에 갖춘 도시로서, 싱가포르 및 상하이와 경쟁 가능한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글로벌 해운 구조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요소이며, 이에 대한 대응은 국가 간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이다. 중국과 한국은 해역을 공유하는 국가로서 해운·항만·조선 분야에서 긴밀한 연계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협력 기반 구축이 필수적이다. 향후 협력과 경쟁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한국이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북극항로 시대에 대응하는 핵심 정책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1] Arctic Council, Protection of the Arctic Marine Environment (PAME), “Flag States of Ships in the Arctic,” Available at: https://oaarchive.arctic-council.org/items/e229d1aa-a620-4484-b989-9eefdccb4f25/full
[2] Ibid
[3] 蓝庆新,张心平:《“一带一路”北极航道开发:动力、趋势及中国应对》,《北京交通大学学报(社会科学版)》2024年第23卷第3期,第35-49页; 罗猛,华悦含:《论中国参与俄罗斯东北航道治理的路径》,《黑龙江省政法管理干部学院学报》2025年第1期,第90-95; 胡若兰:《北极航道开通对中国天然气进口安全的影响研究》,上海海洋大学硕士学位论文,2024年; 左志,刘清奇:《北极航道重塑东北亚物流枢纽版图》,《观察》,2024年; 孙凯,刘腾:《北极航运治理与中国的参与路径研究》,《学报(社会科学版)》2015年第1期; Nivedita Kapoor, “The Arctic in Russia-China Relations: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Fletcher School Russia and Eurasia Program, Tufts University, April 18, 2024, https://sites.tufts.edu/fletcherrussia/the-arctic-in-russia-china-relations-opportunities-and-challenges/ 이하의 연구에서도 Polar Silk Road에 대한 정책 및 중국의 북극정책 현황을 비교적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