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7년 호주 연방 예산안은 중동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해, 단기 물가 안정과 장기 생산성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편성됐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5월 12일 예산안 발표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 속 호주 시장의 회복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예산안 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호주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25-26년 2.25%에서 2026-27년 1.75%로 둔화된 뒤 2027-28년에는 2.25%로 회복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5-26년 5.0%까지 높아진 후 2026-27년 2.5%로 안정될 것으로 관측되었다. 또한 실업률은 2026년 2분기 4.25%에서 2027년 2분기와 2028년 2분기 각각 4.5%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측면에서는 2026-27년 재정 적자가 GDP의 1%에 해당하는 315억 호주달러(약 223억 미달러)로 예상되며, 정부는 향후 4년간 638억 호주달러(약 451억 미달러) 규모의 재정 절감 조치를 병행해 2034-35년 재정 균형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경제 환경 변화

고물가·저성장이 겹치는 구간에서 호주 현지 소비 수요 위축과 물류·원자재 비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연료비와 물류비 상승이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전반에 전이되고 있어, 호주 진출 기업의 운영 비용 부담이 단기적으로 가중될 수 있다.

세제 측면에서는 자산소득 과세 강화와 근로·기업활동 부담 완화를 병행하는 개혁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2027년 7월 1일부터 개인·신탁·파트너십에 적용되는 기존 50% 자본이득세(CGT)¹ 할인 제도를 물가연동 방식으로 대체하고, 자본이득에 대해 최소 30%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해당 조치는 아직 법제화 전인 정부안으로, 최종 시행 여부와 세부 내용은 입법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¹ 자본이득세(CGT, Capital Gains Tax): 주식·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차익(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한국의 양도소득세와 유사한 개념

주택시장 관련 세제 및 외국인 투자 규제도 함께 조정된다.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²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신규 주택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며, 예산안 발표 시점인 2026년 5월 12일 오후 7시 30분 이전에 보유한 기존 주택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재량 신탁(Discretionary Trusts)³에 대해서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2028년 7월 1일부터 과세소득에 30% 최저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외국인의 기존 주택 매입 금지 조치는 주택 공급 부족 해소를 이유로 2029년 6월 30일까지 연장된다.

²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투자용 부동산의 유지 비용(대출 이자, 관리비 등)이 임대 수입을 초과하여 발생한 손실을 개인의 다른 소득(급여 등)에서 즉시 공제해 세금을 줄이는 호주의 부동산 투자 세제 혜택

³ 재량 신탁(Discretionary Trusts): 신탁 관리인(Trustee)이 수익자 중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수익을 분배할지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 호주에서는 주로 세 부담이 낮은 성인 가족 구성원에게 소득을 분산(Income Splitting)시켜 가구 전체의 세금을 낮추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음

한국 기업 관련 주요 변화

① 세제

법인세와 관련해 매출 10억 호주달러(약 7억 미달러)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손실 소급공제 제도가 2026년 7월 1일부터 영구적으로 도입된다. 이는 당해 연도 결손금을 과거 납부한 법인세와 상계할 수 있는 제도로, 경영 악화 시 기업의 현금 흐름 개선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R&D 세액공제 제도는 2028년 7월 1일부터 개편된다. 핵심 R&D 활동에 대한 공제율이 상향되고 최대 인정 지출 한도가 기존 1억5000만 호주달러(약 1억606만 미달러)에서 2억 호주달러(약 1억4000만 미달러)로 확대되는 반면, 문헌 조사·장비 유지보수 등 보조 활동 관련 지출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또한 5만 호주달러(약 4만 미달러) 미만의 소규모 R&D 프로젝트는 인정 연구기관과의 협업 요건이 적용될 예정으로, 소규모 R&D 비용을 공제받아온 기업은 사전에 대응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 심사와 관련해서는 2027년 1월부터 비민감 분야(Non-sensitive sectors)의 저위험 외국인 투자 신청 건에 대해 30일 이내 처리 목표가 신설되어 투자 진입 속도가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호주에 진출한 연결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8억6984만 미달러) 이상의 대형 다국적 한국 기업은 필라 2(Pillar Two) 글로벌 최저한세(최저세율 15%)⁴ 규칙 적용 대상으로, 기존 세무 전략 및 체계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재생에너지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2030년 6월까지 한시적 CGT 완화 혜택이 별도로 부여된다.

⁴ 필라 2(Pillar Two) 글로벌 최저한세: OECD 주도로 140여 개국이 합의한 국제 조세 규범으로, 연결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8억6984만 미달러)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어느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든 최소 15%의 법인세를 납부하도록 의무화한 제도.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저세율 국가로의 이익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호주는 2024년부터 시행 중

② 무역·통관

2026년 7월 1일부로 실익 없는 소액 관세(Nuisance Tariffs) 497개가 추가 폐지된다. 2024년 457개 폐지에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누적 약 1,000개의 관세가 철폐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연간 약 1억 5,700만 호주달러(약 1억1103만 미달러) 규모의 기업 규제 준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타이어, 에어컨, 아스팔트 등이 주요 대상 품목에 포함되며, 약 230억 호주달러(약 163억 미달러) 규모의 교역이 간소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호주정부는 우수무역업체 제도인 ATT(Australian Trusted Trader) 프로그램에 4년간 760만 호주달러(약 537만 미달러)를 투입하고, '승인된 수출자 제도(Approved Exporter Scheme)'를 신설한다. 다만, 수·출입 방향 및 인증 여부에 따라 혜택이 상이하므로 이에 대한 사전 확인이 필수적이다.

ㅇ 한국 → 호주 수입 (수입자가 ATT 인증 기업인 경우): ATT의 '원산지 증명 면제(Origin Waiver)' 혜택에 한-호주 FTA(KAFTA)가 이미 포함되어 있어, 별도 원산지 증명서 없이 관세 혜택 가능 (미인증 일반 기업은 기존대로 원산지 증명서 제출 필수)

ㅇ 호주 → 한국 수출 (신설 제도, 확인 필요): 신설되는 '승인된 수출자 제도'는 호주발 수출 기업 대상. 현재 ASEAN, RCEP 등은 대상국으로 명시되었으나, 한-호주 FTA(KAFTA) 포함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이 필요

③ 국방·방산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향후 10년간 총 530억 호주달러(약 375억 미달러)가 추가 투자되며, 이 중 향후 4년간 140억 호주달러(약 99억 미달러)가 우선 배정된다. 서호주 헨더슨(Henderson) 해양 복합단지 구축 등 대규모 조달 사업이 포함되어 있어, 관련 기술력을 갖춘 한국 방산 기업의 공급망 참여 기회를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국방 시설, 헨더슨 단지, 유도무기·폭발물 관련 사업 등 향후 10년간 150억 호주달러(약 106억 미달러) 규모의 사업에 대해 민간 자본을 활용한 대체 자금 조달 방안을 우선 추진할 계획으로, 한국 방산·인프라 기업의 민간 투자 참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아울러 2027년 7월 1일 국방 사업 이행 기구(Defence Delivery Agency)가 신설될 예정으로, 향후 조달 절차 및 창구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호주 방산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한국 기업은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④ 인프라

청정에너지 및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미래 호주산(Future Made in Australi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재정이 집중 투입되며, 핵심광물 전략 비축에 1억5000만 호주달러(약 1억 608만 미달러)가 별도 편성되었다. 수소·배터리 등 관련 산업 육성도 지속된다. 주택·지역 인프라 분야에서는 도로·상하수도 등 기초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지방 인프라 기금(Local Infrastructure Fund)에 20억 호주달러(약 14억 미달러)가 투입된다.

시사점

이번 예산안은 우리 기업에 비용 절감과 신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성장 둔화와 규제 고도화에 따른 관리 부담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관세 철폐, 우수무역업체(ATT) 혜택, 방산·에너지·핵심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규모 정부 지원책은 현지 시장 진입과 교역 확대를 가속화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저성장·고물가 기조에 따른 운영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핵심 활동 중심의 R&D 세액공제 개편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등 강화된 컴플라이언스 환경은 전략적 사전 대비를 요구한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호주의 정책·규제 변화에 맞춰 세무 전략을 선제적으로 재점검하고, 현지 전문가와의 공조를 통해 세무·통관·투자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료: 호주연방정부 예산안(Budget 2026-27), Australian Border Force, Australian Government Defence, Defence Ministers, 현지 주요언론사 및 KOTRA 시드니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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