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2026년에도 유로존 대비 높은 성장세 전망

스페인 정부는 2026년 6월 말 발표한 신규 거시경제 전망에서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0.4%p 상향 조정했다. 2027년 성장률 전망도 2.2%로 제시했으며, 2028~2029년에도 2% 안팎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전망 조정의 배경으로 고용 호조, 민간소비 회복, 투자 확대, 에너지·생계비 대응 조치의 효과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26년 실업률이 9.9%로 낮아져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최근 실물지표도 정부의 성장률 상향 조정에 일정 부분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경제는 2026년 1분기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으며, 성장세는 주로 가계소비와 고용시장 개선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출과 투자 일부 지표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도 확인되고 있어, 성장의 중심은 여전히 내수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기관의 전망을 비교하면, 스페인 정부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인 편이다. EU 집행위는 2026년 스페인 성장률을 2.4%, 2027년 1.9%로 전망했으며, 스페인 중앙은행은 2026년 2.3%, 2027년 1.7% 전망을 유지했다. EIU도 2026년 스페인 성장률을 2.2%로 제시해 정부 전망보다 낮게 보고 있다. 다만 EU 집행위가 2026년 유로존 성장률을 0.9%로 전망한 점을 감안하면, 스페인 정부뿐 아니라 주요 기관들도 스페인이 2026년 유로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통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각 기관별 스페인 경제성장률 전망>

기관명

2026년 성장률 전망

2027년 성장률 전망

스페인 정부

2.6%

2.2%

EU 집행위

2.4%

1.9%

스페인 중앙은행

2.3%

1.7%

EIU

2.2%

1.9%

[자료: 스페인 정부, EU 집행위, 스페인 중앙은행, EIU(2026년 7월 1일 확인)]


스페인 경제, 양호한 성장세에도 하방 리스크 상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페인 경제는 주변 EU국가와 비교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강한 확장 국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산업 생산의 경우, 회복세는 확인되나 증가 폭은 제한적이다. 스페인 통계청(INE)에 따르면, 2026년 4월 산업생산지수는 계절·근무일 조정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또한 2026년 1~4월 누계 기준 증가율은 0.8%에 그쳐, 제조업 경기가 성장률만큼 강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스페인 월별 산업생산지수 증감률 추이>

(단위: %)

[자료: 스페인 통계청(INE)]

고용시장 역시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단기적으로는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분기 스페인의 실업률은 10.8%로 전분기 대비 0.9%p 상승했으며, 실업자 수는 약 271만 명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고용이 늘어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1분기 실적만 보면 실업률이 다시 상승하고 있어 고용시장을 명확한 성장 동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스페인 기업들의 수출입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경제통상기업부에 따르면, 2026년 1~4월 스페인 상품 수출은 1,309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수입은 1,477억 유로로 0.3%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웃돌면서 무역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된 점은 대외부문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요인이다.

물가와 금리의 경우, 스페인 경제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6월 스페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근원물가도 2.9%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은 2026년 6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이는 향후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1~6월 스페인 월별 물가 증감률 추이>

(단위: %)

[자료: 스페인 통계청(INE)]

정치적 불확실성도 향후 스페인 경제 운영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의회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정부로, 예산안이나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지역정당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충분한 의회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24년부터 신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예산을 연장해 운용하고 있다. 2026년에도 이러한 정치 구도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정부가 추진 중인 2027년 예산안 역시 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예산안 통과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공공투자, 경기 대응책, 산업 지원 정책 등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어 정치적 불안정성이 스페인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스페인 경제는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향후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현재 성장세는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관광 회복 등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으며, 제조업 회복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물가 부담, 금리 인상, 고용시장 둔화 조짐, 정치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해 향후 경기 흐름은 성장세 유지와 하방 압력이 병존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국의 대스페인 수출은 현재까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5월 한국의 대스페인 수출은 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으며, 수입은 12억 달러로 15.9%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대스페인 교역에서 5억 1,4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가 여전히 최대 수출 품목이나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하였다. 반면, 무선전화기(+19,521.5%), 기타화학공업제품(+453.7%), 자동차부품(+35.4%) 등과 같은 품목의 수출이 급증하며 전체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종합할 때, 스페인 시장은 여전히 우리 기업에 기회가 있는 시장이나, 그 기회가 모든 산업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페인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변 주요국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산업생산 증가폭은 제한적이며 제조업 전반이 강하게 확장되는 국면은 아니다. 현재 스페인 경제의 성장 동력은 제조업보다는 관광업 회복, 민간소비 확대, 서비스업 활성화에 더 크게 기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도 스페인 시장을 접근할 때 단순히 전체 경제성장률만 보기보다는, 실제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를 선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 증가와 내수 회복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재, 식품, 화장품, 생활가전, 유통 관련 품목에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있을 수 있는 반면, 산업재나 설비류의 경우 제조업 생산 회복 속도, 기업 투자 여력, 공공 프로젝트 추진 상황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자료원: 스페인 정부, 스페인 통계청(INE), 스페인 경제통상기업부, EU 집행위, 스페인 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 EIU, 한국무역협회(K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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