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소비시장과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고온 현상은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40℃에 육박하는 기온이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월 21일 이후 이번 폭염과 관련한 초과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최소 55명이 열 관련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휴교와 단축수업, 철도 운행 차질, 의료기관 과부하, 전력망 부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폭염의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 초과사망(excess mortality)은 평년 동기간 예상 사망자 수를 초과해 발생한 사망자 수를 의미하며, 폭염이 직접 사인으로 명시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괄하는 통계 지표다.

특히 스위스에서도 기존의 ‘폭염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 바젤은 39℃를 기록하며 스위스 6월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취리히와 제네바 역시 35℃를 웃도는 고온이 이어졌다. 스위스 기상청(MeteoSwiss)은 티치노(Ticino), 발레(Valais), 바젤 등 일부 지역에 최고 수준의 폭염경보를 발령했으며,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경보도 강화했다. 이번 폭염은 단순한 기상현상을 넘어 유럽의 냉방 인프라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유럽은 왜 폭염에도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가


이번 폭염이 큰 사회적 충격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유럽의 낮은 냉방 인프라 보급률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약 98%에 달하는 반면, 유럽은 평균 약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과 일본 역시 대부분의 가정이 에어컨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유럽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냉방설비 보급률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주요 국가·지역별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

국가·지역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

대한민국

98%

일본

91%

미국

90%

사우디아라비아

63%

중국

60%

이탈리아

56%

스페인

41%

프랑스

25%

유럽 평균

20%

브라질

16%

영국

5%

인도

5%

독일

3%

[자료: 국제에너지기구, IEA]

유럽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은 단순히 기후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유럽의 건물은 수백 년 동안 겨울 난방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두꺼운 석조 벽체와 작은 창문은 열 손실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현대식 냉방설비를 설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여기에 높은 전기요금과 엄격한 에너지 효율 규제, 역사적 건축물 보존 정책, 환경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에어컨은 오랫동안 ‘필수재’보다 ‘선택재’ 또는 ‘사치재’로 인식돼 왔다.


스위스는 이러한 특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국가 중 하나다. 임대주택 비중이 높아 입주자가 임의로 실외기를 설치하거나 외벽을 변경하기 어렵고, 공동주택에서는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취리히 등 일부 칸톤에서는 실외기 소음, 건물 외관, 에너지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건축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며, 자동 차양시설 설치와 일정 수준 이상의 단열 성능을 선행 요건으로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냉방설비를 확대하기보다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여 냉방 수요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정책적으로 선택해 온 결과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러한 전제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WHO는 유럽의 기온 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한다고 분석했으며, 스위스 기상 전문가들은 2026년과 같은 유형의 폭염이 50년 전보다 약 500배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과거 며칠간 지속되던 고온 현상이 수주간 이어지고, 야간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냉방은 선택적 설비가 아닌 생활 인프라의 하나로 인식이 변화하는 추세다.

'건물이 곧 냉방장치'…스위스식 냉방 시스템의 강점과 변화


스위스가 에어컨 보급 확대보다 건물 자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냉방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접근은 에너지 소비 절감과 탄소배출 저감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건축 설계 단계에서부터 냉난방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인 미네르기(Minergie)다. 미네르기 인증 건물은 화석연료 기반 난방을 최소화하고, 고단열 외벽과 고성능 창호, 외부 차양시설, 기밀 성능 등을 통해 실내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특히 스위스 주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외부 차양형 블라인드는 태양열이 창문을 통과하기 전에 차단하는 구조로, 여름철에는 낮 동안 블라인드를 내리고 야간에 자연환기를 실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냉방 방법으로 활용된다. 현재 스위스 전체 건물의 약 10~15%가 미네르기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신축 건물을 중심으로 적용 사례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스위스 주택의 외부 차양형 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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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roundhome.ch 웹사이트]


최근에는 TABS(Thermally Activated Building Systems, 구조체 축열 냉난방 시스템)도 고효율 건축물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이는 콘크리트 슬래브와 바닥·천장 구조체 내부에 배관을 설치해 물을 순환시키고 건물 구조체 자체를 열 저장체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겨울에는 저온 난방, 여름에는 완만한 냉방 효과를 제공하며, 지열 히트펌프, 태양광 발전, 고성능 환기 시스템과 결합할 경우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스위스의 신축 건물에서는 이러한 설비를 통합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슬래브 단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화면 캡처 2026-07-09 133539.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29pixel, 세로 839pixel

[자료: 취리히연방공과대학 건축공학과 Architecture and Building System 웹사이트]

다만 최근과 같은 장기 폭염이 반복되면서 기존 건축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단열 성능이 높은 건물은 외부 열 유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열대야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실내에 축적된 열을 충분히 배출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징이 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나 최상층 주거공간, 남향 대형 창호가 설치된 교실과 사무공간은 여전히 폭염에 취약한 상황이다.

폭염에 냉방용품 수요 급증, 스위스 유통시장도 판매 기록 경신


이러한 기록적인 폭염은 스위스 냉방용품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최대 온라인 유통 플랫폼 Digitec Galaxus는 2026년 6월 한 달 동안 에어컨과 선풍기 판매량이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선풍기 판매량은 72% 증가했다. 특히 6월 한 달간 에어컨 판매량은 기존 최고치였던 2025년 6월보다 38% 많았다. 특히 Galaxus는 2026년 6월 한 달 동안 판매된 선풍기 수량이 2024년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으며, 에어컨 판매량 역시 2024년 연간 실적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스위스 냉방용품 시장이 계절성 소비를 넘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프라인 유통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따르면 스위스 전자용품매장 MediaMarkt의 냉방기기 판매는 전년 대비 약 300% 증가했으며, 주요 유통업체들은 폭염이 시작된 이후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을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Galaxus에 따르면 2026년 판매된 에어컨의 평균 구매가격은 452스위스프랑(CHF)(한화 약 846,660원)으로 전년(381CHF) 보다 약 19%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저가 제품을 선택하기 보다 냉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냉방기기 판매 동향(2026년 상반기 기준)>

구분

증감률

(26/25년)

에어컨 판매량(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6%

선풍기 판매량(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72%

에어컨 판매량(6월, 전년 동월 대비)

38%

에어컨 평균 구매가격(CHF)

18.6%

모바일 스플릿형 에어컨 판매 비중

31%p

[자료: Digitec Galaxus 보도자료(2026.7.)]

실제로 판매 제품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동식 에어컨 가운데 실내기와 실외기가 분리된 ‘모바일 스플릿(Mobile Split)’* 방식 제품의 판매 비중은 2024년 5%에서 2026년 36%로 확대됐다. 일반적인 일체형 이동식 에어컨보다 가격은 높지만 냉방 효율과 소음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Galaxus 냉방기기 담당자 Samuel Lea는 취리히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소비자들이 폭염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기후 변화로 인식하면서, 초기 구매가격보다 냉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 내구성을 우선 고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공급만 충분했다면 훨씬 더 많이 팔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주문해도 사실상 내년 여름에나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모바일 스플릿(Mobile Split)은 실내기와 실외기가 분리돼 창문 틈으로 냉매 호스만 연결하는 이동식 에어컨으로, 일반적인 일체형 이동식 에어컨보다 냉방 효율이 높고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스플릿 방식의 에어컨>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s-l500.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00pixel, 세로 500pixel

[자료: Galaxus 웹사이트]

공급 부족 심화, 중고시장까지 가격 상승


급증한 수요는 공급 부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Galaxus는 폭염 이후 제조사와 도매업체에 추가 발주를 진행했지만 유럽 내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상태이며, 아시아 생산기지에서 공급되는 추가 물량 역시 성수기 내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Brack은 이동식 에어컨이 완전 품절됐으며, 선풍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Fust, Jumbo, Interdiscount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의 의견에 따르면, “입고되는 즉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스위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새제품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중고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위스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Ricardo.ch 에서는 이동식 에어컨 거래가 크게 증가했으며, 일부 제품은 새제품 가격을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중고 이동식 에어컨 거래 사례>

제품

신품 정가

중고 등록가/낙찰가

프리미엄

Midea 이동식 에어컨

(원산지: 중국)

CHF 1,599

CHF 2,600/2,200

* 67회 입찰 낙찰

67%

[자료: 현지 언론사 Blick, Ricardo.ch 웹사이트]

Facebook Marketplace에서도 취리히, 바젤, 장크트갈렌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동식 에어컨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고 제품임에도 300~500 스위스프랑(CHF) 수준에 거래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폭염 시기에는 새제품 공급 부족이 중고시장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품귀 현상은 스위스 냉방용품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반면, 유통·공급망은 아직 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냉방 방식도 변화, ‘퍼스널 쿨링(Personal Cooling)’ 시장 확대


기록적인 폭염은 냉방기기 판매 증가를 넘어 소비자의 냉방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고정식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은 스위스에서는 실내 공간 전체를 냉방하는 방식보다 개인의 체온을 직접 낮추는 이른바 '퍼스널 쿨링(Personal Cooling)' 제품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동식 냉방기기와 함께 휴대용 냉방용품이 일상 속 냉방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도 점차 세분화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휴대성과 사용 편의성을 갖춘 개인형 냉방용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휴대용 손선풍기와 넥밴드형 선풍기, USB 충전식 미니팬, 냉감 타월, 쿨링 패드, 휴대용 미스트팬 등이 대표적인 제품군으로, 출퇴근이나 야외활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판매 상위 휴대용 선풍기 제품>

순위

브랜드/제품명

가격(CHF)

소음

리뷰수

브랜드별 원산지

1

Aiolos PANTOU Handventilator F3

16.95

30 dB

88

스위스

2

Jisulife Pro1 S

45.70

40 dB

13

중국

3

Aiolos Handventilator

13.00

30 dB

21

스위스

4

Deltalabs Kinderwagen Ventilator

19.90

-

7

비공개

5

Arctic Summair 2 Go

17.70

-

22

독일/홍콩

6

Honyin Mini-Ventilator mit Clip

32.70

50 dB

3

중국

7

Arctic Summair 2 Go

18.70

-

11

독일/홍콩

8

Jisulife Handheld Fan Life 8 Plus

17.70

40 dB

1

중국

9

Jisulife Life7

20.00

40 dB

3

중국

10

Jisulife Handheld Fan Pro 1

40.70

30 dB

7

중국

[자료: Galaxus, 'HANDHELD ELECTRIC FAN' 검색결과(판매순, 2026.6.26. 기준)]

Galaxus 판매 순위를 보면 스위스, 독일, 중국 브랜드가 혼재하고 있으며 아직 특정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중국 브랜드가 5개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으며, 스위스 브랜드 Aiolos by Schönenberger와 독일계 브랜드 Arctic도 각각 2개 제품을 올리며 경쟁하고 있다. 이는 스위스 개인형 냉방용품 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으며, 브랜드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선전(Shenzhen)에 본사를 둔 Jisulife는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4개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존재감을 보였다. 일반적인 휴대용 손선풍기뿐 아니라 넥밴드형, 유아차 부착형(스트롤러형) 등 사용 환경에 따라 제품군을 다양화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제품으로 경쟁하기보다 다양한 사용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러한 시장 구조는 개인형 냉방용품의 특성과도 맞물린다. 휴대용 선풍기와 같은 소형 생활가전은 설치가 필요 없고 비교적 제품 개발 주기가 짧아 신제품 출시가 용이하다. 이에 따라 기존 브랜드뿐 아니라 신규 브랜드도 디자인과 기능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비교적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Jisulife는 현재 40여 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휴대용 선풍기 분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폭염은 유럽 냉방시장이 단순한 에어컨 중심 시장에서 개인형 냉방용품 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손선풍기와 넥밴드형 선풍기, 냉감용품 등은 국내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여름철 생활용품이지만, 유럽에서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다. 설치형 냉방기기와 달리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제품 차별화 여지가 큰 만큼, 앞으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이 만든 새로운 소비시장


이번 폭염은 스위스 냉방시장이 단순한 계절성 특수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정식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은 스위스에서는 이동식 냉방기기와 개인형 냉방용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복되는 폭염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의 구매 방식도 변화하고 있어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진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① 개인형 냉방용품 시장 확대

가장 직접적인 기회는 개인형 냉방용품 시장이다. 손선풍기와 넥밴드형 선풍기, USB 미니팬, 유모차용 선풍기, 냉감 타월, 쿨링 패드 등은 설치가 필요 없어 소비자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특히 스위스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고 하이킹과 자전거, 음악축제 등 야외활동이 활발해 휴대성, 저소음, 긴 배터리 사용시간, 디자인을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이미 일상화된 개인형 냉방용품이 유럽에서는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Galaxus 판매 순위에서도 특정 브랜드가 시장을 독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후발 기업에도 충분한 진입 기회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② 이동식 냉방기기 시장 성장

고정식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스위스에서는 이동식 에어컨이 가장 현실적인 냉방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이동식 에어컨보다 냉방 효율과 소음이 개선된 모바일 스플릿(Mobile Split) 방식 제품의 판매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위스 소비자는 가격보다 품질과 내구성,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 만큼, 저소음 설계와 스마트 제어 기능, 에너지 효율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③ 폭염 대응 생활소비재 시장 확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냉방가전 외에도 다양한 생활형 소비재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냉감 침구와 냉감 의류, 쿨링 패치, 쿨스카프, 스포츠용 전해질 음료, 휴대용 미스트팬 등은 이미 국내에서 대중화된 제품군이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공급이 제한적인 편이다. 또한 학교와 요양시설, 병원 등에서는 유아차용 선풍기와 저소음 선풍기, 냉각 매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냉방 보조용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④ 건물 에너지 효율 솔루션도 중장기 유망 분야

스위스는 에어컨 보급 확대보다 건물 자체의 냉방 성능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블라인드와 외부 차양 시스템, 단열 필름, 스마트 환기 시스템, 실내 온습도 센서, 히트펌프 연계 솔루션 등 에너지 효율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이 건축설비와 스마트홈 기업과 협력할 경우 소비재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⑤ 스위스 시장 진출 전략

스위스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보다 품질과 안전성, 에너지 효율, 디자인,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저가 제품 중심의 가격 경쟁보다는 프리미엄 전략이 보다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폭염이 시작되면 유통망 재고가 단기간에 소진되는 만큼 시즌 이전 공급망 확보도 중요하다. 올해처럼 Galaxus와 Brack, Fust, Interdiscount 등 주요 유통망에서 품절이 발생하는 사례를 고려하면 3~5월 사전 물량 확보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시즌 전 마케팅 전략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 유망 진출 품목 예시>

분야

유망 품목

진출 포인트

개인형 냉방

손선풍기, 넥밴드 선풍기, 미니팬

저소음, 배터리 안정성, 디자인, CE 인증

이동식 냉방

이동식 에어컨, 에어쿨러, 타워팬

무설치, 에너지 효율, 저소음, 창문 키트

취약계층 보호

유모차 선풍기, 냉감 침구, 냉각 매트

영유아·노약자 안전성, 저자극 소재

야외활동

쿨링 타월, 쿨스카프, 냉감 패치

하이킹·축제·스포츠 수요 대응

건물 솔루션

스마트 블라인드, 단열 필름, 환기센서

Minergie·스마트홈·에너지 절감 연계

공공·교육시설

교실용 저소음 팬, 온습도 모니터링기기

학교·요양원·공공시설 폭염 대응

[자료: 취리히무역관 종합]

시사점


2026년 여름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은 스위스 냉방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과거에는 에어컨 수요가 제한적이었던 시장이 반복되는 폭염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동식 냉방기기와 개인형 냉방용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공공시설의 폭염 대응과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 시장은 '에어컨이 보편화된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냉방 수요가 형성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정식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은 제도적 환경과 반복되는 폭염, 전력망 부담, 공공시설의 폭염 대응 강화, 유통망 품절 및 공급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이동식·휴대용·고효율 냉방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소형가전과 배터리 기반 생활가전, 냉감 소재, 생활 아이디어 소비재, 스마트홈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손선풍기와 넥밴드형 선풍기, 이동식 에어컨, 냉감용품 등은 국내에서는 이미 성숙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이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단계에 있다.


향후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 에너지 효율과 저소음, 안전성, 디자인, 친환경성 등 현지 소비자가 중시하는 요소를 충족하는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폭염 대응이 소비재를 넘어 교육·의료·공공시설과 건축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은 개인형 냉방용품뿐 아니라 고효율 냉방기기와 건물 에너지 효율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중장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보건기구(WHO), 스위스 기상청(MeteoSwiss), Digitec Galaxus, SRF, NZZ, Blick, Brack, Fust, Jumbo, Interdiscount, Ricardo.ch, Facebook Marketplace, Aroundhome.ch, ETH Zürich Architecture and Building Systems, Galaxus 웹사이트, Jisulife, Amazon, 취리히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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