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기기 제조 거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 국가의료기기정책(National Medical Devices Policy)에 힘입어 소모품·진단기기·임플란트·병원용 장비 생산시설이 확대되고 관련 제조장비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인도는 일본, 중국, 한국에 이어 아시아 4위 의료기기 시장으로 세계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의료기기 수출액은 이미 40억 달러를 넘어섰고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25년 내 인도가 세계 시장의 10~1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며, 사출성형기·조립자동화 설비·멸균장비·포장설비·로봇 및 클린룸 자동화 설비 수요가 두드러진다.
의료기기 제조장비 수입동향
인도의 의료기기 제조장비 수입액은 2025년 46억4000만 달러로 전년(42억1000만 달러) 대비 10.1% 증가했으며, 2023~2025년 누적 31.3% 늘었다. 이는 주사기, 수액세트, 카테터, 진단용 소모품 등 자국 내 생산 확대를 보여준다.
중국은 17억8300만 달러(점유율 38.4%)로 최대 공급국 지위를 유지했으나 점유율은 2024년 42.5%에서 하락해 조달선 다변화 움직임을 반영했다. 한국은 2024년 2억8400만 달러에서 2025년 5억100만 달러로 76.7% 급증하며 점유율을 6.7%에서 10.8%로 확대, 중국에 이어 2위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독일은 4억9400만 달러로 3위, 일본은 18.7% 증가한 4억6100만 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25.8% 감소한 2억6000만 달러에 그쳐 아시아 공급국과의 경쟁 심화를 시사했고, 싱가포르는 301.1% 급증한 2억1600만 달러로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대만도 29.6% 증가했다. 중국·한국·독일·일본 등 상위 4개국이 전체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인도 의료기기 제조장비 수입 현황(2023~2025)>
|
순위 |
교역국 |
2023(US$ 천) |
2024(US$ 천) |
2025(US$ 천) |
2025 점유율(%) |
전년비 증감률(%) |
|
- |
전체 |
3,533,657.0 |
4,211,720.6 |
4,638,009.9 |
100.0 |
10.1 |
|
1 |
중국 |
1,195,473.4 |
1,791,579.3 |
1,782,659.2 |
38.4 |
-0.5 |
|
2 |
한국 |
250,427.4 |
283,684.7 |
501,347.3 |
10.8 |
76.7 |
|
3 |
독일 |
452,700.7 |
480,276.2 |
493,552.2 |
10.6 |
2.8 |
|
4 |
일본 |
364,377.9 |
388,472.3 |
461,285.4 |
10.0 |
18.7 |
|
5 |
이탈리아 |
296,457.7 |
350,140.8 |
259,654.1 |
5.6 |
-25.8 |
|
6 |
싱가포르 |
61,643.1 |
53,868.7 |
216,063.1 |
4.7 |
301.1 |
|
7 |
미국 |
161,060.6 |
112,148.9 |
115,632.5 |
2.5 |
3.1 |
|
8 |
대만 |
87,128.7 |
84,902.3 |
110,005.8 |
2.4 |
29.6 |
[자료: Global Trade Atlas(인도 상공부), 2026.7.1. 발췌]
*상기 수치는 HS 코드 841920, 842230, 842240, 844319, 844339, 847710, 847759, 847790, 847950, 847989, 848071 기준
시장 트렌드 및 정책 동향
인도 의료기기 시장은 2025년 약 191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34년까지 318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제조 국산화와 의료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2030년까지 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요 흐름으로는 ▲일회용 주사기·수액세트 등 국내 생산 확대 ▲고속 조립라인, 로봇 핸들링, 비전검사 등 자동화 확산 ▲정밀 사출금형, 클린룸 대응 설비 등 고정밀 장비 수요 증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일본·독일·대만으로 조달선을 넓히는 다변화 등이 꼽힌다. 인도는 현재 의료기기 수요의 70~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정부는 '무결점·무공해(Zero Defect, Zero Effect)' 기조 아래 향후 5년 내 수입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성장 동력 및 산업 생태계
인도 메디컬테크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비용 생산능력과 숙련 인력,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재 25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진단,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2019~2024년 약 236만 명의 해외 의료관광객이 210개국 이상에서 인도를 찾았다. 제조 생태계는 9개 주, 21개 산업클러스터에 걸쳐 700개 이상 기업(대부분 SME)으로 구성돼 있으며, 2023년 기준 생산액은 약 60억 달러로 54%가 내수용이었다. 2024년 의료기기 수출액은 3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정형외과·심혈관 임플란트, 진단키트 등 고부가가치 품목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고급 전자의료장비 수입 의존으로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정부 지원정책
2023년 발표된 국가의료기기정책은 2030년까지 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목표로, 단일창구 디지털 행정시스템(NSWS) 도입과 국가의약품가격관리청(NPPA)의 가격 규제를 담고 있다. 제조 부문에는 자동승인 경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100%와 15년간 소득세 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총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를 통해 19개 그린필드 프로젝트가 승인되고 MRI, CT, 초음파기기 등 44개 제품의 국산화가 이뤄졌다. 이 밖에 약 6억 달러 규모의 PRIP 제도로 NIPER 산하 7개 우수연구센터가 설립됐고, 약 3650만 달러 규모의 AMD-CF 제도는 공동인프라시설 12곳과 시험연구소 12곳 구축을 지원한다.
2020년 도입된 의료기기단지(Medical Device Parks) 조성사업은 총 4890만 달러 규모로 사업비의 최대 70%(동북부·산악 지역은 90%)를 지원한다.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의 '안드라프라데시 메드테크존(AMTZ)'은 세계 최대 규모의 통합 의료기기단지로 150개 이상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텔랑가나 주가 2017년 조성한 의료기기단지에도 50개 이상 기업이 입주해 1억83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장 제약요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정밀 사출금형, 첨단 멸균시스템, 자동조립라인 등 고급 생산설비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과 공급망 차질에 취약하다. CDSCO 등록·인허가, ISO 13485, GMP, BIS 표준 등 다수의 인증 충족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소규모 제조업체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며, 핵심 원자재 수입 의존과 대규모 초기자본 부담도 제약 요인이다.
주요 기업 및 투자 동향
인도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스캔레이 테크놀로지스는 특허 80건 이상, CE·FDA 인증 제품 5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릴 라이프사이언시스는 2019년 자체 개발 심장판막(Myval THV)으로 CE 마크를 획득했다. 폴리메디큐어는 200여 개 제품을 125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트랜스아시아 바이오메디컬스는 인도 최대 체외진단(IVD) 기업으로 10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한다. 힌두스탄 시린지스 앤드 메디컬디바이시스는 세계 최대 일회용 주사기 제조사 중 하나로 자사 브랜드 디스포반을 연간 수십억 개 생산한다. 글로벌 기업으로는 GE 헬스케어, 지멘스 헬시니어스, 필립스, 메드트로닉, 애보트, 벡톤디킨슨(BD) 등이 인도 내 생산 및 R&D 거점을 운영 중이다.
외국인직접투자도 활발하다. 2000년 4월~2024년 12월 의료·수술기기 부문 누적 FDI는 39억 달러에 달하며, 2024년 3월 메드트로닉은 하이데라바드 R&D센터 확장에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수요처별 동향
인도 내 수요는 크게 대형 제조업체(사출성형기·자동조립라인·멸균장비), 위탁생산업체(CMO, 클린룸·정밀 성형기술), 진단기기 제조업체(정밀제조·전자조립), 신생 스타트업(소형·유연 생산시스템), 정부 의료기기단지·산업클러스터(공용 시험연구소 인프라) 등 다섯 갈래로 나뉜다.
업계 코멘트
현지 의료기기 유통기업 엠디 디지트로닉스(Emdee Digitronics Private Limited)의 사업개발 담당 임원인 사티아짓 바그치는 "인도는 제약 산업에서 이미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했으며,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힘입어 의료기기 제조 허브로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회용 의료소모품, 체외진단(IVD) 키트, 당뇨관리기기, 정형외과 임플란트, 심혈관기기 수요가 특히 높으며, 제조업체들은 재래식 제품을 스마트·디지털·AI 기반 의료기술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회용 주사기 생산 설비의 경우 한국산 기계가 높은 생산속도와 공정 안정성, 낮은 불량률, 자동화 수준, 클린룸 적합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설치·시운전·오퍼레이터 교육·기술지원·사후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장기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인도 의료기기 산업은 단순 수입대체 단계를 지나 고품질·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헬스케어 기술·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우호적인 정부 정책과 성장하는 제조 생태계를 바탕으로 인도는 신뢰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기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글로벌 제조·수출 거점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장비가 품질과 자동화 수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수입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으로서는 단순 장비 수출을 넘어 설치·교육·유지보수를 포괄하는 종합 솔루션 공급자로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안드라프라데시·텔랑가나·타밀나두 등 주요 의료기기단지를 활용한 현지 파트너십 구축, PLI·PRIP 등 인도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한 공동 진출 전략도 유효한 접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Invest India(www.investindia.gov.in), IBEF(www.ibef.org), CII(www.ciiblog.in), KPMG(www.assets.kpmg.com), 인도 제약부(www.pharma-dept.gov.in), Medical Buyer(www.medicalbuyer.co.in), CRN Asia(www.crnasia.com), DW(www.dw.com), BioSpectrum Asia(www.biospectrumasia.com), Global Trade Atlas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