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EU 동결자금 164억 유로 해제 합의...신정부 재정·투자 환경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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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9일 헝가리 정부와 EU 집행위원회가 그동안 묶여 있던 EU 자금을 풀기로 합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는 브뤼셀에서 만난 뒤 공동 발표를 통해, 회복기금과 결속기금을 단계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제 자금 구성

EU 집행위에 따르면 이번 자금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차세대 EU(NextGenerationEU) 회복기금에서 100억 유로, 법치 이행과 연계된 결속기금에서 42억 유로가 우선 해제되고, 학문의 자유 관련 개혁이 이뤄지면 결속기금 22억 유로가 추가로 풀린다. 모두 합치면 약 164억 유로다. 다만 이는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연 단계다. 집행위는 회복기금 100억 유로에 대해 개혁과 투자가 실제로 이행되는 것을 전제로 지급한다고 명시하여 자금 지급이 개혁 진척과 맞물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헝가리 정부도 같은 날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마자르 총리는 "164억 유로, 약 6조 포린트 규모의 자금 해제는 헝가리와 EU가 함께 거둔 성과이며, 헝가리 한 해 예산의 약 13%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동결 배경과 개혁 조건

이 자금은 오르반 빅토르 전 정부 시절, 헝가리가 법치와 부패 방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EU가 지급을 미뤄 온 것이다.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자금을 푸는 핵심 조건은 부패 척결과 공공자금의 투명한 집행이었다. 집행위는 헝가리가 유럽검찰청(EPPO)에 가입하기로 한 점, 청렴청(Integrity Authority)의 권한을 강화한 점, 공공조달법을 손질한 점, 그리고 경제 곳곳에 영향을 미쳐 온 공익신탁(PIT)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한 점을 진전된 부분으로 꼽았다. 헝가리 정부도 재산신고 제도 개혁과 부패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모든 문제가 풀린 것은 아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헝가리의 아동보호 법제에 대해서는 더 손볼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도, 논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금 용도와 투자 분야

자금의 사용처는 기존 회복계획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오르반 전 정부 시기인 2023년 12월에 개정된 계획으로, 이 계획의 에너지 부문(REPowerEU)에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개혁 13건과 투자 16건이 담겨 있다. 소매 전력시장에 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하고, 에너지 공동체와 중개 사업자의 역할을 키우는 등 전력 부문을 현대화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한 약 4억 7,100만 유로를 들여 평균 소득에 못 미치는 약 3만 5,000가구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지원하고, 이 가운데 일부 가구에는 난방 개선과 창호 교체, 에너지 저장 설비까지 함께 지원하는 사업도 들어 있다.

신정부는 이 계획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자르 총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수정 계획이 철도 사업, 에너지 인프라, 임대주택 프로그램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헝가리의 취약한 재정을 고려해 대출보다 보조금(약 65억 유로) 중심으로 계획을 짜라고 권고해 왔으며, 8월 말까지 실제 이행할 수 있는 사업만 남기는 방향으로 계획을 간소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수정된 회복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집행위에 제출·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절차와 시한

자금이 실제로 지급되기까지는 절차가 더 남아 있다. 헝가리 정부는 수정한 회복계획을 집행위에 내야 하고, 이후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회복기금 규정상 계획에 담긴 모든 이행 과제와 목표는 2026년 8월까지 마쳐야 한다. EU 측 설명으로는, 헝가리가 개혁과 투자를 8월 31일까지 끝내고 9월 말까지 이행 증빙을 제출하면 집행위가 11월 20일까지 확인해 연말 안에 자금을 지급하는 일정이다. 남은 이행 과제가 많아 일정은 빠듯한 편이다.


시사점

이번 자금 해제는 몇 년째 정체된 헝가리 경제와 투자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돈이 몰리는 에너지 전환, 교통 인프라, 주택, 중소기업 지원 분야에서는 관련 사업과 투자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자금의 즉시 지급이 아니라 지급 가능성을 연 단계로, 실제 집행은 8월 말까지의 개혁·투자 이행에 달려 있다. 아직 이행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자금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는지, 헝가리의 개혁과 제도 변화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헝가리 정부, EU 집행위 헝가리 회복계획 자료, KOTRA 부다페스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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