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파키스탄 경제는 FY26/27 회계연도(2025.7.~2026.6.) 중 3.7%를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3.2%)보다는 높지만 정부가 제시했던 목표치인 4.2%에는 미달했다. 파키스탄 재무장관 무함마드 아우랑제브(Muhammad Aurangzeb)는 연초 이란을 둘러싼 지역 긴장, 몬순 폭우, 세계 경제 둔화라는 세 가지 대외 변수가 겹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문별로는 성과가 엇갈리며 산업별 편차를 보였다. 서비스업만 목표치(4.0%)를 웃돈 반면, 농업과 산업 부문은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은 파키스탄 국내총생산(GDP)의 약 58%를 차지하는 최대 비중 부문으로, FY25/26 중 4.09% 성장해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소매업·금융서비스·정보통신서비스가 성장을 견인했는데, 그중에서도 정보통신서비스가 7.52% 성장하며 가장 두드러졌다. 다만 서비스업 내부에서도 온도차를 보였으며, 금융·보험업은 0.32% 성장에 그쳤고, 전기·가스·수도업은 오히려 10%가량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산업인 농업은 2.89% 성장해 전년(1.53%)보다 두 배 가까이 개선됐지만, 목표치 4.5%에는 크게 못 미쳤다. 2025년 폭우로 농경지 피해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나름의 회복세로 볼 수 있다. 농작물 부문은 1.44% 성장으로 전년의 위축세(-1.01%)에서 반등했고, 축산업은 3.75%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파키스탄 농업 부가가치의 62.4%, 국가 GDP의 14.6%를 축산업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 부문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2차 산업에서는 제조업 지표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광업은 파키스탄 GDP의 13.5%를 차지하며, 그 안에서도 대규모제조업(LSM, Large-Scale Manufacturing)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LSM은 제조업의 67.4%, GDP 전체의 8.2%를 차지하고, 소규모제조업(SSM)이 2.5%, 도축업이 1.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제조업 전체는 FY25/26 중 6.6% 성장했는데, 이 가운데 LSM이 6.5% 성장하며 전년 동기(-1.9%)의 위축에서 뚜렷이 반등했다. SSM 역시 8.5%로 오히려 LSM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도축업도 6.2% 성장했다.
<대규모제조업(LSM) 내 비중 상위 5개 산업군 성장률 변화(FY25/26 회계연도 7~3월 누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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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군 |
LSM 내 비중 |
전년 동기 성장률 |
금년 성장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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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
18.16% |
2.46% |
0.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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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10.69% |
-3.21% |
9.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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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스·석유제품 |
6.66% |
4.95% |
10.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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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봉제) |
6.08% |
7.62% |
6.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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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
3.10% |
40.00% |
61.66% |
[자료: 파키스탄 재무부-‘2025-26 경제백서(Pakistan Economic Survey 2025-26)’]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61.7%라는 큰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승용차 생산이 51.3%, 트럭 생산이 87.8% 늘어난 데 힘입은 결과로 나타났다. 식품 산업 역시 지난해 -3.2%의 위축세를 보였으나 금년 9.8% 성장으로 큰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는 설탕·제과류 생산이 31.0%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LSM 내 비중이 가장 큰 섬유 산업(18.16%)은 0.75% 성장에 그쳤다. 파키스탄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섬유 산업이 정체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산업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있어 계속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22개 LSM 세부 산업군 가운데 16개 군에서 플러스 성장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특정 한두 개 산업에 국한되지 않은 비교적 폭넓은 회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건설업도 5.73% 성장하며 목표치(3.8%)를 웃도는 좋은 흐름을 보였다. 종합하면 FY25/26 파키스탄의 산업구조는 서비스업이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제조업 내부적으로는 자동차·식품 등 일부 산업군이 급성장하는 반면 섬유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정체하는 이중적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정책ㆍ육성책 및 프로그램
파키스탄 정부는 만성적인 국제수지 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 부담 속에서, 투자 유치와 수출 확대를 산업정책의 최우선 축으로 삼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는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뉜다.
1. 투자 촉진 거버넌스
정부는 2023년 특별투자촉진위원회(SIFC, Special Investment Facilitation Council)를 출범시켰다.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각 주 총리, 관계 부처 장관, 군 참모총장까지 참여하는 민군 합동 기구로, 국방생산-농업축산-광물광업-정보기술-에너지 5대 우선순위 부문에 대한 투자를 원스톱으로 신속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실무 운영은 투자청(BOI, Board of Investment)이 맡고 있다. SIFC가 승인 절차를 크게 단축시켰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투명성 강화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향후 제도 운영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2. 관세 정책
상무부가 주도하는 「국가관세정책(NTP, National Tariff Policy) 2025-30」은 기존 0%·3%·11%·16%·20%의 5단계 관세 구조를 0%·5%·10%·15%의 4단계로 단순화하고, 부가관세(ACD, Additional Customs Duty)는 4년 내, 규제관세(RD, Regulatory Duty)는 5년 내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관세정책위원회(TPB, Tariff Policy Board)가 정책의 수립·개정·시행을 총괄하며, 투자청장, 산업생산부 장관, 국가관세위원회(NTC, National Tariff Commission) 위원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1단계로 원자재·중간재 위주 약 7000개 관세품목의 관세를 인하해 업계에 약 2000억 루피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자동차 부문은 국내 조립산업 보호와 관세 합리화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NTP 이행 과정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쟁점으로 꼽힌다.
3. 경제특구(SEZ, Special Economic Zone) 제도
2012년 제정된 경제특구법(SEZ Act)에 근거해 특구 개발업체와 입주기업 모두 자본재 수입에 대한 관세·제세 일시 면제, 상업생산 개시일로부터 10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다만 이 자본재 면제 대상에서 관세율표 87류(자동차 및 관련 부품)는 제외되어 있어, 자동차·모빌리티 관련 설비를 SEZ로 반입하려는 기업은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특구 승인 최고 기구인 승인위원회(BOA, Board of Approval)는 총리가 의장을 맡으며, 각 경제부처와 주정부, 민간 부문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 밖에 특별기술구역청(STZA, Special Technology Zones Authority)이 운영하는 특별기술구역, 과다르 자유무역지대 등도 특정 지역·업종 단위 투자 유인책으로 함께 운영되고 있다.
4. 수출 진흥 제도
수출촉진제도(EFS, Export Facilitation Scheme)는 수출지향 제조업체가 원자재, 부품, 기계설비를 관세-연방소비세-판매세-원천징수세 부담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파키스탄 부가가치 수출 산업의 근간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SRO 957(I)/2021호로 도입돼 기존 제조보세창고제도(Manufacturing Bond), 관세환급제도(DTRE), 수출지향기업제도(EOU)를 흡수, 현재는 수출입 연계 수입의 핵심 통합 제도로 자리 잡았다.
적용 대상은 최근 2년간 연간 생산량의 60% 이상을 수출한 제조수출업체(A등급)를 비롯해 상업수출업체, 위탁가공업체, 간접수출업체 등으로 나뉜다. 관세청(Pakistan Customs)이 연방국세청(FBR) 감독 아래 제도를 운영하며, 웹기반 통합 관세시스템인 ‘WeBOC’와 파키스탄싱글윈도우(PSW, Pakistan Single Window)를 통해 수입 물량이 수출 실적과 전산으로 연계·추적된다.
5. 디지털 전환 정책
정보기술통신부는 2025년 1월 「디지털국가법(Digital Nation Pakistan Act 2025)」을 제정해 「Digital Nation Pakistan」 정책을 법제화했다. 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국가디지털위원회(NDC, National Digital Commission)가 정책 방향을 설정하면, 파키스탄디지털청(PDA)이 이를 국가 디지털 마스터플랜과 부문별 전환계획으로 구체화하는 구조다. 정부 서비스의 디지털 신원 인증, 부처 간 데이터 연계, 전자정부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제조업을 직접 겨냥한 법은 아니지만, 산업 자동화와 디지털 인프라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방내각은 2025년 「인공지능정책(AI Policy 2025)」을 승인했고, 국가반도체프로그램을 통해 7200명이 반도체 설계 교육을 이수했다. 통신 인프라 측면에서는 광케이블화율을 현재 16%에서 3년 내 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도로점용료(RoW)를 면제하는 등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5G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경매도 추진돼 2026년 말까지 5개 주요 도시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다만 국가 디지털 정책과 개별 공장 단위의 자동화·데이터 인프라 도입 사이의 실질적 연결고리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는 평가도 있어, 정책의 산업 현장 확산 속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 산업정책·육성책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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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핵심 내용 |
소관 기관 |
도입 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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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촉진 거버넌스 |
5대 우선순위 부문 투자 원스톱 처리 |
SIFC, 투자청(BOI) |
202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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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정책 |
관세 5단계→4단계 단순화, ACD·RD 단계적 폐지 |
상무부, TPB, NTC |
2025-3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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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SEZ) 제도 |
자본재 관세 일시면제, 10년 법인세 면제 |
투자청(BOI), BOA |
201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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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진흥 제도 |
원자재·설비 관세·제세 면제 수입 |
연방국세청(FBR) |
202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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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정책 |
디지털 신원·데이터 연계·전자정부 인프라 |
정보기술통신부, PDA |
2025년 |
[자료: 파키스탄 투자청(BOI), 파키스탄 상무부,’National Tariff Policy 2025-30’, 파키스탄 연방국세청(FBR), 파키스탄 정보기술통신부, KOTRA 카라치 무역관 정리]
주요 산업정책 관련 기관
파키스탄의 산업정책은 정책 수립과 실무 집행이 부처별로 분리된 구조를 띤다. 큰 방향을 정하는 쪽은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와 산업생산부(Ministry of Industries and Production)다. 상무부가 관세정책과 수출진흥책 전반을 총괄한다면, 산업생산부는 국가산업정책 수립을 주관하며 개별 산업의 육성 방향을 설계한다. 이렇게 짜인 정책은 실행 단계에서 다시 여러 기관으로 나뉜다. 투자청(BOI)은 SEZ 인허가와 SIFC 실무를 맡아 투자 유치의 창구 역할을 하고, 연방국세청(FBR)은 관세·조세 실무 집행을 담당해 상무부가 설계한 관세정책을 현장에서 구현한다.
이 밖에 공학개발위원회(EDB, Engineering Development Board)는 관세개혁 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고, 중소기업개발청(SMEDA)은 정책 수혜에서 소외되기 쉬운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무 지원을 제공한다. 이처럼 정책의 설계와 집행, 현장 지원이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다 보니, 파키스탄에 진출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안별로 접촉해야 할 창구가 달라진다는 점을 미리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자료: 파키스탄 재무부 ‘2025-26 경제백서(Pakistan Economic Survey 2025-26)’, 파키스탄 상무부 ‘National Tariff Policy 2025-30’, 파키스탄 투자청(BOI), 파키스탄 특별투자촉진위원회(SIFC), 파키스탄 정보기술통신부 ‘Digital Nation Pakistan Act 2025’, 국제통화기금(IMF)-2025 거버넌스·부패 진단보고서, KOTRA 카라치 무역관 자료 종합